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행위자 85.3%가 부모…인천, 700명 대상 긍정양육 교육
- 송도컨벤시아에서 이호선 교수 초청‘아이를 지키는 어른의 기술’주제 강연 진행 - 실질적 예방 활동과 교육으로 안전한 양육 환경 조성할 것
지난해 전국에서 아동학대 신고가 6만3000건을 넘어선 가운데 인천시가 부모와 시민을 대상으로 긍정적인 양육 방식과 자녀 소통법을 알리는 예방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아동학대 사례의 80% 이상이 가정에서 발생하고 학대행위자 역시 부모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나면서, 신고와 사후보호뿐 아니라 일상적인 양육 과정에서 학대를 예방하는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4일 송도컨벤시아에서 학부모와 시민 등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동학대 예방 부모특강’을 개최했다. 당초 시가 사전 모집한 인원은 500명이었지만 실제 행사에는 이보다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이번 교육은 아동학대를 심각한 폭력사건에 한정해 바라보기보다 부모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과 훈육 방식, 자녀와의 갈등 상황을 돌아보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족상담 분야에서 활동해 온 이호선 교수가 ‘아이를 지키는 어른의 기술’을 주제로 부모 역할과 긍정양육, 자녀와의 대화·관계 형성 방법 등을 설명했다.
부모교육의 필요성은 최근 공개된 국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보건복지부의 ‘2025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동학대 신고접수는 6만3166건으로 2024년 5만242건보다 1만2924건, 25.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조사 결과 아동학대로 최종 판단된 사례는 2만3648건이었다.
신고가 크게 늘어난 반면 학대 판단 건수는 전년보다 844건, 3.4% 감소했다. 보건복지부는 과거에는 훈육으로 여겨 지나쳤을 상황까지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사회적 인식 변화가 신고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학대가 의심될 경우 주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주목할 부분은 실제 학대가 발생한 장소와 행위자다. 2025년 아동학대 사례 가운데 부모가 학대행위자인 경우는 2만172건으로 전체의 85.3%를 차지했다. 가정에서 발생한 학대 역시 1만9752건으로 83.5%였다. 부모 대상 예방교육이 단순한 가족교육을 넘어 아동보호 정책의 한 축으로 다뤄지는 배경이다.
재학대 문제도 남아 있다. 지난해 한 번 이상 학대 피해를 경험했던 아동이 다시 학대를 받은 사례는 3584건으로 전체 판단 사례의 15.2%를 차지했다. 아동학대로 숨진 아동도 38명으로 전년보다 8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절반은 1세 미만 영아였다. 초기 신고 이후 피해아동과 가족에 대한 지속적인 사례관리와 부모교육, 치료·상담을 함께 진행해야 하는 이유다.
다만 부모교육만으로 아동학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 어려움과 양육 스트레스, 가족갈등, 정신건강 문제 등 위기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학대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피해아동을 보호하는 행정·경찰·전문기관의 대응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인천도 예방교육과 현장 대응을 병행하고 있다.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군·구별 어린이집 보육교직원을 대상으로 모두 9차례 찾아가는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2024년에는 511개 어린이집에서 911명, 2025년에는 574개소에서 984명의 보육교직원이 관련 교육에 참여했다. 올해는 학대예방경찰관과 연계한 교육과 영유아 권리존중 캠페인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인천에는 학대피해 아동과 가족을 상담·치료하고 재학대를 막기 위한 아동보호전문기관도 5곳이 운영되고 있다. 해당 기관은 피해아동과 가족, 학대행위자를 대상으로 상담과 치료, 사례관리 등을 담당해 신고 이후 가정이 다시 안정적인 양육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때문에 아동학대 예방 정책의 성과도 교육 참가자 수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모교육 이후 긍정적 양육방식에 대한 인식이 실제로 변화했는지, 학대 위험가정이 상담·복지서비스와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는지, 재학대 비율이 감소하는지 등을 함께 확인해야 실질적인 예방 효과를 평가할 수 있다.
인천시는 오는 11월 19일 아동학대 예방의 날에도 시민 캠페인과 추가 명사 특강을 진행할 계획이다. 일회성 행사를 넘어 보호자와 보육교직원, 일반 시민이 아동의 권리와 훈육의 경계를 지속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예방교육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남영희 인천시 균형발전부시장은 “아이들이 온전히 존중받고 보호받을 때 우리 사회가 더욱 건강하고 정의로운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다”며 “지역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아동학대 예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넓히고 실효성 있는 교육과 예방 활동을 통해 안전한 양육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