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수소 수요 1억톤 시대…포항, 연료전지 산업화·글로벌 협력 해법 찾는다
- VTT 핀란드 국립기술연구센터·포스텍 등 국내외 수소 전문가 한자리에 - 글로벌 수소 산업 최신 동향과 기술 인사이트 공유…국제협력 강화
세계 수소 수요가 연간 1억 톤을 넘어섰지만 저탄소·청정수소 비중은 여전히 1% 안팎에 머물고 있다. 수소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커지고 있으나 높은 생산비와 수요처 부족, 인프라 구축 부담이 동시에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포항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이 사업화와 국제협력 해법을 논의한다.
포항시는 오는 29일 라한호텔 포항에서 ‘제5회 2026 포항 국제수소연료전지 포럼’을 개최한다. 포항시가 주최하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글로벌 수소파트너십과 연료전지 기술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다.
이번 포럼의 핵심은 수소산업의 기술 가능성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생산비 절감과 수요 확보, 산업 현장 적용 방안을 논의하는 데 있다. 그린수소와 메탄 열분해, 수전해, 연료전지 핵심소재 등 수소 공급망 전반의 기술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국제 수소시장은 양적으로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가 최근 발표한 ‘Global Hydrogen Review 2026’에 따르면 세계 수소 수요는 2025년 전년보다 약 3% 증가해 1억 톤을 넘어섰다. 하지만 수요 대부분은 정유와 기존 산업 공정에 집중돼 있고 새로운 분야의 수소 활용 비중은 아직 매우 낮다.
특히 청정수소 확대 속도는 전체 시장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25년 저배출 수소 생산량은 약 100만 톤으로 전년보다 20% 늘었지만 전체 세계 수소 생산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IEA는 2026년에는 처음으로 그 비중이 1%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지만 생산은 중국과 유럽, 북미의 일부 대형 프로젝트에 집중돼 있다.
수소산업이 본격적인 에너지 전환 수단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경제성 확보가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IEA도 높은 생산비와 불확실한 수요, 복잡한 규제, 부족한 인프라가 저배출 수소 확대를 가로막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발표된 프로젝트 가운데 최종투자결정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일정이 지연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 수소 생산비 절감과 공급·수요 연결 전략이 주요 의제로 다뤄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기조강연에서는 헤르코 플리트 H2클러스터 핀란드 회장이 유럽의 수소경제 이행 전략과 핀란드 하르야발타의 20MW 그린수소 상업운전 사례를 소개한다. 박진남 한국수소및신에너지학회 회장은 세계 청정수소 생산·활용 동향과 공급·수요 매칭 전략을 발표한다.
주제발표에서는 산업 탈탄소화를 위한 Power-to-X 기술과 메탄 열분해, 고체산화물 수전해전지(SOEC), 저온형 연료전지 핵심소재 국산화 등이 다뤄진다. 단순 수소 생산뿐 아니라 합성연료와 산업용 에너지, 연료전지 부품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는 기술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포항의 경우 이러한 기술을 실제 산업단지와 연결할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는 28만240㎡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특화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정부는 2024년 이 지역을 수소특화단지로 지정했으며, 연료전지 기업 집적화와 부품·소재 성능평가, 실증 기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 기반사업인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에는 1,918억 원이 투입된다. 경상북도는 이곳에 연료전지 기업을 모으고 부품·소재 성능평가와 국산화, 전문인력 양성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포항시는 올해 착공을 시작해 2028년까지 클러스터를 완료한다는 일정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화단지의 장기 목표도 기업 집적에 맞춰져 있다. 경북도는 2035년까지 연료전지 소재·부품·장비 관련 강소기업 20곳을 육성하고 핵심 부품과 소재의 국산화 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초기 계획에는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약 30개 기업을 유치해 1천 명 규모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도 포함됐다. 다만 이러한 수치는 사업계획 단계의 목표인 만큼 실제 입주기업 수와 고용 규모가 향후 산업단지의 성과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는 올해 액화수소 복합기지 운영 기반 구축과 수전해 인증센터 기능 확대, 수소기업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수소산업을 연구개발 단계에서 실제 제조와 실증, 판매가 이뤄지는 산업생태계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다.
포럼 행사장에는 수소특화단지 홍보관도 마련된다. 포항시는 특화단지의 조성계획과 기업 유치 인센티브를 소개하고 국내외 관심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수소산업 확대는 철강과 화학 등 탄소배출이 많은 산업의 탈탄소화와도 직접 연결된다. 포항은 대규모 철강산업이 자리 잡고 있어 수소환원제철 등 산업용 수소 수요를 실증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다른 수소도시와 차별성이 있다. 포항시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수소환원제철 실증기술 개발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김신 포항시 일자리경제국장은 “이번 포럼은 국내외 수소산업 전문가들과 최신 기술과 글로벌 동향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라며 “포항의 수소산업 기반과 수소특화단지를 알리고 글로벌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계 수소시장이 1억 톤을 넘어섰음에도 청정수소 비중은 아직 1% 수준에 불과하다. 포항이 수소산업 거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특화단지 지정이나 포럼 개최 자체보다 실제 기업 입주와 투자, 기술 국산화, 청정수소 생산비 절감,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이번 포럼도 이러한 산업적 연결고리를 얼마나 구체화하느냐가 실질적인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