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펜타포트 대응·조직 확대 도마…“행정 원칙 일관돼야”
펜타포트 사후 대응·재정기조 속 조직 확대 질의…행정의 일관성과 책임 강조
인천시가 민생사업 조정과 세출 구조조정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행정조직과 공무원 정원을 확대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시의회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전광판 논란에 대한 사후 대응 문제도 함께 제기되면서, 행정기관이 스스로 제시한 원칙을 문화행사와 조직·재정 운영에 일관되게 적용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인천광역시의회 이범석 의원은 9일 열린 제31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박찬대 인천시장을 상대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전광판 논란에 대한 인천시의 사후 대응과 행정조직·공무원 정원 확대 문제를 집중 질의했다.
박찬대 시장은 지난 7월 1일 민선 9기 인천시장으로 취임하면서 ‘지속 가능한 시정’과 ‘여는 시정’ 등을 시정 운영 원칙으로 제시했다. 취임 이후 조직개편과 인사,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잇따라 진행됐다.
이 의원은 두 사안의 성격은 다르지만 행정의 일관성이라는 공통된 문제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책과 조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인천시가 시민에게 제시한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첫 번째 쟁점은 지난달 1일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공연 과정에서 대형 스크린에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미국이 당시 민간인 학살을 지원했다는 취지의 문구가 표출된 사안이다. 이날 시정질문에서도 해당 논란이 다시 제기됐으며 박 시장은 이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공연을 주최한 인천시가 화면 송출을 사전에 통제하기 어려웠더라도 논란이 발생한 이후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공식적인 대응 기준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제8조는 허위사실을 공연물이나 전시물 등을 통해 유포하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해당 행위가 예술·학문·연구 또는 역사적 사건에 관한 보도 등 일정한 목적에 해당하면 처벌하지 않도록 예외도 두고 있다. 따라서 특정 공연 장면이 실제 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는 표현 내용과 사실관계, 공연의 성격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번 사안을 단순히 위법 여부로 단정하기보다 공공기관이 주최하거나 예산을 지원하는 대형 문화행사에서 정치·역사적 메시지가 논란을 일으켰을 경우 어떤 절차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대응할 것인지 기준을 마련하는 문제가 남는다.
박 시장도 시정질문에서 사후 대응에 “미흡한 부분은 있었던 것 같다”는 취지로 답하고 후속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 쟁점은 인천시의 조직과 공무원 정원 확대다. 이 의원은 인천시가 재정 여건을 이유로 일부 사업 예산을 조정하면서 조직을 확대할 때에는 같은 수준의 재정성과 시급성 검토가 이뤄졌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인천시의 2026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규모는 17조241억원이다. 기존 예산 15조8,690억원보다 1조1,551억원, 7.3% 증가했다. 기금을 포함한 전체 재정규모는 18조6,495억원이다.
인천시는 추경 편성 과정에서 집행이 어렵거나 불요불급한 사업과 경상경비 등을 조정해 2,114억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채무비율은 15.0%에서 13.6%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 총액이 늘면서 동시에 기존 사업의 지출을 구조조정하고 있는 만큼 조직 증원이 어느 정도의 추가 인건비를 발생시키는지, 이를 통해 제공되는 행정서비스가 비용에 상응하는지를 검증할 필요성도 커진다.
반면 인천시는 인구와 행정수요를 감안하면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은 이날 인천시 공무원 1명이 담당하는 시민 수가 광역시 가운데 높은 수준이라며 공직자의 업무부담과 증가하는 행정수요를 고려해 조직 확대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공무원 정원은 지방자치단체가 임의로 늘리는 것이 아니라 조례를 통해 정하도록 돼 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인천광역시 공무원 정원 조례는 지방자치법과 지방자치단체 행정기구·정원 관련 규정에 근거해 전체 정원을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절차 문제도 쟁점이 됐다. 인천시는 지난 7월 3일 공무원 정원 조례와 행정기구 설치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행정절차법 제43조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자치법규의 입법예고 기간을 20일 이상으로 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긴급한 사정 등이 있을 경우 예외적으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인천시 자체 조례 역시 시장이 발의하는 자치법규가 행정절차법과 지방자치법 등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를 따르도록 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번 정원 조례 개정 과정에서 실제 의견수렴 기간이 5일에 그쳤다며 추가 증원이 그만큼 긴급했는지, 시민과 의회에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했는지를 따져 물었다. 입법예고 기간을 단축했다면 구체적인 단축 사유와 시급성을 공개적으로 설명하는 것도 절차적 신뢰를 높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조직 기능 중복 가능성도 도마에 올랐다. 이 의원은 새로 설치된 정책조정국과 기존 정책기획관이 정책 기획·조정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업무 영역이 겹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정책기획관은 인천시 전체 정책의 기획과 조정을 담당하고, 정책조정국은 시장 공약과 주요 정책의 구체적인 이행을 관리하는 역할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기능 중복 우려에 대해서는 업무분장을 보다 명확하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직 확대 문제는 단순히 공무원 수의 증감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인구 증가와 복지·교통·안전 등 행정수요가 늘면 인력 확충이 필요할 수 있는 반면, 조직이 확대될수록 인건비와 관리비가 장기간 고정비용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인천시는 올해 17조원대 예산을 운용하면서 동시에 2천억원이 넘는 세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조직 증원의 타당성을 확보하려면 증가한 인력의 규모와 연간 인건비, 업무량 감소 효과, 시민 서비스 개선 정도 등을 향후 수치로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범석 의원은 “논란이 발생했을 때는 책임 있게 설명하고 조직을 확대했다면 그 필요성과 효과를 시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정질문은 펜타포트 논란과 조직 확대라는 서로 다른 현안을 통해 결국 행정의 설명책임을 제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향후 인천시가 문화행사 논란에 대한 대응 원칙을 어떻게 마련하고, 조직개편의 비용과 행정효과를 어떤 지표로 공개하느냐가 논란 해소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