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검증, 어떻게 이루어질까?
혹시 경찰 조사를 받아본 적이 있는가? 만약 공적인 활동 경험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당신이 그 자리에 앉기 전에 웬만한 정보는 경찰이 이미 다 꿰고 있다.
장관 후보자 정도 되면 인사 검증에서 범죄 경력이나 상훈 기록은 물론 세평(世評)이라는 것까지 적격이라고 판단되어야 겨우 후보 자리에 올라갈 수 있다. 세평이란, 공직생활 내내 있었던 거의 모든 내용을 포함해 주로 경찰 정보보고서에 담긴 내용을 말한다. 우리나라 경찰 정보는 그만큼 자세하고, 구체적 정보에 있어서는 국정원 정보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그런 과정을 다 통과하고 나면 본인에게 후보 지명 사실이 통보되고, 후보는 직접 작성한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 질문 항목이 300여 개라는 말도 있다. 묻지 않는 항목이 없다는 뜻이다. 여기서 스스로 포기하는 후보도 많다.
그 이후에야 정밀 검증이 시작된다. 최종 검증은 청와대가 주관해 경찰, 검찰, 국정원까지 참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이 검증은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안가에서 외부와의 통신을 차단한 채 진행된다는 말도 있다.
만약 용혜인, 김승원 두 장관 후보자가 이런 모든 과정을 통과한 후보자라면 믿을 수 있을까? 이들이 장관 후보가 되기 전에 당신이 알고 있던 여론의 평가나 인사 기준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는가? 대다수 국민이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그래서 이 두 후보자에 대해 대통령의 독단이나 외부 입김이 작용한 거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도저히 이해하기가 어려운 일이다. 과연 저들은 수백 개 항목의 자술 답변서를 쓰면서 스스로 장관 자격이 있다고 자신했을지 그것부터가 궁금하다.
마침 이 두 후보는 대통령의 개인적 이해관계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용 후보는 대통령의 정치적 성장 과정과 밀접한 이해관계가 있고, 김 후보는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위해 몸소 뛰던 사람이다. 그것까지 이해한다 하더라도 두 후보는 지금 거론되는 장관직과 어울리지 않을뿐더러 정면으로 모순되는 경력을 가졌다.
두 후보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미 제기된 범법 의혹에 대해 더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날 것이다. 이미 두 후보는 고발된 상태지만 추가로 나오는 의혹에 대한 추가 고발이 이어질 것이 확실해 보인다.
지금 국민의힘과 사회단체는 이 문제에서 관용을 베풀 생각도 이유도 없다. 국민적으로 불거진 탈영 의혹을 뒤로하며 쫓기듯 장관직을 버리고 떠난 안규백 국방부장관 일이 생생한 터다. 그래서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인사청문회에서 나온 범법 혐의에 대해서는 특검을 의무화하는 ‘인사 특검제’ 도입이 필요하다.
그러면 적어도 국민 무릎 아래 높이의 후보자는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