경남 제조업에 피지컬AI 입힌다, 기업·기술·금융 연결 본격화
경남도·정책금융기관·지역은행 산업생태계 구축 협약 조선·기계·우주항공·방산 현장서 유망 프로젝트 발굴 박완수 지사, 국민성장펀드 조선·원전 포함 등 정부 건의
[뉴스타운 김국진 기자] 경상남도가 조선·기계·우주항공·방산 등 주력 제조업에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기업 발굴부터 현장 실증, 사업화, 금융지원까지 하나로 연결하는 피지컬AI 산업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국내 최대 규모의 제조 기반과 산업 데이터를 보유한 경남을 기술 검증과 상용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거점으로 육성하고, 유망 기업이 자금 부족으로 성장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정책금융기관과 지역은행도 지원체계에 참여한다.
경남도는 22일 한국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피지컬AI 지역거점 발전 포럼’에 참석해 경북·전북을 비롯한 정책금융기관, 지역은행과 지역거점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부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하는 피지컬AI를 지역 제조현장에 확산하고 기업과 금융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협약이다.
피지컬AI는 인공지능이 로봇과 기계, 생산설비 등 물리적 장치와 결합해 현실 공간에서 판단하고 작동하는 기술이다.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을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하고 반복적으로 검증해야 성능을 높일 수 있어 제조시설과 생산 데이터, 실증 환경을 갖춘 지역의 역할이 핵심으로 꼽힌다.
경남은 기계와 조선, 원전, 방산, 우주항공, 자동차 등 다양한 제조업이 집적돼 있어 피지컬AI 기술을 시험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최적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는 기업들이 생산 과정에서 겪는 인력 부족과 품질관리, 위험작업, 공정 효율화 등의 문제를 찾아 AI와 로봇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프로젝트로 구체화할 방침이다.
이번 협약에는 경남·경북·전북과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 BNK경남은행을 비롯한 지역은행이 참여했다. 지자체는 유망 기업과 사업 발굴, 기업 유치, 산업 인프라 구축, 행정 지원을 담당하고 정책금융기관은 기업별 금융수요를 찾아 정책자금과 보증 프로그램을 연결한다. 지역은행은 지역기업과 축적해 온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장의 자금 수요를 파악하고 정책금융기관과의 연계를 지원한다.
경남도는 협약을 토대로 주력산업 현장에서 피지컬AI 적용이 시급하거나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우선 발굴할 예정이다. 기술 실증과 설비 도입, 제품 개발에 필요한 금융을 적기에 연결하고 인프라 확충과 규제 개선을 병행해 기업이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겪는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박완수 도지사는 “경남은 지난 50여 년간 대한민국 제조업을 이끌어 온 제조업의 본산으로, 피지컬AI 기술이 가장 필요하고 활발하게 적용될 수 있는 지역”이라며 “기술 접목을 위해서는 방대한 제조 데이터와 이를 시험할 산업현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중국 상하이 로봇기업을 방문한 경험을 언급하며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량생산과 산업현장 투입이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지사는 기업과 금융기관, 지방정부가 하나의 지원체계로 움직여야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며 경남이 대한민국을 피지컬AI 글로벌 선도국가로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산업은행이 주관한 포럼에는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 경남·경북·전북 도지사를 비롯해 정부와 금융기관, 기업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경남에서는 LG전자와 삼현, 로봇밸리 등 도내 기업이 참여해 산업현장의 기술 수요와 발전 방향을 공유했다.
행사에서는 휴머노이드와 협동로봇 등 피지컬AI 기술이 생산현장에 가져올 변화를 살펴보고 세 지역의 거점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은 기술기업과 실증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 방안을 설명하며 지역 산업과 정책금융의 연계 가능성을 모색했다.
박 지사는 이날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경남의 주요 산업·금융 현안도 전달했다. 배경훈 부총리에게 지역 AI 기술거점 조성을 위한 ‘AI 컨버전스 기술혁신 플랫폼 구축’ 사업을 건의했으며,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는 국민성장펀드 지원 대상에 조선과 원전, 소형모듈원자로를 포함하고 비수도권 기업에 적용되는 금리를 추가로 인하해 달라고 요청했다.
중소형 조선사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선수금환급보증 발급 가이드라인과 신속심사제도 마련도 건의했다. 경남도는 앞으로 정부와 정책금융기관, 지역은행, 기업 간 협력을 구체화해 피지컬AI 기술이 제조현장의 생산성 향상과 기업 성장, 신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