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서 배우는 ‘생활 속 경제’…어린이 플리마켓·AI 체험 한자리에
10월 2∼4일 젊음의 광장서 중소기업 우수제품 박람회와 연계 운영 어린이 판매·소비 체험부터 AI·친환경 교육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 마련
어린이들이 직접 물건의 가격을 정하고 판매와 소비를 경험하며 경제 원리를 배우는 체험행사가 원주에서 열린다. 지역 중소기업 제품이 거래되는 박람회 현장을 교육 공간으로 활용해 경제활동뿐 아니라 인공지능(AI)과 자원순환까지 함께 접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원주시미래성장교육관은 오는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원주시 젊음의 광장에서 열리는 ‘2026 원주 중소기업 우수제품 박람회’와 연계해 ‘2026 미래성장 키즈 페스타’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어린이가 상품을 만드는 단계부터 가격 결정, 홍보, 판매, 구매까지 경제활동의 과정을 직접 경험하도록 구성됐다. 교재를 통해 매출이나 소비 개념을 배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거래와 비슷한 환경에서 판매자와 소비자의 입장을 모두 체험하게 하는 방식이다.
특히 중소기업 제품이 실제 전시·판매되는 박람회장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지역경제와 교육을 연결하는 성격도 갖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1일 발표한 ‘2024년 기준 중소기업 기본통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은 약 850만 개로 전체 기업의 99.9%를 차지한다. 중소기업 종사자는 1,912만5천 명으로 전체 기업 종사자의 80.4%에 달했으며, 매출액은 3,324조2천억 원으로 전체 기업 매출의 43.7%를 차지했다. 어린이들이 박람회 현장에서 생산과 판매 과정을 접하는 것은 우리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역할을 생활 속에서 이해할 기회가 될 수 있다.
경제교육의 필요성은 금융이해력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만 18∼79세 성인 2,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이해력은 65.7점으로 2022년 66.5점보다 0.8점 낮아졌다. 금융지식은 73.6점, 금융행위는 64.7점으로 각각 이전 조사보다 하락했고, 특히 20대의 금융이해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여서 어린이의 금융 수준을 직접 보여주는 지표는 아니지만, 금융당국이 생애주기별 경제·금융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배경을 보여준다.
행사 첫날인 10월 2일에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단체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참가 어린이들은 원주를 상징하는 장미꽃과 은행나무, 치악산, 복숭아 등의 이미지를 활용해 비누를 만들고 모형 화폐와 상품을 이용한 거래를 체험한다. 상품을 만드는 생산자의 역할과 물건을 선택하는 소비자의 역할을 번갈아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AI와 환경을 주제로 한 체험도 마련된다. ‘씽씽 코딩탐험대’에서는 블록코딩을 통해 AI 기술의 기초적인 작동 원리와 활용 방식을 접한다. ‘꼬물꼬물 자연공방’에서는 숲에서 얻을 수 있는 자연물을 활용해 작품을 만들면서 친환경 생산과 소비의 의미를 살펴본다.
중고물품을 다시 사용하는 플리마켓은 자원순환이라는 사회적 의미도 갖는다. 국가통계 자료를 보면 2023년 기준 국민 1명이 하루에 배출한 생활폐기물은 평균 1.2㎏이었다. 같은 해 전국 일반폐기물 재활용률은 59.0%로 집계됐다. 사용 가능한 장난감이나 의류, 책을 버리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판매해 다시 사용하는 경험은 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제품의 사용기간을 늘리는 순환경제의 기본 원리를 어린이 눈높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방식이다.
10월 3일과 4일에는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플리마켓이 운영된다. 오전에는 플리마켓의 개념과 판매자가 하는 일을 익히고 직접 사용할 가게 간판을 만든다. 오후에는 젊음의 광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중고 장난감과 의류, 책, 육아용품 등을 판매한다.
어린이들은 판매할 제품의 가격을 스스로 결정하고 물건을 진열한 뒤 구매자에게 상품을 알리는 과정까지 맡는다. 판매가 끝난 뒤에는 수입을 확인하고 다른 가게의 상품 가격과 필요성을 비교해 구매하면서 매출과 소득, 소비, 선택과 같은 경제 개념을 실제 거래 속에서 익히게 된다.
행사장에서는 경제 퀴즈와 생태경제 체험, 어린이 장기자랑 등 가족 방문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지역 기업의 제품을 소개하는 박람회와 어린이 경제교육을 한 공간에서 진행해 부모와 자녀가 지역경제의 생산·유통·소비 과정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원주시 경제진흥과장은 “아이들에게 경제를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물건을 만들고 팔고 사며 정산해 보는 경험이 더욱 생생한 교육이 될 수 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어린이들이 경제활동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AI와 환경 등 미래사회에 필요한 분야로 관심을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실제 판매 현장에서 경제교육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단순한 어린이 체험행사를 넘어 지역경제와 미래교육을 연결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판매와 소비, 재사용, 디지털 기술을 한 공간에서 경험하는 프로그램이 어린이들에게 합리적인 소비와 자원 활용의 의미를 익히는 생활형 경제교육으로 이어질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