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시선] 6,706억 원 공사 점검 갔는데 의원 얼굴이 먼저...경기도의회 의정보도 부실 돌아봐야
-킨텍스 실내 대형 안내 화면에 방문 의원 얼굴·이름 게시 -의원별 질의·현장 지적·후속 조치는 보도자료에서 찾기 어려워 -게시 요청과 제작 주체·비용 여부 공개하고 의전 기준 돌아봐야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는 10일 고양시 킨텍스를 방문해 운영 현황과 제3전시장 건립 상황을 점검했다. 제3전시장 건립에는 총사업비 6,706억 원이 투입된다. 기존 10만8천㎡인 킨텍스 전시면적을 17만㎡로 확대하는 사업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공정률은 12.4%이며, 준공 목표는 2028년 하반기다. 위원회는 공급망과 이차전지 관련 전시회도 참관했다. 그런데 경기도의회가 이날 공개한 사진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공사 현장이나 사업 추진 자료가 아니었다. 킨텍스 실내 상단의 대형 안내 화면에 나란히 게시된 방문 의원들의 얼굴과 이름이었다.
사진은 때로 보도자료보다 많은 사실을 말한다. 경제노동위원회 위원들과 관계자들은 ‘제393회 임시회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현장방문’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서 있다. 그 위의 긴 화면에는 경기도의회 명칭과 상징, 방문 의원들의 얼굴 사진과 이름이 개인별로 배치돼 있다. 제3전시장 사업비나 공정률, 공사 일정은 보이지 않는다. 이 사진만 놓고 보면 6,706억 원 규모의 공공사업 점검 현장인지, 의원들을 소개하는 환영 행사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
물론 사진 한 장만으로 현장방문 전체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의원들이 실제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관계자에게 질문했을 수도 있다. 안내 화면도 킨텍스가 기관 방문 때 통상적으로 제공하는 환영 절차일 가능성이 있다. 누가 화면 게시를 요청했는지, 누가 제작했는지, 별도 비용이 발생했는지도 현재 제공된 자료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를 근거 없이 예산 낭비나 선거 홍보라고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묻지 않을 수는 없다. 공공기관의 공식 의전은 목적과 수준, 비용이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선출직 의원들의 얼굴과 이름을 대형 화면에 개인별로 게시했다면 누가 어떤 기준으로 결정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의회가 요청한 것인지, 킨텍스가 자체적으로 준비한 것인지, 모든 기관 방문에 같은 방식이 적용되는지, 제작과 송출에 별도의 예산이나 비용이 들어갔는지 밝히면 된다.
이번 방문의 본래 목적은 의원 소개가 아니라 킨텍스 운영과 제3전시장 건립 현황 점검이었다. 정부의 수도권 종합전시장 건립 기본계획에 따라 2021년부터 2028년까지 진행되는 제3전시장 사업은 전시면적을 6만2천㎡ 늘리는 대규모 사업이다. 올해는 토목·골조 공사가 진행되고, 2027년에는 철골·외장 공사가 예정돼 있다. 2028년에는 설비·마감 공사를 마치고 하반기에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공정률 12.4%라는 숫자는 단순한 진행률에 그치지 않는다. 준공 목표를 맞출 수 있는지, 공사 과정에서 설계 변경이나 사업비 조정 가능성은 없는지, 현장 안전과 품질은 어떻게 관리되는지 살펴봐야 할 단계라는 의미다. 경기도의 재정 여건과 건설비 변동까지 고려하면 사업비와 공정 관리는 의회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다만 제공된 보도자료에는 위원회가 어떤 세부 자료를 요구했고, 의원별로 어떤 질문을 했으며, 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발견했는지가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았다.
위원회는 제1·2전시장에서 9일부터 11일까지 열린 ‘SCM Fair 2026’과 ‘K-Battery Show 2026’도 둘러봤다. 두 전시는 각각 물류·공급망 관리 및 물류자동화 솔루션, 이차전지 소재·부품·장비를 다뤘다. 위원회는 관련 산업의 기술 동향과 기업 활동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어떤 기업 의견을 들었는지, 기업들이 경기도나 도의회에 무엇을 요구했는지, 그 요구를 정책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장태환 위원장은 킨텍스를 “기업과 산업을 연결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경제 인프라”라고 평가했다. 제3전시장 건립을 계기로 경기도 기업의 국내외 판로 확대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거점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공급망과 이차전지 산업 현장에서 확인한 기업의 목소리가 경기도 경제·산업 정책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의회 차원에서 살피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방향은 타당하다. 킨텍스가 단순한 전시장 임대를 넘어 도내 중소기업의 해외 구매자 발굴과 수출 상담, 계약 성과로 연결되는 산업 기반이 돼야 한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위원장의 발언은 선언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어느 기업이 어떤 어려움을 호소했는지, 현행 지원사업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도의회가 예산과 조례·정책에 무엇을 반영할 것인지가 뒤따라야 한다.
현장방문은 의회가 책상 위 보고서에서 벗어나 사업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중요한 의정활동이다. 그러나 질문과 답변, 지적과 개선 요구가 빠진 현장방문은 자칫 ‘다녀왔다’는 기록만 남길 수 있다. 의원들이 줄지어 선 단체사진과 개인별 얼굴이 게시된 대형 화면은 선명한데 정작 무엇을 점검했는지가 흐릿하다면 주민은 방문의 실질적인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다.
경기도의회도 보도 방식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운영 현황을 청취했다”, “현장을 살폈다”, “기술 동향을 확인했다”는 설명만으로는 의회의 감시와 견제 기능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현장점검 자료에는 최소한 주요 질의, 기관 답변, 확인된 문제, 개선 요구, 후속 점검 일정이 담겨야 한다. 그래야 사진 중심의 홍보가 아니라 일한 내용을 기록하는 의정보도가 된다.
킨텍스 역시 공식 방문객에 대한 환영 의전과 공공기관으로서의 절제 사이에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 방문 의원의 이름을 안내하는 수준과 얼굴 사진을 대형 화면 전체에 개인별로 배치하는 것은 받아들이는 인상이 다르다. 해당 화면이 통상적인 방문 안내라면 그 기준을 설명하면 된다. 별도 제작이나 비용이 있었다면 주체와 집행 근거를 공개하면 된다. 사실관계를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이번 사진을 두고 의원들의 홍보 의도가 있었다고 미리 결론 내릴 필요는 없다. 반대로 단순한 환영 화면일 뿐이라며 문제 제기 자체를 가볍게 넘길 일도 아니다. 핵심은 공식 의정활동의 중심에 무엇을 놓을 것인가다. 사업 현장을 방문한 의원의 얼굴인가, 아니면 그 의원이 확인한 문제와 해결책인가.
제3전시장 건립은 2028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계속 진행된다. 앞으로 공정률은 올라가고 사업은 토목·골조에서 철골·외장, 설비·마감 단계로 넘어간다. 경제노동위원회가 이번 방문을 실질적인 점검으로 남기려면 현장에서 확인한 사항과 요구한 조치, 향후 관리 계획을 공개해야 한다. 경기도 기업의 판로 확대를 말한 만큼 제3전시장이 도내 기업에 어떤 기회를 제공할 것인지도 구체화해야 한다.
의원의 얼굴을 알리는 일보다 의원이 한 일을 알리는 일이 먼저다. 현장방문의 가치는 환영 화면의 크기나 기념사진 속 참석 인원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6,706억 원의 사업비를 제대로 관리했는지,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는지, 기업의 목소리가 실제 정책에 반영됐는지로 평가받는다.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가 다음에 공개해야 할 것은 또 다른 단체사진이 아니라 이번 현장에서 던진 질문과 그 질문으로 달라진 결과다.
기자메모/ 사진에서 확인되는 사실은 의원들의 얼굴과 이름이 킨텍스 실내 상단 대형 화면에 게시됐다는 점이다. 게시 요청자와 제작 주체, 별도 비용 여부는 현재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경기도의회와 킨텍스가 관련 내용을 투명하게 밝히고, 경제노동위원회가 현장 질의와 개선 요구를 공개한다면 불필요한 논란을 줄이면서 현장점검의 실질도 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