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민간임대 조합원 모집신고 ‘0건’…확정 공급 홍보 주의보

2026-09-05     이정애 기자

인천 부평구에서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을 둘러싼 홍보와 회원 모집이 이어지면서 구가 주민들에게 계약 전 사업 진행상황을 반드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지난 8월 말까지 부평구가 법에 따라 정식 수리한 조합원 모집신고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돼, 사업이 확정된 것처럼 홍보하는 사례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부평구는 최근 민간임대주택 관련 사업의 추진 단계와 토지 확보 현황, 납부금 반환 조건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계약할 경우 금전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민 대상 예방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가 지난 2일 공개한 공식 안내에 따르면 8월 31일 기준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 조합원 모집신고 수리 실적은 0건이다. 현재 부평지역에서 정식 조합원 모집신고를 마쳤다고 주장하는 사업이 있다면 구청을 통해 사실 여부를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은 일반적인 아파트 분양과 사업구조가 다르다. 여러 사람이 협동조합을 구성해 출자금을 모으고 부지를 확보한 뒤 임대주택을 건설해 조합원에게 우선 공급하는 방식이다. 사업 초기에는 토지 확보와 인허가, 자금조달 등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가 있어 홍보 단계에서 제시되는 입주시기나 분양전환 조건이 최종 확정된 내용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현행 민간임대주택법은 30호 이상 일정 규모의 민간건설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조합원을 모집하려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고 공개모집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해당 주택 건설대지의 80% 이상에 대한 토지 사용권원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 지방자치단체는 조합원 모집신고를 수리할 수 없다.

토지 확보율 확인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집 당시 사업자가 제시한 건축 규모와 입주시기, 분양전환 가격 등이 있더라도 토지 사용권원 확보와 사업계획 승인 등이 뒤따르지 않으면 사업기간이 길어지거나 계획 자체가 변경될 수 있다. 사업이 중단될 경우 이미 납부한 출자금이나 계약금 반환을 놓고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계약자의 법적 지위 역시 확인해야 한다. 부평구의 최신 안내에 따르면 협동조합 설립을 준비하는 ‘발기인’ 모집 단계에는 조합원 공개모집과 다른 규정이 적용되며, 출자금 반환이나 철회에 관한 별도의 법적 규정이 없어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 구는 계약서에 적힌 탈퇴 조건과 출자금 환급 시기, 추가 분담금 발생 가능성 등을 계약 전에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부평만의 현안도 아니다. 아산시와 포천시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올해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을 표방하면서 토지 확보나 인허가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입비·계약금을 모집하는 사례를 이유로 주민들에게 주의 안내를 내놓았다. ‘확정 공급’, ‘저렴한 임대료 보장’, ‘우선 분양’ 등 홍보문구만으로 사업의 확정성을 판단하지 말라는 것이 공통된 내용이다.

부평구가 관련 안내를 반복하는 것도 이런 위험 때문이다. 구는 지난 4월에도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과 관련해 일부 사업이 토지 확보나 사업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합원을 모집할 경우 사업 지연에 따른 부담이 가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후에도 누리집과 공식 SNS, 지역 소식지 등을 활용해 가입 전 확인사항을 안내해 왔다.

이번에는 지역 내 현수막을 통해 주의사항을 알리는 동시에 관계 부서에 불법 모집·홍보 현수막 정비도 요청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사업이 확정된 것처럼 오인할 가능성이 있는 광고를 줄이고 계약 전 행정기관 확인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특히 주민 입장에서는 ‘회원 모집’이라는 표현 자체보다 계약서상 자신이 발기인인지 정식 조합원인지, 조합원 모집신고가 수리됐는지, 토지 사용권원이 어느 정도 확보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합원 모집신고가 수리됐다고 해도 주택건설사업 승인이나 착공·준공까지 모두 보장된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에 사업 단계별 인허가 현황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민간임대주택 관련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행정기관의 사전 안내뿐 아니라 사업 단계와 토지 확보율, 자금관리 구조 등을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정보공개도 중요하다. 수천만원의 출자금이나 계약금이 오갈 수 있는 주택사업의 특성상 계약 이후 피해를 구제하는 것보다 계약 전에 사업 실체를 확인하는 것이 재산권 보호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부평구 관계자는 “민간임대주택은 일반분양과 사업 방식이 다른 만큼 계약 전에 사업 추진 상황과 납부금 반환 조건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며 “주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다양한 매체를 통한 홍보와 불법 광고물 정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