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21% 넘어선 계양…취약계층 100가구 ‘가스안전’ 손본다
- 민·관·기업 협력으로 안심 센서 가스레인지 100대 지원
고령층과 1인 가구가 늘면서 가정 내 화재사고를 개인의 주의만으로 예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인천 계양구가 경제적 이유로 노후 가스레인지를 교체하지 못하는 주거 취약계층 100가구의 안전시설 개선에 나선다. 복지 대상자를 발굴하는 행정과 민간기업의 기술·물품 지원을 결합해 사고 발생 이후 지원보다 사전 예방에 무게를 둔 사업이다.
계양구는 지난 3일 계양구지역사회보장협의체, 대한건설기계설비협회 가스공사업협의회와 주거 취약계층의 가스사고 예방을 위한 ‘가스안전지킴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계양구와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노후 가스레인지 교체가 시급한 취약계층 100가구를 발굴하고 지원 이후 안전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 가스공사업협의회는 약 2000만원 상당의 안심센서형 가스레인지 100대를 제공하고 설치를 담당한다. 단순 계산하면 한 가구당 약 20만원 상당의 안전설비가 지원되는 셈이다.
가스안전지킴이는 지역 내 민간자원을 복지와 연결하는 ‘계양가치자원발전소 프로젝트’의 하나다. 지난해에도 같은 방식으로 주거 취약계층 100가구를 발굴해 노후 가스레인지 교체를 지원했으며 올해 두 번째 사업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사업 역시 행정과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대상자를 찾고 가스공사업계가 설비 지원을 맡는 민·관 협력 방식으로 추진됐다.
사업이 고령층과 취약가구에 집중되는 데에는 계양구의 인구구조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를 바탕으로 집계한 2026년 7월 계양구 인구는 27만6125명이며 65세 이상 비율은 21.5%로 나타났다. 2024년 18.2%, 2025년 20.1%에서 계속 상승해 이미 주민 5명 가운데 1명 이상이 고령자인 초고령사회 단계에 들어섰다.
가구 규모도 작아지고 있다. 국가통계포털 자료를 토대로 한 2025년 계양구 1인 가구 비율은 32.4%, 독거노인가구 비율은 10.2%로 집계됐다. 혼자 생활하는 고령자는 조리 중 이상 상황이 발생해도 즉시 도움을 받기 어렵고, 인지·신체 기능 저하가 겹칠 경우 화재 대응도 늦어질 수 있어 주거환경 자체의 안전성을 높이는 정책이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 주거공간의 화재는 일상적인 부주의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소방청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전국 아파트 화재 1만4112건을 분석한 결과 부주의가 원인인 화재가 6979건으로 전체의 49.5%를 차지했다. 부주의 화재 가운데 음식물 조리 중 발생한 사고가 3188건으로 45.7%에 달해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아파트 화재로 174명이 숨지고 1607명이 다치는 등 모두 1781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음식 조리가 집중되는 오후 6시부터 8시 사이 화재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돼 주방 화재 예방이 생활안전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번에 설치하는 안심센서 가스레인지는 과열이나 비정상적인 사용 상황에서 사고 가능성을 낮추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고령자나 장애인, 혼자 생활하는 취약계층처럼 조리기구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가구에서는 노후 가스기기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보다 안전장치가 적용된 설비로 교체하는 것이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도 가스사고를 사고 원인과 유형별로 분석하고 예방사례를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고 발생 이후 조치뿐 아니라 노후시설 개선과 사용자 안전관리, 예방기술 적용을 함께 강화하는 방향으로 안전정책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번 사업은 저소득층 지원을 현금이나 생필품 제공에만 한정하지 않고 주거공간의 위험요인을 미리 제거하는 ‘예방형 복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화재나 가스사고가 발생하면 치료비와 주택복구비, 임시거주 지원 등 더 큰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사고 위험이 높은 가구를 미리 찾아 설비를 개선하는 방식이다.
다만 연간 100가구 지원이 계양구 전체 취약계층의 수요를 충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업의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설치 이후 실제 사고 감소 효과와 대상자의 연령·가구 형태, 추가 교체 수요 등을 분석하고 필요한 경우 민간 후원과 공공예산을 연계해 지원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박형우 계양구청장은 “고령층과 1인 가구가 증가하는 만큼 가스 안전은 더 이상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지역사회가 함께 살펴야 할 과제”라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주거 취약계층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성묵 계양구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공동위원장도 복지 사각지대와 생활안전 분야의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계양구는 올해 선정된 100가구의 설치와 사후점검을 진행하면서 지역 내 주거 취약계층의 생활안전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