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는 시누이’가 된 국방부·합참!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라는 옛말이 있다. 국방부와 합참이 지금 그런 시누이 격이다.
시누이가 더 미운 이유는 시누이가 취하고 있는 태도와 의도 때문이다. 지금 국방부와 합참은 21일 육군 25사단 관할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사고에 대해 사실상 입을 닫고 있다. 이 사고로 대대장(중령) 1명과 중사 2명 등 간부 3명이 외상을 입었다.
폭발물에 대해서 국방부와 합참은 최근 문제가 된 북한군 매설 지뢰인지, 과거 우리측이 심어 놓은 지뢰인지, 그게 지뢰가 아닌 다른 것인지조차 대답하지 않는다. 심지어 합참은 부상자가 3명이라고 발표했다가 2명이라고 줄여 발표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합참이 명쾌하게 힘주어 대답한 부분은 “(사고 전에)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없었다”라는 것뿐이다.
백보를 양보해서 북한과 갈등을 빚지 않으려는 정부의 입장은 알겠다. 그러나 나라를 지키는 군대가 수색하던 간부들이 심각한 부상까지 입은 마당에 보안을 핑계로 진상을 숨기는 태도는 용납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 지뢰 사고는 파편만 보면 한국제인지 북한제인지 금방 판별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심은 지뢰 위치를 식별하지 못할 간부가 어디 있겠는가?
국방부는 외교부나 통일부가 아니다. 남북 사이에 끼어 갈등을 무마하거나 사건을 은폐하려 해선 안 된다. 이번 사고가 북한측이 최근 DMZ에 심은 지뢰 때문이라면 이는 국방부가 자초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당시 출입기자들의 ‘지형 변화’에 대한 집요한 질문에 국방부와 합참은 조사 중이라며 답변을 회피하는 데 급급했었다.
이런 태도는 앞으로 이와 유사한 형태로 우리 사회의 혼란을 증폭하려는 북한의 도발 의욕을 자극할 뿐이다. 과거 북한이 쏜 미사일을 ‘미상의 발사체’라고 발표해 논란이 된 국방부는 전임 안규백 장관의 탈영 의혹, GP 빈총 경계와 위병소 삼단봉 경계, 군 내무반 불침번 CCTV 대체, 3군 사관학교 통합 추진 등으로 국민적 신뢰를 완전히 잃은 상태다.
이것은 국민이 원하는 군대가 아니다. 군 병력 손실이 발생한 사고에 대해 확인된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고, 마땅한 대응조치를 취하는 게 당연한 군의 책무다. 조사한다면서 시간을 끌고, 여론이 잠잠해지면 대응조치 없이 넘어가는 국방부는 더 이상 나라를 지킬 능력도 의지도 없다.
이런 국방부를 북한 지도부와 군은 어떻게 보겠는가?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군 지휘부와 그 지휘부를 보호하기 위해 궁색한 말로 기자들의 질문을 피해 가는 대변인들. 적들이라면 도발하고 싶지 않겠는가? 이번 사고는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국지전이나 대형 사고의 전조(前兆)일 수 있다. 전쟁이 나도 “조사 중이라서…”라고 말하겠는가?
국방부는 남북 사이에 끼어 평화를 구걸하는 시누이 짓을 당장 그만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