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국립공원사무소 “함박골 야영장” 조성 관련 주민반발

2026-09-10     김종선 기자

치악산국립공원 금대계곡 일대에 캠핑카 이용이 가능한 자동차야영장 조성사업이 추진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주차난과 진입도로 안전, 환경 훼손 가능성을 이유로 사업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국립공원 탐방 수요가 전국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기존 주차공간을 체류형 시설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탐방 편의와 자연보전, 주민 생활권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10일 지역 주민 등에 따르면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원주시 판부면 금대리 일대 기존 주차장 부지에 캠핑카 야영장을 조성하고 있다. 주민 측이 파악한 사업 규모는 6,218㎡로 캠핑카 17대를 수용하고 화장실과 샤워실 등 부대시설을 갖추는 내용이다. 사업비에 대해서는 주민 제공 자료에서 약 20억원, 청원서에서는 23억3천만원으로 제시돼 차이가 있는 만큼 정확한 총사업비와 세부 사업계획은 공단의 공식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국립공원공단 예약시스템을 보면 금대 일대에는 이미 ‘금대자동차야영장’이 공식 야영시설로 등록돼 있다. 주소는 판부면 금대리 1333-4이며 자동차야영지를 운영하는 시설로 안내돼 있다.

공단은 금대자동차야영장 진입로의 하수관로와 주차장 정비공사를 이유로 2025년 10월 13일부터 2026년 5월 31일까지 야영장 전체 운영을 중단한 바 있다. 해당 공지에는 원주시 하수관로 정비와 금대야영장 주차장 공사가 진행된다고 명시돼 있어 금대 일대 기반시설 정비가 최근까지 계속돼 온 사실은 확인된다.

이번 사업에 반대하는 금대리 주민들은 국립공원 관련 시설과 판부면사무소, 사업장 주변 등에 현수막을 내걸고 공사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5~6일에는 상원사 등을 찾은 탐방객을 대상으로 반대 서명을 받아 약 250명이 참여했다고 주민 측은 밝혔다. 서명부와 청원서는 국립공원공단 측에 전달할 계획이다.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기존 주차장의 기능 축소 여부와 진입도로 여건이다. 국도 5호선에서 금대계곡과 상원사·영원산성 방향으로 연결되는 도로가 협소한 상황에서 승용차보다 폭과 길이가 큰 캠핑카 통행이 늘어날 경우 차량 교행과 보행자 안전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주민들은 여름철과 단풍철 등 탐방객이 집중되는 시기에 이미 차량 통행과 주차에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 주차공간이 야영시설로 전환될 경우 등산객 승용차와 관광버스가 이용할 공간이 줄어 인근 도로의 불법·노상주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우려다.

치악산은 원주 도심과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비교적 높은 국립공원이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치악산국립공원 면적은 175.668㎢이며 비로봉을 중심으로 원주시와 횡성군에 걸쳐 있다. 공단도 고속도로와 철도 접근성이 좋아 수도권에서 당일 탐방이 가능한 공원으로 소개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국립공원 이용 수요는 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이 집계한 2025년 전국 23개 국립공원 탐방객은 4,331만명으로 전년보다 6.5% 증가했다. 2024년에도 약 4,065만명이 방문해 코로나19 이후 5년 만에 연간 탐방객이 4천만명대로 회복됐다.

탐방객 증가세를 감안하면 국립공원 내 주차장과 야영장, 보행로를 어떻게 배치할지는 단순 시설 설치를 넘어 안전과 공공성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차량 체류형 관광 수요에 대응하는 시설도 필요하지만 등산객과 주민이 함께 사용하는 진입도로의 수용능력, 보행동선, 긴급차량 통행까지 사전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국립공원공단은 다른 공원에서도 캠핑용 자동차 전용 야영지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공단 예약시스템에는 지리산과 설악산, 내장산, 덕유산, 월악산, 태백산 등 여러 국립공원에 캠핑카·카라반 전용 영지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월악산 송계야영장에도 카라반 전용 영지가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자동차야영장 자체가 국립공원에서 이례적인 시설은 아니다. 다만 각 지역의 도로 폭과 기존 주차 수요, 자연환경, 하수처리 능력 등이 다른 만큼 타 국립공원 사례가 금대계곡 사업의 적정성을 곧바로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보차도 분리나 도로 확장 필요성 역시 실제 교통량과 도로 폭, 성수기 주차수요 등을 바탕으로 별도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환경 문제도 주민 청원의 주요 내용이다. 주민들은 야영장 운영이 확대되면 음식물쓰레기와 생활폐수, 차량 이동 등에 따른 환경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기존 에코힐링캠핑장 조성 이후 경관 변화와 반딧불이 감소 등이 나타났다고 주장했지만, 이 부분은 생태조사 자료나 장기간 모니터링 결과를 통해 인과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국립공원은 관광·휴양 공간인 동시에 자연생태계 보전을 목적으로 지정된 보호지역이다. 탐방객이 전국적으로 연간 4천만명을 넘는 상황에서는 이용 편의를 확대하면서도 훼손을 최소화하는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역시 2025년 탐방객 증가 현황을 발표하면서 재해 예방과 안전관리, 쾌적한 탐방환경 조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주민들은 향후 원주지역 관광 인프라가 확충될 경우 금대계곡과 상원사, 영원산성 일대 방문 차량이 늘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신규 관광사업과 도로 확장 등이 현실화되면 현재 주차장과 진입도로의 처리 능력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원서에는 자동차야영장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관련 예산을 금대계곡 진입도로 개선과 탐방로·주차장 확보에 투입해 달라는 요구가 담겼다. 다만 국가예산을 다른 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는 예산 편성 목적과 사업 절차가 달라 별도의 행정·재정 검토가 필요하다.

이번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업 규모와 총사업비, 기존 주차면 감소 규모, 차량 예상 유입량, 오·폐수 처리계획, 환경영향 저감대책 등을 주민에게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주민들이 주장하는 초기 동의 과정과 당시 제시된 도로개선 계획이 실제 사업계획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도 확인 대상이다.

캠핑카 야영장 조성 여부만으로 지역 관광 활성화나 환경 훼손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탐방객 증가와 대형 차량 진입이 예상되는 국립공원 계곡 지역에서 기존 주차기능을 변경하는 사업인 만큼 교통안전과 자연환경, 주민 생활권을 객관적인 자료로 검증하고 공단과 주민이 이를 공유하는 절차가 사업 추진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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