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부분파업에 포항 경제 긴장…협력업체·골목상권 파장 선제 대응

- 포스코·협력업체 경영·고용 동향부터 소상공인·전통시장 민생경제까지 점검 - 부분파업 장기화 대비 지역경제 영향 점검 및 기업·소상공인 피해 최소화 총력 - 추석 앞두고 노사 간 상호 존중과 대화 통한 현안 조속 해결에 뜻 모아

2026-09-09     이상수 기자

포스코가 창사 이후 58년 만에 첫 부분파업에 들어가면서 포항시가 철강 협력업체와 고용, 소상공인 매출 등 지역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는 비상 대응에 나섰다. 부분파업 첫날 제철소 생산에는 큰 차질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철강산업 의존도가 높은 포항 경제로 영향이 확산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포항시는 9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지역경제 위기대응 대책위원회’를 열고 포스코 부분파업에 따른 생산·출하와 협력업체 경영, 고용 및 민생경제 동향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포항시와 포항시의회,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포스코, 포항상공회의소,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을 비롯해 금융·경제기관과 소상공인·전통시장 관계기관, 포스코 협력업체 등이 참석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7시부터 포항·광양제철소에서 48시간 일정의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포스코가 1968년 창사한 이후 실제 파업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와 회사는 임금 인상 수준과 근무여건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다만 부분파업 첫날 현재 생산 차질이 현실화한 것은 아니다. 포항·광양제철소를 합쳐 약 100명이 파업에 참여했고 핵심 생산공정은 정상 가동됐다. 회사 측도 대체인력 등을 투입해 조업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노사 모두 파업 기간 중 협상은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포항시가 선제적으로 대응회의를 연 것은 포스코의 조업 변화가 한 기업에 그치지 않고 협력업체와 운송·정비·서비스업, 지역 소비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포항은 이미 철강산업의 구조적 어려움으로 정부의 산업위기 지원 대상에 포함돼 있다. 포항시는 2025년 8월 28일부터 2027년 8월 27일까지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해당 지역의 중소·중견기업은 설비투자와 입지 등에서 일반지역보다 강화된 지방투자촉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시는 철강산업 위기에 대응해 철강산업단지 스마트그린산단 대개조와 철강 AI 공정 실증테스트베드 등 산업 고도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철강 경기의 변화가 포항의 기업과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철강 수출은 최근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8월 철강 수출액은 21억1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9% 늘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면 유럽연합의 무역조치 등으로 유럽 수출이 줄어드는 등 시장별 상황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이처럼 철강업계가 글로벌 통상환경과 에너지 비용, 경쟁 심화 등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노사분규까지 장기화할 경우 지역 협력업체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 포항시의 판단이다.

대책위원회는 우선 포스코의 생산과 출하 변동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협력업체의 수주·매출·고용 상황을 함께 살피기로 했다. 조업 감소가 발생할 경우 납품물량 축소나 자금회전 악화 등으로 중소 협력업체에 영향이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 소득과 지역 소비 변화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대규모 제조업 사업장의 조업 축소가 장기간 이어지면 근로자의 초과근로 수당과 협력업체 매출 등이 감소하고, 이는 음식점과 소매업, 전통시장 등 생활경제의 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추석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도 포항시가 민생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명절을 전후해 전통시장과 음식점 등 지역 상권의 소비가 집중되는 만큼 노사분규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심리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관련 기관과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교통과 안전 분야에 대한 대응체계도 가동한다. 집회·시위 과정에서 제철소 진입도로의 교통 혼잡이 발생하거나 조업 방식이 달라지면서 산업현장의 안전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대기환경 관련 민원에도 관계기관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 부분파업이 지역경제 침체로 이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첫날 포항·광양제철소의 핵심 공정은 정상적으로 가동됐으며 실제 지역경제 영향은 향후 파업 기간과 참여 규모, 생산·출하량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포스코 노조는 회사 측의 제시안에 변화가 있을 경우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사측도 임금협상 타결을 위해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갈등이 추가 파업으로 확대될지, 교섭을 통해 조기에 마무리될지가 지역경제의 불확실성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된 셈이다.

포항시와 관계기관은 노사 자율교섭을 존중하면서 생산·출하, 협력업체 경영, 고용, 소상공인 매출 등 객관적인 지표를 중심으로 상황을 점검할 방침이다. 철강산업이 이미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대상이 된 상황에서 이번 노사분규가 장기화하지 않고 지역 산업과 민생경제의 추가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