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넘은 원주향교서 전통 제례 잇는다…20일 추기 석전대제

오는 9월 20일 거행… 선성선현의 학덕 기리고 시민 화합 기원 구자열 원주시장(초헌관)·문정환 원주시의회 의장(아헌관) 등 주요 인사 헌관 참례

2026-09-15     김종선 기자

조선시대부터 지역 교육과 유교문화의 중심 역할을 해온 원주향교에서 공자를 비롯한 선현의 학덕을 기리는 전통 제례가 열린다. 원주시는 제례 봉행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일무 등 전통문화를 직접 접할 수 있도록 향교의 문화공간 기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원주시역사박물관은 오는 20일 원주향교에서 ‘공기 2577년 추기 석전대제’를 봉행한다고 밝혔다.

석전대제는 공자를 비롯해 유교의 성인과 선현에게 제사를 올리는 전통 의례다. 전국 향교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 석전을 봉행하며 유교 제례의 절차와 음악, 춤 등을 전승하고 있다.

석전대제는 제례와 음악, 무용이 결합된 종합적인 전통문화라는 점에서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국가유산청은 성균관과 전국 향교에서 전승되는 석전을 유교적 전통과 의례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무형유산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번 원주향교 추기 석전에서는 구자열 원주시장이 첫 잔을 올리는 초헌관을 맡는다. 문정환 원주시의회 의장은 두 번째 잔을 올리는 아헌관, 원용묵 원주향교 전교는 세 번째 잔을 올리는 종헌관으로 참여한다.

지역 유림과 시민들도 제례에 함께 참여해 선현을 기리고 지역 발전과 시민의 안녕을 기원할 예정이다.

특히 현장에서는 석전 의례와 함께 ‘일무(佾舞)’도 볼 수 있다. 일무는 문묘 제례에서 음악에 맞춰 여러 사람이 줄을 맞춰 추는 의식무로, 석전의 음악·제례 절차와 함께 전승돼 온 전통문화다.

원주향교는 조선 태조 때인 1398년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 지역의 대표적인 유교문화유산이다. 향교는 조선시대 지방에서 유학을 교육하고 공자와 선현에게 제향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오늘날에는 교육기관으로서의 본래 기능은 사라졌지만 전통 제례와 인문교육, 문화체험을 통해 지역의 역사문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향교 활용의 초점도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데서 시민이 직접 경험하는 방식으로 넓어지고 있다. 오래된 건축물과 의례를 관람 대상으로만 두기보다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해 지역 주민이 문화유산의 의미를 이해하고 다음 세대로 전승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원주시역사박물관도 석전대제를 시민이 평소 접하기 어려운 유교 제례와 전통무용을 현장에서 경험하는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향후 전통문화 강좌와 향교 활용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시민들이 이번 석전대제를 통해 전통 유교 제례와 일무를 직접 살펴보고 문화유산의 가치를 경험하기 바란다며, 원주향교가 일상에서 친숙하게 찾을 수 있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도록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통 의례의 지속가능성은 정해진 형식을 반복하는 것뿐 아니라 지역 주민과 다음 세대가 그 의미를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추기 석전대제가 원주향교의 역사성을 알리는 동시에 전통문화와 시민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