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의심’ 응급환자…해경 헬기, 여객선 착함해 긴급이송

신고접수 1시간 만에 신속 이송

2026-09-15     김종선 기자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향하던 대형 여객선에서 뇌출혈이 의심되는 응급환자가 발생해 해양경찰 헬기로 긴급 이송됐다. 육상 의료기관까지 즉시 접근하기 어려운 해상과 도서지역에서 항공 응급이송 체계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례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울릉도를 출항해 포항으로 운항하던 여객선 ‘뉴씨다오펄호’에 타고 있던 A씨가 심한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1969년생 여성인 A씨는 이날 오후 2시30분께부터 증상을 보였으며 오후 4시30분께 뇌출혈이 의심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여객선 측은 신속한 병원 이송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동해해경청에 긴급 구조를 요청했다.

신고를 받은 해경은 포항회전익항공대 소속 헬기를 현장에 투입했다. 헬기는 포항 북동쪽 약 35해리 해상에서 운항 중이던 뉴씨다오펄호에 직접 착함했다.

구조대는 오후 5시12분께 A씨를 헬기에 태웠고 이동 과정에서 필요한 응급조치를 실시했다. 헬기는 약 20분 뒤인 오후 5시32분께 포항경주공항에 도착해 대기 중이던 119구급대에 환자를 인계했다. A씨는 이후 포항지역 병원으로 옮겨졌다.

신고가 접수된 오후 4시30분께부터 119구급대 인계까지 걸린 시간은 약 1시간이다. 해경 헬기가 여객선에 직접 착함하면서 선박이 항구까지 이동한 뒤 다시 구급차를 이용하는 과정 없이 환자를 육상 의료체계로 연결할 수 있었다.

뇌출혈을 포함한 뇌졸중은 증상 발생 이후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대표적인 시간 민감성 질환이다. 질병관리청은 뇌졸중의 주요 조기 증상으로 갑작스러운 한쪽 마비와 언어장애, 시야장애, 어지럼증, 심한 두통 등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해 병원으로 이동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국내 사망원인 통계에서도 뇌혈관질환은 주요 사망원인 가운데 하나다. 통계청의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뇌혈관질환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49.2명으로, 암과 심장질환 등에 이어 주요 사망원인으로 집계됐다. 고령층일수록 뇌혈관질환에 따른 사망 위험도 높아지는 특성을 보인다.

문제는 해상에서 이 같은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육상과 달리 구급차만으로 의료기관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울릉도와 육지를 오가는 여객선은 운항 중 환자가 발생할 경우 선박 위치와 기상, 환자 상태에 따라 함정이나 헬기 등 별도의 이송수단이 필요하다.

해양사고 자체도 적지 않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2025년 국내 해양사고는 3천513건으로 전년보다 7.9% 증가했다. 같은 해 해양사고에 따른 사망·실종자는 137명으로 전년보다 16.5% 감소했다. 사고 예방뿐 아니라 사고나 응급상황 발생 직후 구조기관이 얼마나 빠르게 현장에 접근하느냐가 인명피해를 줄이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번 구조에서는 헬기가 비행 중인 선박에 접근해 직접 착함하는 방식이 활용됐다. 해경은 평소 여객선 착함을 포함한 해상 구조훈련을 실시해 온 것이 실제 응급환자 이송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종욱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 직무대리는 해상에서는 응급환자가 발생해도 병원까지 빠르게 이동하기 어렵다며 현장 대응과 구조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반복적인 여객선 착함과 구조훈련이 실제 응급상황에 대응하는 기반이 됐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번 사례는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여객선이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응급의료 사각지대와 맞닿아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 도서·해상에서 발생한 중증환자를 얼마나 빠르게 육상 의료기관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생존 가능성과 직결되는 만큼 헬기와 함정, 119, 의료기관을 연계한 응급이송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