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PA, 온실가스 배출량 제한 규정 폐지

- 규정 폐지는 즉각 법적 소송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

2026-09-15     김상욱 대기자

미국 환경보호청(EPA)14(현지시간) 석탄과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지구 온난화 유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한하는 규정을 폐지한다고 발표했으며, 향후 행정부가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기후 오염을 규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별개의 관련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지난해 처음 제안된 이번 규칙 변경은 조 바이든과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이 기후 변화에 대처하고 태양열을 가두는 이산화탄소 및 기타 온실가스를 규제하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난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두 전직 대통령의 기후 정책을 완전히 무효화하는 조치이다.

환경 단체들은 이러한 변화가 미국인들의 건강을 해치고 환경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EPA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제정된 발전소 규제를 폐지하면 업계가 ‘3천억 달러’(4045,5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고, 미국 에너지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런 사보(Aaron Szabo) EPA 부청장은 이번 변화를 통해 전력 회사들이 시설 폐쇄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비용과 비용 절감을 기준으로 요금 납부자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 관보에 게재된 직후 발효될 예정인 발전소 규정은 즉각적인 법적 소송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 단체들은 또한 14일 제안된 별도의 규칙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규칙은 향후 행정부가 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규제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 최종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제안은 미국 ​​환경보호청이 올해 초 온실가스 배출 규제 및 기후 변화 대응 조치의 핵심 근거가 되어 온 과학적 연구 결과를 철회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월 조치로 자동차와 트럭에 대한 모든 온실가스 배출 기준이 폐지되었다. 새로운 계획은 이와 유사한 논리를 적용하여 발전소와 같은 고정 배출원에 대한 기후 규제를 광범위하게 완화하려는 것이다.

* 이번 발표, G20 에너지 담당자 회의와 시기적으로 일치

이번 발표는 리 젤딘(Lee Zeldin) 환경보호청(EPA) 청장, 더그 버검(Doug Burgum) 내무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에너지부 장관이 휴스턴에서 에너지 풍요’(energy abundance)를 주제로 G20 장관급 회의를 주최하는 가운데 나왔다. 같은 날 발표된 이번 규정은 석유 부자 주인 텍사스가 에너지 산업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인정하는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가 되돌리려 하는 환경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해 온 유럽 및 기타 국제 동맹국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 연설에서 기후 변화를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사기극”(the greatest con job ever perpetrated on the world)이라고 불렀으며, 그의 행정부는 지구 온난화 유발 물질 배출량 감축을 위한 자발적 목표를 설정한 2015년 파리 기후 협약에서 미국을 두 번째로 탈퇴시켰다.

이번 규제 완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강조해 온 미국 에너지의 잠재력 발휘”(unleash American energy) 공약을 이행하고, 전력 회사들이 가정과 기업에 전기를 더 쉽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전보다 1달러 이상 상승하는 상황에서도 미국의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자랑해왔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은 EPA의 이번 조치가 미국을 "전 세계와 정반대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치솟는 비용과 에너지 안보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청정에너지"라고 말했다.

앨 고어(Al Gore) 전 부통령은 14AP통신에 보낸 이메일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을 후퇴시키고 있다면서도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계속해서 뿌리내릴 것이라며, “청정에너지는 더 저렴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며,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트럼프 정부, 수십 건의 환경 규제를 폐지

발전소 규정은 리 젤딘 청장이 2025년 초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규제 완화의 날”(most consequential day of deregulation in American history)이라고 부른 발표에서 목표로 삼은 30여 개 환경 규제 중 하나이다.

젤딘은 14일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에너지를 보호하고 여러분이 전기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들어섰다고 말했다.

환경 및 공중 보건 단체들은 이번 새로운 규제 완화 조치가 위험하다고 비판하며 법정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보호기금(Environmental Defense Fund)의 법률 고문인 비키 패튼(Vickie Patton)발전소에서 발생하는 기후 오염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국가적 장치를 허물면 전국 가정의 건강, 안전, 복지에 엄청난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미국 전역의 국민들은 이미 기록적인 폭염, 더욱 위험해진 홍수와 폭풍, 그리고 치솟는 보험료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패튼은 EPA가 유해한 오염으로부터 대중을 보호할 법적 책임이 있다며, “깨끗하고 저렴하며 신뢰할 수 있는 기술이 가정과 기업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석탄, 가스, 석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소는 미국 전체 기후 오염의 약 25%를 차지하며, 교통 부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오염원이다.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오염은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를 유발하는 가장 큰 오염원 중 하나이다.

* AP 분석 : 트럼프의 제안, 수천 명의 사망을 막을 수 있는 EPA 규정 겨냥

(돈을 절감하기 위해 사망 문제도 도외시)

지난해 AP통신이 환경보호청(EPA) 자체 평가와 다양한 연구 결과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트럼프 행정부의 EPA가 추진하는 규제는 시행 기간 동안 매년 약 3만 명의 사망을 예방하고 2,750억 달러(3708,375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AP 분석에 따르면, 규제를 부분적으로라도 완화하면 스모그, 수은, 납과 같은 오염 물질이 증가하고, 특히 폐에 침착되어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미세먼지가 더 많이 발생할 것이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여 지구 온난화를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시킬 것이다.

민주당 소속인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 변화 대응을 자신의 대통령직의 핵심 공약으로 삼았다. 2024년에 발표된 엄격한 환경보호청(EPA) 규정에 따라 석탄 화력 발전소는 굴뚝에서 배출되는 유해 물질을 포집하거나 가동을 중단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 그 규정들이 뒤집히고 있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환경보호청(EPA)은 제안서에서 화석 연료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및 기타 온실가스가 위험한 오염이나 기후 변화에 크게 기여하지 않으므로 청정대기법에 따른 규제 조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PA는 석탄 및 가스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감소 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이자 전 뉴욕주 하원의원인 젤딘은 바이든 행정부의 조치들이 환경 보호를 명목으로 우리 경제를 질식시키려는 의도였으며, 석탄 산업을 없애버리고, 사라지게 만들려는규제에 기반했다고 말했다.

석탄 산업계와 석탄 화력 발전소를 대표하는 단체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규정을 EPA월권 행위”(overreach)라고 비난하며 폐지를 촉구했다.

미국 석탄 발전소 무역 단체인 아메리카스 파워(America’s Power)의 미셸 블러드워스(Michelle Bloodworth) CEO이 규정을 해제하면 전력망의 안정성을 보호하고 데이터 센터, 인공지능, 첨단 제조업의 수요 급증으로 전기 소비자들이 더 높은 요금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