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 당당하냐고요?

2026-09-14     이동훈 칼럼니스트
성평등가족부

정작 사퇴하는 후보는 당당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은 아연실색했다. 불쾌함을 지우기 어렵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자신의 치부를 정당하다고 말하면서 이를 비판하는 언론과 국민을 향해 “이성을 찾으라!”며 오히려 가르치려 들었다.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었다. 그 당당함의 이유가 진심으로 궁금하다.

흔히 좌파들은 목적을 위해 모든 것을 수단으로 치부하는 습성으로부터 ‘뻔뻔하다’라는 지적을 들어 왔다. 그 뻔뻔함이 당당함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 해석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아무리 이념화가 무섭지만 용혜인의 저 당당함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구조적으로 더 심오한 이유가 있다.

그들은 지금 한 사람의 배우(俳優)로서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다. 국민은 그가 뻔뻔하다고 말하지만, 그에게 국민은 안중에 없다.

좌파들을 분류할 때 언더(Under) 조직과 오픈(Open) 조직 두 파트로 구분한다는 것은 잘 알려졌다. 좌파 출신으로 우파로 전향한 고성국 박사가 한 유튜브에서 이 두 부류를 명확하게 설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고 박사는 용혜인을 대표적인 오픈 조직의 하나로 구분했다.

정치권이나 사회단체 등 사회 전면에 나서서 활동하는 오픈 조직은 지하에서 활동하는 언더 조직의 지시에 의해 움직인다. 용혜인의 기본소득 조직의 경우는 잘 알려진 대로 김길오라는 언더 조직 포스트에 의해 움직인다. 드라마로 치면 그는 작가나 감독이다. 용혜인 또는 그 부류의 정치인들은 일종의 배우에 불과하다.

영화계에서 양아치 연기를 잘하는 배우를 매소드 연기자로 대우하듯이 언더 그룹에서는 용혜인이 너무 소중한 자산이다. 그는 대배우로 성장할 자질을 지녔다. 목소리도 크고, 딕션도 정확하며, 두꺼운 얼굴을 가졌다. 그래서 이 자리까지 온 그는 각본에 쓰인 대로 연기하는 것뿐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래서 가끔 그 배우들은 정신 나간 소리를 한다. 그들이 상식이나 국민 눈높이를 몰라서가 아니다. 대체로 북한의 이해관계와 충돌하는 경우에 나타난다. 언더 조직은 북한과 거의 같은 관점이기 때문이다. 감독의 각본에는 꼭 필요한 대사지만, 국민 상식에는 안 맞는 것뿐이다.

용혜인 사태는 그런 부조화가 범국민적 분노를 유발한 경우다. 그가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된 것까지는 국민도 쓴웃음으로 참고 넘어갈 만했다. 그러나 아무런 능력도 경험도 없는 그가 내각의 장관에 지명되자 여당을 포함해 온 나라가 들고 일어났다. 이재명 대통령이나 김길오 라인이 현실감을 상실한 결과로 봐야 한다.

용혜인은 한국 정치사에 큰 획을 그었다. 정치 전문가들이나 아는 좌파의 속살을 메소드 연기로 벗겨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지금 이 나라의 운명이 그만큼 막바지에 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숨어서 세금 도둑질이나 하던 그가 내각에 진입하려고 이 분탕질을 친 것이다. 그들의 눈엔 이 나라가 끝난 걸로 보였을까?

뒤끝이 찜찜한 한 편의 영화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