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아프리카 실제 크기 반영한 ​​새로운 세계 지도 채택 결의

- 기존 메르카토르 지도는 아프리카와 그린란드 비슷 - 실제는 아프리카가 그린란드보다 14배나 더 커 - 기존 아프리카 지도는 옆으로 펼쳐져 그려졌으나 실제는 위아래로 홀쭉한 모양

2026-09-05     박현주 기자
유엔총회, “지도

유엔 총회는 아프리카의 크기를 보다 더 정확하게 반영하는 새로운 세계 지도로 기존 세계 지도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토고(Togo)가 발의하고 아프리카 연합(AU) 회원국들이 지지한 지도 수정 결의안”(Correct the Map resolution)은 프랑스와 영국을 포함한 164개국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미국만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고, 6개국은 기권했다고 BBC5일 보도했다.

유엔의 투표는 구속력이 없지만, 전 세계 기관에서 사용하는 지도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16세기부터 널리 사용되어 온 메르카토르 지도(Mercator map)는 아프리카의 크기를 그린란드와 비슷하게 묘사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아왔는데, 실제로는 아프리카가 그린란드보다 14배나 더 크다.

비평가들은 이로 인해 적도 부근 국가들의 개발 필요성과 잠재력이 경시된다고 주장한다.

메르카토르 지도는 1569년 플랑드르(Flemish) 출신의 지도 제작자(cartographer) 게라르두스 메르카토르(Gerardus Mercator)가 유럽 탐험가들이 세계를 항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제작했다고 한다. ‘Flemish’는 벨기에의 북부 지역인 플란데런(Flanders) 지역이나 그곳의 사람, 언어를 지칭하는 말이다.

그의 지도가 왜곡된 이유는 지구 표면을 2차원 지도에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세계 지도를 그릴 때는 언제나 타협이 필요하다.

메르카토르 지도는 지구의 곡률을 나타내기 위해 적도 부근의 국가를 실제보다 작게, 극지방에 가까운 국가를 더 크게 보이도록 만들어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 지도 제작자 팀이 등면적 지구 투영법”(Equal Earth projection)이라고 부르는 등면적 지도(equal area map)를 만들었다.

지난 2, 아프리카 연합(AU)54개 회원국은 이를 채택하면서 특히 아프리카를 비롯한 모든 대륙의 크기를 더욱 정확하게 나타낸다고 밝혔다.

온라인 캠페인 단체 #CorrectTheMap미국, 중국, 인도, 일본, 멕시코, 그리고 유럽의 상당 부분을 아프리카에 넣고도 땅이 남을 것이라먀 아프리카가 면적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4(현지시간) 투표를 앞두고 토고 외무장관 로베르 뒤세이(Robert Dussey)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공정한 세상은 공정한 지도에서 시작된다”(A fair world begins with a fair map.)고 말했다.

앞서 그는 유엔 브리핑에서 지도는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지도는 인식을 형성하고, 세계 속 여러 민족과 대륙의 위치를 ​​이해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프랑스 외무장관 장노엘 바로(Jean-Noël Barrot)의 지지를 받았는데, 바로 장관은 외무부가 메르카토르 지도 사용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로 장관은 지도를 바꾸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것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세상을 왜곡하는 표현을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이미 진실을 밝히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엔 주재 미국 대표인 야리나 페렌체비치(Yaryna Ferencevych)는 해당 결의안이 유엔 총회의 역할과 목적을 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이 기구는 국제 평화, 번영 또는 우호 관계와 같은 진정한 문제에 집중하는 대신, 16세기 지도 제작 사업과 그것이 배상 및 인지적 정의를 촉진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논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3, 미국은 대서양 노예무역’(transatlantic slave trade)인류에 대한 가장 심각한 범죄로 규정하는 결의안이 채택되었을 때도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메르카토르 지도 폐지 운동을 주도하는 단체 중 하나인 아프리카 노 필터’(Africa No Filter)' 레라토 ​​모고아틀레(Lerato Mogoatlhe)BBC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지도에서 아프리카가 잘못 표현되는 것은 단순한 지도 제작상의 오류가 아니라, 서사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노 필터는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부정적이고 정형화된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보다 정확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 비영리 단체로, 이들은 언론, 예술, 문학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아프리카의 실제 모습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는 단체이다.

레라토 ​​모고아틀레는 이는 아프리카에 대한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속된 잘못된 정보와 허위 사실 유포를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케냐의 지리학자 키오코 무엔도(Kioko Muendo)는 메르카토르 지도가 아프리카 대륙의 방대한 자원, 인구 및 투자 기회를 암묵적으로 과소평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도는 여행자를 위한 단순한 안내서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지역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인식을 형성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