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하천 재해 예방...수문과 제방 등 하천 시설물 103곳 집중 점검

- 오는 11월까지 수문 82곳·제방 21곳 대상 정기·정밀안전점검 - 육안조사·진단장비 활용…市, 점검 결과 따라 보수·보강 추진

2026-09-07     이상수 기자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잦아지는 가운데 경주시가 태풍과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수문과 제방 등 하천시설 103곳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에 나선다.

경주시는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3개월 동안 ‘2026년 하반기 하천 시설물 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점검 대상은 국가하천 수문 31곳과 제방 21곳 41.3㎞, 지방하천 수문 51곳 등 모두 103곳이다.

이번 점검은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진행된다. 육안조사와 진단장비를 병행해 구조물 손상과 변형 여부를 확인하고 집중호우 때 하천의 물 흐름이나 배수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요인을 집중적으로 살핀다.

경주시가 하천시설 사전점검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최근 강수 양상의 변화가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25년 전국 연강수량은 1,325.6㎜로 평년과 비슷했지만, 시간당 100㎜ 이상의 집중호우가 15개 지점에서 관측됐다. 2020∼2024년 연평균 발생 횟수 7.8건과 비교하면 약 두 배 수준이다. 전체 강수량이 크게 늘지 않더라도 짧은 시간 특정 지역에 비가 집중되는 위험은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경주는 대규모 풍수해를 직접 경험한 지역이기도 하다.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 당시 경주지역 공공시설 피해는 745건, 피해액은 1,11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경주시가 관리하는 공공시설만 650건에 469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 사유시설 피해도 1만906건, 95억 원 규모에 달했다.

당시 피해 이후 경주시는 도로와 교량, 하천 등을 대상으로 재해복구사업을 추진해 왔다. 2024년에도 국가하천 1곳과 지방하천 35곳, 소하천 302곳을 대상으로 태풍·집중호우 대비 정비와 점검을 진행하는 등 우기 전후 하천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이번 하반기 점검에서는 수문의 경우 본체와 암거, 문기둥, 날개벽, 물받이 등의 균열과 파손 여부를 확인하고 개폐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도 점검한다. 집중호우 때 수문이 제대로 열리거나 닫히지 않을 경우 배수 지연이나 주변 침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작동 상태 확인이 주요 점검 대상이다.

제방에서는 물 흐름에 따라 흙이나 구조물이 깎이는 세굴·침식과 누수, 침하 여부를 살핀다. 제방에 자란 수목과 식생이 구조물에 미치는 영향과 시설물 파손 상태도 확인한다. 하천 흐름을 방해하거나 제방 안정성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는 불법 점용과 공작물 설치, 무단 절토·성토 행위도 함께 조사한다.

하천시설 관리의 중요성은 사고 발생 뒤 복구에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과도 연결된다. 2024년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집중호우만으로도 711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고 정부가 확정한 복구비는 1,137억 원에 달했다. 예방적 시설관리와 위험구간 정비가 필요한 이유다.

경주시는 이번 조사에서 발견되는 결함을 위험성과 시급성에 따라 분류할 방침이다. 현장에서 바로 조치할 수 있는 사항은 즉시 정비하고, 구조적 보강이나 별도 예산이 필요한 시설은 향후 유지보수사업에 반영해 단계적으로 개선한다.

특히 하천시설은 평상시에는 시민이 위험성을 체감하기 어렵지만 집중호우나 태풍 때는 제방 붕괴와 범람, 주거지·농경지 침수 등 대규모 피해를 막는 방재시설 역할을 한다. 시간당 100㎜ 이상의 극한호우가 과거보다 빈번해지는 상황에서 시설의 정상 작동 여부를 재난 발생 이전에 확인하는 예방 중심의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하천 시설물은 집중호우와 태풍 등 자연재해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기반시설”이라며 “철저한 점검과 신속한 보수·보강으로 안전한 하천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과거 태풍으로 1천억 원이 넘는 공공시설 피해를 경험한 경주에서 이번 점검의 실질적인 성과는 단순히 103곳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발견된 위험요인을 다음 집중호우 이전에 얼마나 신속하게 정비하느냐에 달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