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2026 그린바이오 산업 국제 컨퍼런스’ 개최...EU 수출 연결 나선다
그린바이오 산업 글로벌 협력 및 EU 시장 진출 모색 한국-리투아니아 업무협약, 동물용 헬스케어 제품 해외시장 진출 협력 강화
포항시는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경상북도와 공동으로 ‘2026 그린바이오 산업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포항테크노파크가 행사를 주관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했으며 국내외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행정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올해 행사는 그린바이오 가운데서도 동물용의약품 분야에 무게를 뒀다. 국내 연구기관과 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해외 인허가와 수출로 연결하기 위해 유럽과 북미, 동남아시아 전문가들과 시장 진입 전략을 논의하는 방식이다.
산업 성장 가능성은 정부 정책에서도 확인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동물용의약품 산업 규모는 2023년 약 1조3000억원, 수출은 약 3000억원이었다. 정부는 신약 개발과 규제 개선, 해외시장 지원을 통해 2035년 산업 규모를 4조원, 수출을 1조5000억원으로 각각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산업 규모는 약 3배, 수출은 5배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수출 증가세도 나타나고 있다. 농식품부가 집계한 지난해 1~2월 동물용의약품 수출액은 664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8% 증가했다. 라이신과 백신, 동물용 의료기기 등이 증가세를 이끌었으며 특히 동물용 백신 수출은 중동지역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16.6% 늘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증가도 관련 시장을 확대하는 사회적 배경이다. 농식품부가 국가승인통계로 처음 실시한 ‘2025년 반려동물 양육현황조사’에서 전체 가구의 29.2%가 현재 거주지에서 반려동물을 직접 키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동물 한 마리당 월평균 양육비는 12만1000원, 이 가운데 병원비는 평균 3만7000원이었다. 치료와 예방, 진단 수요가 확대될수록 동물용의약품과 정밀 헬스케어 기술의 산업적 중요성도 커지는 구조다.
정부 역시 그린바이오를 단일 연구 분야가 아닌 국가 성장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농식품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첫 법정 중장기 계획인 ‘제1차 그린바이오산업 육성 기본계획’은 2031년까지 국내 시장 규모 10조원, 매출 100억원 이상 선도기업 300개 육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동물용의약품은 종자·미생물·곤충·천연물·식품소재와 함께 6대 그린바이오 분야에 포함됐다.
포항에는 이를 뒷받침할 연구·사업화 기반도 단계적으로 구축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3월 포항에 동물용 그린바이오의약품 산업화거점과 첨단분석시스템을 구축했다. 첨단분석시스템은 AI와 로봇을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자동화하는 시설로, 정부는 통상 한 달 이상 걸리던 후보물질 탐색 과정이 3일 이내로 단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화거점에는 세포배양과 의약품 소재 추출·정제 장비도 갖춰 기업들이 임상시험용 시료 생산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공용 연구시설은 중소 바이오기업의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동물용 신약 개발은 후보물질 탐색과 효능·안전성 평가, 임상시험, 제품 생산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고 GMP 수준의 제조시설도 필요하다. 자체 연구·생산 장비를 확보하기 어려운 벤처기업에는 시설 투자비가 사업화의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포항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도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항테크노파크가 시의회에 보고한 계획을 보면 캠퍼스는 약 1750평 규모로 조성되며 연구시설과 기업 입주시설을 갖춰 15개사 이상의 기업 유치를 추진한다. 농식품부 자료상 포항 벤처캠퍼스의 사업비는 350억원 규모다.
경북 전체에서도 포항은 동물용의약품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설정돼 있다. 농식품부가 지정한 ‘경상북도 그린바이오산업 혁신 융합지구’는 포항·안동·상주·예천·의성 등을 연계해 동물용의약품과 곤충, 천연물 분야를 육성한다. 해당 지구는 기업 123곳 유치와 신규 고용 2000명, 유니콘기업 3곳 육성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도 연구 결과를 해외시장에 연결하는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첫날에는 국내외 산·학·연·관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네트워킹 행사가 진행됐고, 3일 본행사는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세 분야의 세션으로 운영됐다.
포스텍과 경북대 수의대가 참여한 세션에서는 식물 기반 바이오 플랫폼과 동물용의약품, 엑소좀, 재생의학, 반려동물 헬스케어 분야 연구 동향을 공유했다.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확보한 기술을 기업의 제품개발로 연결하는 산학협력 방안도 논의됐다.
한국과 리투아니아 협력 세션에서는 EU 동물용의약품 시장 진입 절차와 사업화 전략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리투아니아 보건과학대(LSMU), 라트바이오, 그라스메디, 포항테크노파크 등 4개 기관은 국내 기술의 EU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단순한 국제 교류를 넘어 현지 연구기관과 기업을 활용해 인허가와 시장진입 과정의 협력 통로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캐나다와 필리핀 전문가들이 참여한 수출협력 세션에서는 국가별 시장 특성과 동물헬스케어 산업의 변화, 해외 판로 확대 방안 등이 논의됐다. 동물용의약품 산업이 기존 축산용 치료제 중심에서 반려동물 진단·재생의학·정밀 헬스케어 등 고부가 분야로 확장되는 흐름도 다뤄졌다.
포항의 향후 과제는 구축 중인 연구시설과 국제 네트워크를 지역 기업의 매출과 수출로 실제 연결하는 데 있다. 연구장비 이용 기업 수와 신제품 개발 실적, 인허가 획득, 신규기업 유치와 고용, 수출액 등이 산업 기반 구축의 성과를 판단할 구체적인 지표가 될 전망이다. 포항시는 현재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를 비롯해 바이오반도체 국가연구소 지원과 해양바이오메디컬 실증연구센터 등 바이오 분야 기반 확충을 주요 미래산업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용선 포항시장은 지난 7월 취임 이후 철강 중심의 지역 산업구조를 AI와 첨단소재 등 미래산업으로 다변화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이번 행사와 관련해 “한국-리투아니아 협력을 비롯한 국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지역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해 포항이 글로벌 그린바이오 산업의 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