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1명 양육비 월 78만원대…인천, 육아용품 ‘사고 버리는 소비’ 줄인다
- 의류·장난감 플리마켓부터 가족사진전·체험 부스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 선보여 - 육아 경제적 부담 덜고…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양육 친화 도시 분위기 확산
영유아 자녀 1명에게 들어가는 월평균 양육비가 78만원을 넘어서는 가운데 인천에서 사용 기간이 짧은 장난감과 의류 등 육아용품을 시민끼리 나누고 재사용하는 행사가 열렸다. 출산·양육가구의 경제적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자원순환과 공동육아 문화를 확산하려는 취지다.
인천시는 지난 12일 남동체육관 일원에서 ‘2026년 육아물품 공유한마당’을 열었다고 13일 밝혔다. 인천시가 주최하고 인천시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주관한 행사에는 영유아 가족과 어린이집 관계자, 시민 등 약 1천 명이 참여했다.
2022년 시작돼 올해 5회째를 맞은 행사는 중고 육아용품 거래와 체험, 상담, 장난감 나눔을 한 공간에 결합했다. 현장에는 의류와 장난감 등 출산·육아용품을 판매하거나 교환하는 50개 부스가 운영됐다.
육아용품 재사용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적지 않은 가계 부담이 있다. 육아정책연구원의 ‘KICCE 소비실태조사 2025’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영유아 가구의 자녀 1명당 월평균 양육비는 78만5천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영유아가 있는 가구 전체의 월평균 생활비도 명목 기준 388만8천원으로 전년보다 11만3천원 증가했다.
장난감과 도서 등을 직접 구매하지 않고 빌려 쓰는 방식도 일정한 수요가 확인된다. 같은 조사에서 장난감 대여서비스 이용률은 2023년 8.9%로 조사기간 중 가장 높았고, 도서 대여서비스 이용률은 2024년 19.3%까지 상승했다. 짧은 기간 사용하는 육아용품을 구매 대신 공유하는 방식이 가계 부담을 낮추는 하나의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행사에서도 인천의 공공 장난감 대여사업인 ‘도담도담장난감월드’가 장난감 나눔 부스를 운영했다. 단순 중고거래를 넘어 공공 육아서비스와 시민 간 나눔을 함께 연결한 것이다.
체험 프로그램도 확대됐다. 페이스페인팅과 아이싱 쿠키 만들기, 에어축구놀이 등을 진행하는 5개 부스와 영유아 가정을 대상으로 한 심리상담 부스가 마련됐다. 육아정보 안내와 유관기관 홍보공간도 함께 운영됐다.
지난 8월 진행된 ‘우리가족 생생육아 가족 사진 공모전’ 수상작 25점도 전시됐다. 모두 135점이 접수된 가운데 대상작 ‘90세 증조할머니부터 증손주까지, 모두 윷이요~!’ 등 세대 간 가족관계를 담은 작품들이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육아물품 공유한마당은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행사에도 약 1천200명이 참여했고 육아용품 판매부스 50개와 체험·상담 공간 등이 운영됐다. 당시에도 장난감 나눔과 가족사진 전시를 함께 마련해 중고물품 거래를 넘어 가족 단위의 육아·문화 행사로 운영했다.
저출생 상황에서 양육 부담을 낮추는 정책의 중요성도 여전히 크다. 통계청 잠정치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출생아 수는 25만4천500명으로 전년보다 6.8% 증가했고 합계출산율도 0.75명에서 0.80명으로 상승했다. 출생아 수가 2년 연속 증가했지만 합계출산율은 여전히 1명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출산 이후 실제 양육비와 돌봄 부담을 줄이는 정책이 함께 요구된다.
육아정책연구원의 조사에서도 현금지원뿐 아니라 육아용품 지원 수요가 확인됐다. 농어촌 영유아 가구를 대상으로 필요한 지원을 조사한 결과 현금성 양육지원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45.1%로 가장 많았고, 육아휴직 등 시간지원 25.3%, 기저귀와 같은 현물 육아용품 지원이 10.5%로 뒤를 이었다. 지역과 가구 특성에 따라 지원 방식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조은주 인천시 영유아정책과장은 “육아물품 공유한마당은 단순한 플리마켓을 넘어 가족과 지역사회가 육아의 가치를 함께 나누는 대표적인 소통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며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보육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출생아 수가 반등하고 있지만 영유아 1명에게 월평균 78만원대의 양육비가 들어가는 현실을 고려하면 육아 지원은 현금급여뿐 아니라 장난감 대여와 중고 육아용품 공유, 상담·돌봄 서비스 등 생활비를 직접 줄일 수 있는 방식까지 함께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인천의 육아물품 공유행사가 일회성 행사에서 벗어나 상시적인 육아용품 순환체계와 지역 공동육아로 연결될 수 있을지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