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2026 포항 일자리 박람회' 성료
- 85개 기업 참여, 241명 채용 예정…현장 면접·서류 접수 통해 구직자·기업 연결 -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그래핀스퀘어, 뉴로메카 등 지역 대표 기업 대거 참가 - AI 모의면접부터 힐링 프로그램까지…다양한 구직자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철강 중심 산업도시에서 이차전지와 바이오, 로봇·AI 등 신산업으로 산업구조를 넓히고 있는 포항시가 지역 기업과 구직자를 직접 연결하는 대규모 채용행사를 열었다. 청년층 고용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단순 채용정보 제공을 넘어 면접과 직무상담, 취업역량 강화까지 연계한 것이 특징이다.
포항시는 9일 포항 만인당에서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과 공동으로 ‘2026 포항 일자리박람회’를 개최했다.
지역 대학과 취·창업 관련 기관이 참여한 이날 박람회에는 현장면접 기업 53곳과 채용 알림판을 통한 서류접수 기업 32곳 등 모두 85개 기업이 참가했다. 기업들이 제시한 채용 예정 인원은 현장면접 196명, 서류접수 45명 등 총 241명이다.
현장면접에는 뉴로메카와 바이오앱, 그래핀스퀘어, 에이앤폴리, 지멘스헬시니어스, 포스코 정비 자회사 3곳 등 포항의 신산업·제조업 관련 기업들이 참여해 구직자와 1대1 면접을 진행했다.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OCI, 포스코 등 지역 주요 기업들은 별도의 홍보관을 운영해 사업 분야와 채용 직무, 근무환경 등을 소개했다.
이번 박람회는 청년 취업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열렸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9월 고용동향을 보면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45.1%로 전년 같은 달보다 0.7%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달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보다 14만6천명 감소했다.
2025년 10월에도 청년층 고용률은 44.6%로 전년 동월보다 1.0%포인트 하락했고, 청년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6만3천명 줄었다. 전체 고용률이 개선되는 상황에서도 청년층은 상대적으로 취업 감소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지역 단위의 취업 연결 정책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포항 역시 기존 철강산업의 구조고도화와 함께 이차전지, 수소, 바이오 등으로 산업구조를 다각화하는 과정에 있다. 포항시는 2026년 시정 운영 방향에서 철강 중심 제조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강소기업 육성, 첨단산업과 철강산업의 융합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지역 기업이 요구하는 인력의 직무와 기술 수준도 달라지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 로봇과 바이오, 그래핀, 의료기기, 이차전지 관련 기업이 참여한 것도 기존 제조업 일자리와 함께 새로운 산업 분야의 채용 수요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구직자 지원도 면접 알선에만 머물지 않았다. 한국폴리텍Ⅵ대학 포항캠퍼스 장세호 산학협력처장은 ‘성공기술인을 위한 커리어개발’을 주제로 현장기술인에게 요구되는 역량과 자기소개서 작성법, 면접 대응 방법 등을 설명했다.
AI를 활용한 모의면접도 운영됐다. 구직자가 가상면접을 경험하고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일·학습병행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AR·VR 콘텐츠도 마련됐다.
노무·법률 상담과 소자본 창업 상담, 마음건강상담도 함께 운영됐다. 증명사진 촬영과 퍼스널컬러 진단 등 실제 구직 준비에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해 취업 준비 과정의 비용과 심리적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포항시는 별도의 청년 취업지원 정책도 운영하고 있다. 올해 포항에 1개월 이상 주소를 둔 19~34세 미취업 청년에게 자격증 응시료 연간 최대 10만원, 취업 관련 전문서적 구입비 5만원, 면접정장 대여비 5만원 등을 지원하는 ‘청년 취업 준비 패키지’를 시행하고 있다.
지역 기업의 청년채용을 유도하기 위한 재정지원도 병행한다. 포항형 청년일자리 활성화 사업의 경우 철강과 이차전지 분야 기업이 청년을 채용하면 기업에 청년 1인당 월 160만원의 인건비를 지원하고, 채용된 청년에게는 연간 86만원의 복리후생비를 지원한다. 제조업 중소기업과 청년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 공감페이’ 사업에서는 청년에게 월 50만원, 연간 최대 600만원의 임금격차 해소 지원비를 지급하고 있다.
포항시의 일자리 정책 예산도 확대됐다. 포항시의회 예산심사 자료에 따르면 2026년 일자리청년과 예산은 202억1,200만원으로 전년도 98억6,200만원보다 103억5천만원 늘었다. 청춘센터 운영과 청년도전지원, 청년월세, 일자리 공감페이 등 일자리 육성 사업에 88억1,700만원이 편성됐다.
이처럼 지자체가 채용박람회와 취업준비 비용, 기업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배경에는 구직자와 기업 사이의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기업이 인력을 구하면서도 필요한 기술과 경력을 갖춘 사람을 찾지 못하고, 구직자는 원하는 임금과 근로조건을 갖춘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 동시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포항처럼 주력산업의 전환을 추진하는 지역에서는 기업 유치와 산업시설 조성만큼 해당 기업에서 실제로 일할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 대학의 인재가 취업을 위해 수도권 등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고 지역 기업에서 경력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지역 인구 유지와 연결되는 과제다.
다만 박람회에 241명의 채용 계획이 제시됐다고 해서 모두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행사 종료 뒤 실제 면접 참여자 수와 취업 확정 인원, 일정 기간 이후 고용 유지율 등을 확인해야 박람회의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를 평가할 수 있다.
박용선 포항시장은 “이번 일자리박람회가 구직자에게 새로운 출발을 위한 시작점이 되고 기업에는 지역의 유능한 인재를 만나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청년·여성·중장년 등 계층별 일자리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85개 기업이 241명 채용을 목표로 참여한 이번 박람회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채용과 장기근속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가 향후 과제다. 철강에서 이차전지·바이오·로봇 등으로 산업 영역을 넓히는 포항에서 기업의 인력 수요와 지역 구직자의 취업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연결하느냐가 산업전환의 성과를 좌우할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