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민주당은 공산주의자 vs 시진핑엔 극진한 친절”
- 트럼프, 2020년 중국의 미국 대선 개입 강력 비난 - 트럼프와 공화당 : “민주당이 너무 좌파로 치우쳤다” 주장 - 트럼프, 민간 기업에 정부 지분을 투자. ‘기업 사회주의적’ - 트럼프, 시 주석 방문에 맞춰 백악관 헬리콥터 착륙장 완공 서둘러 - 트럼프, 오바마가 시진핑을 백악관에 맞이한 것 비판하기도 - 트럼프, 7월 짧은 중국 비판 연설
중국 공산당 일당 체제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는 최대한의 칭찬과 극진한 예우를 다하면서도, 자국의 야당인 ‘민주당원들에게는 공산주의자들’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행동과 발언이 모순되고 있다고 AP통신이 21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모순이 드러나자, 자신이 이끌고 있는 공화당 내에서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가 ‘민간 기업의 지분을 대규모로 인수’하는 정책이 ‘사회주의적’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산주의가 미국의 가장 큰 위협이라고 주장하며, 중국의 2020년 대선 개입을 비난하면서도, 시진핑 주석과의 개인적인 친밀한 관계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트럼프는 과거 오바마가 시진핑을 백악관에 맞이한 것을 비판했으나, 자신의 임기 중에는 태도를 바꾸었다.
* 트럼프, 2020년 중국의 미국 대선 개입 강력 비난
올여름, 트럼프 대통령은 비슷한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며 이례적으로 황금 시간대에 대국민 연설을 통해 중국이 2020년 대선에 ‘악의적인 개입’을 했다고 비난하고, 그해 선거 패배에 대한 이의 제기를 재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3일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을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하는 와중에도, 이번 주에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공산주의 국가의 지도자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극진히 환영하고 있다. 도착하는 공항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가 시 주석을 맞이하겠다는 발표이다.
이번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미(國賓訪美)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경제 활성화를 위해 미국 민간 기업의 지분을 대폭 인수하도록 행정부에 지시하는 추세 속에서 이루어졌는데, 이는 일부 공화당원들조차 “기업 사회주의”(corporate socialism)라고 비난하는 정책이다. 트럼프의 말과 행동 사이의 모순은 공화당이 민주당을 공격하는 데 있어 모호한 근거를 만들어낼 위험이 있다며 공화당 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고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백악관에서 근무했던 마크 쇼트(Marc Short)는 “우리가 명확한 대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트럼프와 공화당 : “민주당이 너무 좌파로 치우쳤다” 주장
최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을 공산주의자’라고 반복적으로 낙인찍으며 “그들이 이기면 나라는 공산주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그는 “각 주에서 민주당 기득권 세력이 전복되고 광신도와 급진주의자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며 “미국은 과거에 공산주의를 물리쳤고, 다시 물리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시간, 콜로라도, 뉴욕,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민주사회주의(democratic socialists) 성향의 후보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트럼프와 다른 공화당원들은 이것이 당이 지나치게 극단적이라는 증거라고 주장하지만, 그들은 정치적 현실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다가오는 선거일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인기를 떨어뜨리는 일련의 요인들, 즉 ▶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 ▶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 우려 ▶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 등을 고려하여 여론을 전환하려는 전략이다.
* 트럼프, 민간 기업에 정부 지분을 투자. ‘기업 사회주의적’
백악관은 원자력 발전 업체 웨스팅하우스, 금속 및 원소 관련 기업,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을 포함한 30개 이상의 기업에 연방 정부의 지분을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러한 전략이 자본주의 경제보다는 ‘계획 경제’에 더 가깝다는 비판을 백악관은 무시해 왔다.
켄터키주 공화당 상원의원이자 트럼프를 자주 비판하는 랜드 폴(Rand Paul)은 X(엑스. 옛. 트위터)에 “사회주의가 정부가 생산 수단을 소유하는 것이라면, 정부가 인텔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은 사회주의로 가는 한 걸음이 아닐까?”라고 적었다.
최근 하원 위원회 청문회에서 코네티컷주 민주당 짐 하임스(Jim Himes) 의원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에게 “지난 50년 동안 트럼프 행정부만큼 공산주의적인 행정부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이와 같은 협정이 더 많이 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우리나라를 위해 이런 협정을 얼마든지 체결할 수 있다”고 소셜 미디어에 게시했다.
펜스 전 부통령 보좌관 출신으로 현재 보수 옹호 단체인 ‘미국 자유 증진’(Advancing American Freedom)의 회장을 맡고 있는 마크 쇼트는 “공화당이 민주당을 지나치게 좌파로 묘사하는 것은 ‘매우 정당한 공격 전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그의 행정부가 민간 기업 지분을 통해 “경제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려내는 위험”을 감수하고 있으며, 11월 이후 공화당이 의회 장악을 유지할 경우 모든 성인 미국인에게 5,000달러를 지급하겠다는 트럼프의 제안과 의약품과 같은 상품에 대한 가격 통제 추진 또한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마크 쇼트는 이어 “그런 정책들은 정부의 경제 개입을 엄청나게 확대하는 결과를 낳는다”면서도 “미국이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경제로 변모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 트럼프, 시 주석 방문에 맞춰 백악관 헬리콥터 착륙장 완공 서둘러
트럼프는 민주당이 공산주의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최대 라이벌인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자와의 긴밀한 관계를 자랑스럽게 여겨왔다. 지난 5월 베이징 방문 당시, 그는 ‘정말 멋진 시간’(an amazing time)을 보냈다고 극찬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에게 깊은 인상을 주기 위해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예술 작품’이라 부르는 헬리콥터 착륙장(Helipad=helicopter landing pad)을 건설하고 있다는 사실을 거리낌없이 강조해 왔지만, 백악관 연회장이 제때 완공되지 못할 것이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에 “한 가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연회장을 열 수 없어서 정말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중국 방문 당시 인민대회당(Great Hall of the People )을 방문했던 것을 회상하며, 그곳의 연회장이 ‘미국의 대회의장’(Great Hall of the United States)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버지니아 대학교 밀러 공공 정책센터의 대통령 연구 책임자인 마크 셀버스톤(Marc Selverstone)은 트럼프가 시진핑을 존경하는 것은 그가 강인한 지도자에 매료된 성향의 일부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한 북한의 김정은,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자랑해 왔다.
셀버스톤은 “트럼프는 공산주의 성향의 강경 지도자든 아니든 누구에게나 관심이 많다”면서 “그의 관심은 변함없고, 그런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는 것은 트럼프에게 낯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트럼프, 오바마가 시진핑을 백악관에 맞이한 것 비판하기도
선거철에 열리는 정상회담의 높은 외교적 이해관계와 민감한 상황 사이에는 종종 괴리가 존재하는데, 시진핑 주석이 국빈 방문을 위해 워싱턴을 찾았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이를 잘 보여준다.
2015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맞이할 준비를 하던 중, 첫 대선 출마를 준비하던 트럼프는 그 과시적인 분위기를 비판했다.
“그냥 맥도날드 매장으로 데려가서 테이블에 앉아 협상하면 되잖아.” 트럼프는 당시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나중에 폭스 뉴스 채널에 출연해 시진핑 주석이 적어도 “빅맥 두 배 크기 정도는 받을 만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시진핑이 ‘거물(巨物)’이라는 것은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어조가 바뀌었다. 2018년에는 마러라고(Mar-a-Lago)에서 열린 공화당 모금 행사에서 시진핑 주석의 중국 내 지위에 감탄하며 “그는 이제 종신 대통령(president for life)이 됐다”고까지 말했다.
* 트럼프, 7월 짧은 중국 비판 연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대국민 연설에서 중국이 미국 선거에 개입해 온 패턴을 보여주는 문서를 기밀 해제한다고 발표하며, 시진핑 주석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를 잠시 버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비판하거나 중국에 대한 제재를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선거는 조작되고 도둑맞을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해당 문서들은 새로운 정보를 거의 제공하지 못했고, 트럼프의 주장을 뒷받침하지도 못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개입 의혹을 축소하려 노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후 며칠 뒤 “그 일은 아주 오래전에 일어났다. 지금의 중국은 그때와는 조금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위 행정부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회담에서 중국의 2020년 대선 개입 의혹이 거론될지 여부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그러나 국제위기그룹의 미중 관계 담당 선임 연구 및 자문관인 알리 와인(Ali Wyne)은 중간선거의 정치적 상황이 이번 정상회담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알리 와인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7월) 연설 직후 주류 언론과 민주당에 분노를 집중하는 데 매우 신속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을 비난하지 않았다.”면서, 베이징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여전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