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조선해양플랜트 소부장 특화단지 선정…K-조선 초격차 시동
2031년까지 745억 투입해 FLNG 원천기술·핵심 기자재 국산화 앵커기업 한화오션, 생산설비·스마트 제조 등에 1조5220억 투자 생산유발 4조2000억·고용 창출 1만9000명 지역경제 효과 기대
거제가 정부의 조선해양플랜트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최종 선정되면서 해외에 의존해 온 부유식 천연가스 액화공정(FLNG) 원천기술과 핵심 기자재를 국산화할 전략적 기반을 확보했다. 경상남도는 2031년까지 745억 원을 투입하고 한화오션의 1조5220억 원 규모 민간투자를 연계해 거제를 세계적인 고부가가치 조선해양플랜트 산업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경남도는 산업통상부가 주관한 ‘소재·부품·장비산업 특화단지’ 공모에서 거제 조선해양플랜트 소부장 특화단지가 최종 선정됐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도와 거제시, 한화오션, 경남테크노파크가 지난해부터 공모를 준비하고 허성무·서일준 의원 등 여야 지역 국회의원이 협력해 이뤄낸 결과다.
FLNG는 해상 가스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바다 위에서 액화해 저장·출하하는 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다. 축구장 3~4배 규모에 복잡한 화학공정과 배관, 특수 액화설비를 정밀하게 배치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며 1기당 수주액이 4조 원을 넘는 대형 프로젝트로 꼽힌다. 최근 국제 에너지 공급망 불안과 인공지능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FLNG의 전략적 가치도 커지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우수한 설계·건조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 FLNG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핵심인 천연가스 액화공정 원천기술은 해외 기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FLNG를 건조할 때마다 수주액의 2~3%를 로열티로 지급하고, 핵심 기자재도 해외 라이선스 기업이 지정한 업체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이른바 ‘벤더 고정’ 구조가 국내 기업의 시장 진입과 수익성 향상을 가로막아 왔다.
도는 이번 특화단지 지정을 계기로 FLNG 액화공정 설계기술과 수분 흡착제, 터보 팽창기, 극저온 열교환기 등 핵심 소부장의 국산화를 추진한다. 실증 인프라 구축과 시험·평가·인증, 전문인력 양성, 전담 지원조직 운영을 병행해 원천기술 확보와 안정적인 국내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앵커기업인 한화오션은 2031년까지 대형 해양플랜트 건조설비와 스마트 제조 자동화, 안전관리 체계 등에 1조5220억 원을 투자한다. 축적된 해양플랜트 설계·건조 역량과 글로벌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국산 기술의 성능 검증과 현장 실증, 협력기업의 기술 고도화를 주도한다.
거제시와 경남테크노파크, 연구기관, 지역대학, 조선기자재 기업이 참여하는 소부장 협력체계도 구축한다. 대형 조선사의 수주가 중소·중견 기자재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기술개발부터 인증, 사업화, 판로 개척까지 종합 지원하고 기존 조선기자재 기업의 친환경·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 분야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FLNG 원천기술과 핵심 기자재 국산화가 이뤄지면 해외 로열티 유출을 줄이고 국내 조선사의 수익성과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가 에너지 안보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는 특화단지 조성을 통해 4조2000억 원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와 1만9000명 규모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만림 경제부지사는 “조선해양플랜트 소부장 특화단지는 경남을 넘어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전환점”이라며 “FLNG 핵심기술 자립과 소부장 국산화를 통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K-조선의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책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날 소재·부품·장비 경쟁력강화위원회를 열어 경남 조선을 비롯해 대전 방산, 전북 반도체, 충남 반도체 등 4개 지역을 특화단지로 지정했다. 지정 지역은 실증 기반시설과 연구개발, 전문인력 양성, 규제 특례 등을 지원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