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민선 9기 공약 기획⑤] 정명근표 문화도시 구상, 동탄·서부권 곳곳서 속도

-여울공원 전시온실 537억 원 투입·2027년 11월 준공 목표…접근성 개선 과제 -시립미술관 2029년 개관 추진…공룡자연과학센터·어린이과학관은 설계 단계 -화성테크노폴 성장거점 연구용역 추진…남양 문화예술공간 총사업비 176억 5651만 원

2026-09-20     김병철 선임기자

[뉴스타운/김병철 선임기자] 화성특례시가 산업 중심도시를 넘어 정원과 미술, 과학, 지역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 사업은 총사업비 537억 원을 투입하는 여울공원 전시온실과 2029년 개관을 목표로 한 화성시립미술관, 송산면 공룡알화석산지를 활용한 공룡자연과학센터, 어린이 체험형 과학관, 남양읍 활초리 문화예술공간 조성이다. 미래차·반도체·바이오를 연결하는 화성테크노폴은 개별 건축사업이 아니라 산업과 대학, 연구기관, 인재를 연결하는 성장거점 구상으로 추진되고 있다. 사업별로 공사와 설계, 연구용역, 공유재산 취득 등 단계가 다른 만큼 계획과 실제 진척도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시설 건립 이후 운영비와 콘텐츠, 대중교통 접근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도 남은 과제다.

뉴스타운은 정명근 화성시장과의 서면인터뷰 및 화성특례시가 제공한 주요 사업자료를 토대로 민선 9기 핵심 공약과 시정 과제를 8회에 걸쳐 살펴보고 있다. 1편에서는 4개 일반구 출범과 균형발전, 2편에서는 25조 원 투자유치와 산업진흥, 3편에서는 철도·트램·버스·도로 확충, 4편에서는 AI 대표도시와 자율주행 실증도시 구상을 점검했다.

5편에서는 정명근 시장이 제시한 보타닉가든 화성과 화성테크노폴, 미술관·과학관·지역문화시설 조성계획을 사업별로 구분해 살펴본다. 문화·과학시설이 동탄과 서부권을 각각 대표하는 생활 기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대규모 건축사업이 시민이 실제 이용하는 공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보타닉가든 화성의 중심은 동탄 여울공원에 조성 중인 전시온실이다. 화성시는 2025년 7월 시공사를 선정한 뒤 같은 해 9월 공사에 들어갔고, 11월 11일 기공식을 열었다. 계획대로라면 2027년 11월 준공과 시설 개방이 이뤄진다.

여울공원 전시온실에는 총사업비 537억 원이 투입된다. 지하 1층·지상 1층, 연면적 7272㎡, 최고 높이 18.6m 규모다. 열대관과 지중해관을 비롯해 폭포, 스카이워크, 카페, 라운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단순히 식물을 전시하는 온실이 아니라 교육과 체험, 휴식 기능을 갖춘 식물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화성시는 완공되면 경기도 최대 규모의 전시온실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타닉가든 화성은 여울공원 전시온실 하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동부권에서는 여울공원과 노작공원 등 기존 공원을 식물과 정원 중심의 공공공간으로 연결하고, 서부권에서는 팔탄면 우리꽃식물원의 기능을 강화하는 구상이다. 우리꽃식물원은 이미 운영 중인 시설이다. 따라서 동탄 전시온실처럼 새로 건립되는 사업과 같은 단계로 볼 수 없다.

우리꽃식물원은 자생식물 보존과 전시·교육 기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비한다. 화성의 동쪽에는 대형 전시온실을 새로 조성하고, 서쪽에는 기존 식물원을 특성화해 서로 다른 정원 콘텐츠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동서부의 시설을 경쟁시키기보다 자생식물과 해외 식물, 야외정원과 실내온실의 기능을 나눠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접근성이다. 여울공원 전시온실은 동탄 도심에 있지만 전시온실 인근을 직접 연결하는 대중교통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26년 4월 30일 화성시의회 5분 자유발언에서는 남양에서 버스로 약 2시간 30분, 향남에서는 약 2시간, 병점에서는 약 45분이 소요된다는 내용이 나왔다.

전시온실에서 직선거리 약 300m 떨어진 정류장에는 마을버스 1개 노선이 정차하고, 약 500m 거리 정류장에는 광역버스 1개, 일반버스 1개, 마을버스 4개 노선이 운행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화성시의회에서는 광역버스와 공항버스 노선 연계, 관광버스 주차장 확보, 철도역과의 접근성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537억원을 들여 건물을 완공하더라도 시민과 외부 방문객이 편리하게 찾아갈 수 없다면 광역 문화·관광시설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화성시립미술관은 당초 제시됐던 일정이 조정된 사업이다. 2022년 기본계획 단계에서는 총사업비 409억 원, 2026년 준공이 목표로 제시됐다. 이후 행정절차와 사업계획이 변경되면서 현재는 총사업비 585억 원을 들여 2029년 개관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사업지는 동탄2신도시 오산동 1010번지 일원이다. 화성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와 부지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설계공모를 거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2026년에는 설계를 마치고 2029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는 일정이 제시됐다. 과거에 발표된 2026년 준공 계획을 현재 일정으로 인용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시립미술관은 화성의 첫 공립미술관이라는 상징성이 있지만 건물만으로 문화 격차를 해소할 수는 없다. 소장품 확보와 기획전시, 지역작가 지원, 어린이·청소년 교육, 순회전시 등을 개관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 운영 방향과 연간 예산, 전문인력 확보계획이 뒤따라야 미술관이 일회성 대형 건축사업에 머무르지 않는다.

공룡자연과학센터는 송산면 고정리 공룡알화석산지 안에 과학센터와 테마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대상지 면적은 4만2760㎡, 계획된 건축 연면적은 약 6848㎡이며 지상 2층 규모로 설계됐다. 화성의 자연환경과 공룡알 화석을 전시·연구·교육 콘텐츠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사업은 과거 장기간 중단됐지만 2025년 3월 기본 및 실시설계 공모를 다시 진행했다. 설계용역에 배정된 예산은 11억 843만7000원이다. 2025년 6월에는 2차 설계공모 심사까지 진행됐다. 현재 단계는 과학센터가 완공됐거나 운영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설계와 후속 행정절차를 추진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  

공룡자연과학센터는 입지 자체가 핵심 콘텐츠다. 공룡알화석산지와 단절된 실내 전시장으로 조성할 것이 아니라 실제 화석산지의 자연환경과 연구, 야외 탐방을 연결해야 한다. 반면 천연기념물과 주변 생태환경을 보전해야 하는 만큼 관광객 증가에 따른 훼손 방지와 차량·주차 관리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테마과학관도 별도로 추진되고 있다. 테마어린이과학관은 공룡자연과학센터와 사업 목적이 다르다. 공룡자연과학센터가 화석과 자연사를 중심으로 한다면 어린이과학관은 생활 속 과학과 놀이, 질문과 체험을 결합한 교육시설을 목표로 한다.

화성시는 2025년 6월 어린이과학관 설계공모 심사를 진행했고 전시물 제작을 위한 입찰 절차도 밟았다. 전시물 제작 사업의 추정가격은 81억 8181만8182원으로 제시됐다. 다만 이는 전체 건립비가 아니라 전시물 제작 입찰의 추정가격이다. 전체 사업비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시의회 업무보고에서는 어린이과학관 건립사업비가 약 418억 7100만 원이며 2028년 10월 개관을 목표로 추진한다는 일정이 보고됐다. 그러나 공사와 전시물 제작, 개관 준비는 서로 다른 단계다. 설계가 끝났다고 건립이 완료된 것이 아니며, 건축공사와 전시공사 이후 시범운영을 거쳐야 실제 개관이 가능하다.

화성시립미술관과 어린이과학관이 동탄권의 문화·교육 기반을 강화하는 시설이라면 공룡자연과학센터와 남양 문화예술공간은 서부권의 고유 자원을 활용하는 사업이다. 같은 형태의 시설을 지역마다 반복하기보다 지역의 역사와 자연환경에 맞는 기능을 나누는 것이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화성 남양 문화예술공간은 남양읍 활초리 홍난파 생가 일원을 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과거 가칭 ‘화성시 근대음악전시관’으로 추진됐지만 지역 내 논의와 공공갈등 조정 과정을 거쳐 사업 명칭과 방향이 변경됐다. 특정 인물을 기념하는 시설에서 벗어나 공적과 과오를 함께 기록하고 지역주민이 이용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방향이다.

2026년 7월 화성시의회에 제출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에 따르면 추가 취득 규모는 토지 5필지 3295㎡와 건축 연면적 693㎡다. 사업비는 101억 원이 증가해 총 176억 5651만4000원으로 조정됐다. 이는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라 토지 취득과 건축 규모, 총사업비가 바뀐 사업이다. 시는 사업비 증가 사유와 세부 시설 배치, 운영 주체를 시민에게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화성테크노폴은 미술관이나 과학관처럼 특정 건물을 짓는 단일 사업이 아니다. 반도체와 미래차, 바이오를 화성의 전략산업으로 묶고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인재양성 체계를 연결하는 산업생태계 구상이다. 동탄을 비롯한 지역별 산업거점을 연계하면서 기업지원과 교육, 연구개발 기능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화성시는 2023년 7월 화성 테크노폴 정책자문단을 구성한 뒤 동탄 테크노폴과 허브센터 조성방안을 검토해 왔다. 2026년에는 ‘화성 테크노폴 성장거점 조성방안 연구용역’을 추진했다. 해당 용역은 착수일부터 7개월간 진행되며 총사업비는 7000만 원이다. 따라서 현재 테크노폴은 전체 사업이 완성된 단계가 아니라 산업거점의 기능과 공간 배치, 실행사업을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관건은 기존 산업단지와 기업지원사업을 새 이름으로 묶는 데 그치지 않는 것이다. 연구개발 공간과 기업지원 기능, 대학 연계교육, 창업과 실증, 정주와 문화시설이 실제로 연결돼야 한다. 2편에서 살펴본 25조 원 투자유치가 기업의 입지에 관한 정책이라면 테크노폴은 유치한 기업과 지역 인재, 연구기관이 화성 안에서 함께 성장하도록 만드는 후속 산업전략에 가깝다.

정명근 시장이 제시한 보타닉가든과 테크노폴, 미술관·과학관 구상은 서로 다른 분야처럼 보이지만 도시의 정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 기업을 유치하는 것만으로 인재가 정착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과 문화, 여가, 자연환경이 뒷받침돼야 기업 종사자와 가족이 화성을 생활 기반으로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사업 수가 많을수록 재정 부담도 커진다. 시설별 건립비뿐 아니라 개관 이후 인건비와 유지관리비, 전시·교육 프로그램 운영비가 매년 들어간다. 온실은 냉난방과 식물관리, 미술관은 수장고와 작품관리, 과학관은 전시물 교체와 안전관리에 지속적인 비용이 필요하다. 준공 시점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개관 후 5년간 예상 운영비와 수입, 전문인력 확보계획을 함께 공개해야 한다.

지역별 문화 격차를 줄이려면 시설의 위치만 분산해서도 부족하다. 동탄의 미술관과 전시온실을 서부권 주민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서부권의 공룡알화석산지와 우리꽃식물원을 동부권 시민이 편리하게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 대중교통과 순환형 관광노선, 통합예약, 공동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설계해야 시설 간 연결 효과가 생긴다.

화성의 문화·과학시설 확충은 이제 계획을 발표하는 단계를 넘어 공정과 사업비를 관리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여울공원 전시온실은 공사 중이고, 시립미술관과 두 과학관은 설계 및 후속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화성테크노폴은 연구용역 단계이며, 남양 문화예술공간은 공유재산 취득과 사업계획 조정이 진행됐다.

시설마다 출발점과 준공 목표가 다른 만큼 일률적으로 성과를 평가할 수는 없다. 공사 중인 사업은 공정률과 사업비 변동을, 설계 단계 사업은 행정절차와 착공 가능 시기를, 연구용역 단계 사업은 실행계획과 재원 마련 여부를 따져야 한다. 정원과 미술, 과학, 산업을 연결하는 구상이 시민의 생활권 안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화성의 도시 경쟁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기자 메모/ 화성의 문화·과학시설 확충은 빠른 인구 증가에 비해 부족했던 생활 기반을 보완한다는 점에서 필요한 방향이다. 동탄에는 전시온실과 미술관, 서부권에는 우리꽃식물원과 공룡자연과학센터, 남양 문화예술공간을 배치한 구상도 지역별 특성을 살리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건물을 짓는 것과 문화 격차를 해소하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접근하기 어렵거나 콘텐츠가 반복되고 운영비가 부족하면 대규모 시설도 시민의 일상과 멀어진다. 사업비 증가와 일정 변경을 숨기지 않고 공정, 운영비, 교통대책을 단계별로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취지의 사업일수록 준공식 이후의 운영계획까지 촘촘해야 한다.

본지는 다음 [화성 민선 9기 공약 기획⑥]에서 정명근 시장이 제시한 아동친화도시와 저출생 대응, 정신건강·돌봄 정책을 살펴본다. 출생지원과 양육·교육, 아동의 정책 참여, 취약계층 돌봄, 자살예방과 정신건강 지원사업이 각각 어떤 대상과 기준으로 추진되는지 구분한다. 개별 지원사업이 일회성 현금지원에 머물지 않고 출산과 양육, 교육, 건강을 잇는 생애주기 정책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도 집중 분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