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서 다양한 가족 한자리에… ‘가족다움 축제’로 지역공동체 의미 되새겨

2026-09-07     김종선 기자

가족의 형태와 배경, 장애 여부에 관계없이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가족축제가 강원 인제에서 열렸다. 다문화가구가 꾸준히 늘고 장애아동의 지역사회 참여 확대가 정책 과제로 이어지는 가운데, 서로의 차이를 일상에서 이해하는 지역 공동체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인제군가족센터는 지난 5일 인제산촌민속박물관 야외 일대에서 지역 주민과 다양한 가족이 참여하는 ‘2026 가족다(多)움 가족축제’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가족마다 구성과 생활방식은 다르지만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특히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족, 특수교육대상 아동 등이 공연과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면서 특정 가족을 지원 대상으로만 바라보기보다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함께 어울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족 구성의 다양성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전국 다문화가구는 43만9,304가구로 전년 41만5,584가구보다 5.7% 증가했다. 2019년 35만3,803가구와 비교하면 5년 사이 24.2% 늘었다. 강원지역 다문화가구도 2023년 1만397가구에서 2024년 1만919가구로 5.0% 증가했다.

다문화가족의 형성도 계속되고 있다. 2024년 다문화 혼인은 전국에서 2만1,450건으로 전년보다 5.0% 늘었으며,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출생아는 1만3,416명으로 10.4% 증가했다. 지역사회에서 문화적·언어적 배경이 다른 가족과 자녀가 함께 생활하는 환경이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변화는 가족지원 정책이 단순한 복지서비스 제공을 넘어 주민 간 교류와 사회적 관계 형성까지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2023년 가족실태조사에서도 가족 구성과 생활방식 변화에 따라 돌봄, 사회적 고립 등 서로 다른 어려움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인가구 가운데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돼 외롭다’고 응답한 비율은 2020년 18.3%에서 2023년 23.3%로 높아졌다. 가족과 이웃 간 관계망을 강화하는 지역 단위 활동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축제는 오전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개회식과 축하공연으로 이어졌다. 특수교육대상 아동과 결혼이주여성, 다문화가족 등이 무대에 올라 주민들과 공연을 함께 즐겼으며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체험과 먹거리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장애아동과 청소년의 문화예술 참여를 지역사회가 함께 응원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오후에는 ‘2026년 제2회 다름다운 스케치북 사생대회 시상식’이 열려 장애아동·청소년의 작품을 전시하고 수상자들의 성취를 축하했다. 사생대회는 장애를 개인의 한계로 바라보기보다 참가자의 재능과 개성을 발견하고 주민들의 장애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취지로 진행됐다.

장애아동의 지역사회 참여와 교육·문화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은 국가 정책에서도 강조되고 있다. 정부의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 시행계획은 복지뿐 아니라 교육, 문화예술, 체육, 이동권 등 생활 전반의 참여 기회를 주요 정책 분야로 두고 있다. 2025년에는 장애아동 발달재활서비스 지원 대상을 기존 8만6천 명에서 10만4천 명으로 확대하는 등 장애아동과 가족에 대한 지역사회 지원도 강화됐다.

이번 행사에는 가족센터만이 아니라 지역 군부대와 유관기관, 어린이집 등도 프로그램 운영에 참여했다. 가족 문제를 개별 가정이나 복지기관만의 영역으로 한정하지 않고 지역의 여러 기관이 함께 지원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군부대가 위치한 인제의 지역 특성과 다문화가구 증가, 장애아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등을 고려하면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지역 행사의 역할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일회성 축제를 넘어 주민 간 교류와 이해가 일상적인 관계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앞으로의 과제로 꼽힌다.

정국현 인제군가족센터장은 “이번 가족다움 축제가 아이부터 어른까지 온 가족이 함께 웃고 즐기면서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 다문화가구가 5년 사이 24% 넘게 증가하는 등 한국 사회의 가족 모습이 빠르게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이번 축제는 가족의 차이를 구분하기보다 지역 안에서 함께 생활하는 구성원으로 이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