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경 칼럼] 시흥의 가을은 하나의 무대다…브레이킹·청년·거북섬·등불축제의 힘

-국내 정상급 비보이 경연부터 청년 주도 행사까지…세대와 공간 아우르는 주말 축제 -7∼13일 청년주간·12일 거북섬 행사 집중…지역상권과 안전관리까지 세밀해야 -대야동 주민 등불축제와 반려견 행사도 마련…도시 곳곳의 특색을 문화로 확장

2026-09-07     송은경 기자

[뉴스타운/송은경 기자] 뜨거웠던 여름이 물러나는 9월, 시흥시 곳곳이 서로 다른 색깔의 축제장으로 바뀐다. 은계호수공원에서는 국내 정상급 비보이 8개 팀이 출전하는 제5회 시흥브레이킹 배틀이 열리고, 은행동 센트럴돔 그랑트리 캐슬에서는 청년이 기획과 운영에 참여한 청년의 날 축제가 펼쳐진다. 거북섬에서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제3회 멍셋 페스티벌과 ‘어린왕자-가로등지기의 별’ 행사가 진행된다. 대야동에서는 11일과 12일 주민들이 직접 만들고 기획한 등불축제가 열린다. 미오코스타 써머나이트페스타도 12·13일과 19·20일 네 차례를 남겨두고 있다.

이번 행사들은 하나의 장소에 집중되지 않는다. 은계호수공원과 은행동, 거북섬, 대야동 등 시흥의 여러 생활·관광 거점에서 각 공간의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호수공원은 브레이킹과 거리문화의 무대가 되고, 센트럴돔은 청년의 활동과 정책을 연결하는 공간으로 쓰인다. 거북섬은 반려문화와 수변 야간행사를 품고, 대야동의 생활권 공원은 주민들이 만든 등불로 채워진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축제장이 되는 셈이다. 다만 행사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도시축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행사가 왜 이 장소에서 열리는지, 주민과 방문객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하는지, 주변 상권과 지역문화에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분명해야 한다. 축제의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개별 행사가 시흥이라는 도시의 이미지를 얼마나 선명하게 만드는가이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시흥브레이킹 배틀에는 지난해 우승팀 진조크루를 비롯해 투웨니 센츄리 비보이스, 리버스크루, 플로우엑셀, 엠비크루, 플라톤크루, 포켓&레온, 베어스어스크루 등 8개 팀이 출전한다. 전문적인 경연에 대중성을 더하기 위해 스트릿우먼파이터 시즌1 우승팀 홀리뱅의 축하공연도 마련됐다.

올해는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키즈 경연을 처음 신설했다. 비보이와 비걸 부문에 송민찬, 이가빈, 이시연, 윤예서 등이 출전한다. 정상급 선수들의 무대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어린 세대가 직접 도전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후 6시 시작되는 본 경연에 앞서 오후 1시부터 페이스페인팅과 스트리트 헤어스타일, 타투 체험, 포토존도 운영된다.

브레이킹 배틀이 시흥을 대표하는 문화행사로 자리 잡으려면 유명팀 출연만큼 시민의 참여 경험과 다음 세대의 성장이 중요하다. 올해 처음 마련된 키즈 경연이 일회성 프로그램에 머물지 않고 지속적인 참여 무대로 이어지는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청년의 날 축제는 ‘누가 행사를 만드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내놓는다. 시흥시청소년청년재단은 7일부터 13일까지 청년주간을 운영하고, 12일 센트럴돔 그랑트리 캐슬에서 ‘청년의 오늘이 시흥의 내일이 되다’를 주제로 청년의 날 축제를 개최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청년 축제기획단이 프로그램 기획부터 운영까지 참여했다는 점이다. 시흥지역 청년동아리와 단체, 창업가, 문화예술인 등이 지난 7월부터 행사를 준비했다. 청년을 행사의 초청 대상이나 정책 수혜자에 머물게 하지 않고 행사를 설계하는 주체로 참여시킨 것이다.

센트럴돔에는 맛집 소개와 자기 탐색, 씨글라스 업사이클링, 폴라로이드 촬영, 스포츠 체험, 로봇 미니게임 등 27개 부스가 마련된다. 청년 문화예술인과 청년협업마을 입주기업은 플리마켓을 운영한다. 시흥시청소년청년재단과 시흥시정신건강복지센터, 시흥고용복지플러스센터 등 관계기관은 청년정책을 소개한다.

오후 3시 30분부터 브라스 밴드의 오프닝 퍼포먼스와 시흥 문화예술 청년·청년단체의 공연이 이어지고, 오후 7시에는 행주와 블랙나인, 마린이 무대에 오른다. 문화와 체험, 정책정보를 한 공간에 배치해 청년의 다양한 관심을 담은 구성이다.

청년주간은 행사장을 넘어 지역 곳곳으로 이어진다. 대야동 청년스테이션에서는 심리 휴식 전시 ‘청스크리닝’이 열리고, 9일 배곧중심상가에서는 청년 버스킹이 진행된다. 10일 청년협업마을에서는 ‘시흥 청년이 머물고 싶은 도시를 만들까’를 주제로 정책포럼이 개최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행사 이후다. 하루 동안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해서 청년의 참여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축제기획단과 동아리, 창업가, 문화예술인이 제시한 의견과 경험이 다음 행사나 청년정책에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정책포럼에서 어떤 의견이 나왔고 관계기관이 이를 어떻게 정리하는지가 청년주간의 실질적인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거북섬에서는 12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웨이브파크 앞 광장에서 멍셋 페스티벌이 열린다. 견공올림픽과 반려견 패션쇼, 이웅종 훈련사의 특강, 반려견 산책과 사진 촬영 등이 준비됐다. 반려견과 보호자가 함께 참여하는 만큼 프로그램의 재미뿐 아니라 반려견의 특성을 고려한 동선과 현장 질서, 안전관리도 중요하다.

같은 날 오후 3시부터 9시 30분까지 라군호수 일대에서는 ‘거북섬에 온 어린왕자-가로등지기의 별’ 행사가 펼쳐진다. ‘작은 등불이 모여 도시를 밝힌다’는 메시지 아래 발레와 현대무용, 성악, 탭댄스가 공연되고 빛과 한복을 결합한 등불 한복 패션쇼도 진행된다. 별타로와 자이언트 장미 포토존, 게임존을 포함해 26가지 이상의 공연·전시·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특히 거북섬 상가 공간이 공연 무대로 활용된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축제가 별도의 행사장 안에서만 진행되면 주변 상권과의 연결은 제한될 수 있다. 상가 공간을 무대로 활용하면 관람객의 이동을 자연스럽게 상업지역으로 이끌 수 있다. 다만 실제 상권 이용으로 이어질지는 행사장 배치와 현장 안내, 보행 동선에 달려 있다.

미오코스타 써머나이트페스타는 12·13일과 19·20일 오후 5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이어진다. 조명이 비치는 파도풀에서 야간 물놀이를 즐기는 행사로, 입장료는 시흥시민 2천 원, 일반 방문객 5천 원이다. 같은 권역에서 여러 행사가 열리는 만큼 시간과 장소, 이용요금, 이동 방법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안내가 필요하다.

대야동 등불축제는 주민 참여가 중심이다. 11일과 12일 대야삼2어린이공원에 주민들이 만든 등불과 빛 조형물, 등불 터널 포토존이 설치된다. 나태주와 이지훈, 송지우의 공연을 비롯해 샌드아트와 뮤지컬도 준비된다. 행정기관이 완성한 행사를 주민이 관람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민이 제작과 기획에 참여해 생활권 공원을 문화공간으로 바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골목상권 영수증 인증 이벤트도 운영한다. 지역상권 활성화를 행사 취지로 내세운 만큼 실제 참여 점포와 인증 방식, 행사장에서 상점까지의 안내가 구체적이어야 한다. 축제가 끝난 뒤에는 상인과 주민의 의견을 확인해 방문객의 소비가 주변 상권으로 연결됐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번 주 시흥에서 열리는 행사들의 공통점은 시민을 단순한 관객으로 두지 않는다는 데 있다. 브레이킹 배틀에는 키즈 경연과 체험 프로그램이 있고, 청년의 날 축제에는 청년 축제기획단과 동아리 부스가 있다. 멍셋 페스티벌은 반려견과 보호자가 함께 참여하고, 대야동 등불축제는 주민들이 직접 제작과 기획에 나선다.

유명 출연진과 화려한 조명은 관심을 높일 수 있지만, 축제를 지역에 남기는 힘은 참여에서 나온다. 올해 참여한 청년과 주민, 어린 참가자가 다음 행사에서는 기획자나 운영자로 나설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때 축제는 일회성 소비를 넘어 지역문화의 기반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행사가 특정 기간에 집중된 만큼 교통과 주차, 안전관리는 더욱 촘촘해야 한다. 일부 행사는 야간까지 이어지고 물놀이와 반려견 동반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다. 행사별 시간과 장소, 대중교통, 주차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어린이와 반려견 동반 방문객을 고려한 현장 안내와 비상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번 행사들은 아직 개최 전이거나 진행을 앞두고 있다. 따라서 방문객 규모나 지역경제 효과를 미리 성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준비된 프로그램이 계획대로 운영되는지, 시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참여했는지, 청년과 주민의 의견이 실제 반영됐는지, 방문객의 이동이 주변 상권으로 이어졌는지는 행사가 끝난 뒤 확인해야 한다.

시흥의 9월은 분명 다채롭다. 하지만 도시축제의 진짜 경쟁력은 행사 개수가 아니라 연결의 밀도에서 나온다. 은계호수공원의 비트와 센트럴돔의 청년 목소리, 거북섬의 노을과 대야동의 등불이 각각 한 번의 행사로 사라지지 않아야 한다. 공연과 체험, 청년정책과 지역상권, 관광공간과 생활권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 시흥의 가을축제는 도시의 얼굴로 남을 수 있다.

기자메모/ 여러 행사를 시흥의 생활·관광 거점에 분산하고 청년과 주민을 운영 주체로 참여시킨 취지는 긍정적이다. 다만 행사가 몰리는 기간에는 교통·주차·안전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행사 종료 후에는 참여 현황과 지역상권 연계 결과, 시민 의견을 확인해 다음 행사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