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제2회 추경안 810억 원 증액' 편성...민생·지역경제·시민 안전 분야에 집중

지방채 550억 원 발행은 상당 부분 진행된 계속사업 마무리에 한정

2026-09-03     이상수 기자
포항시청사

철강산업 침체와 세입 여건 악화로 지방재정 운용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포항시가 550억원의 지방채 발행을 포함한 3조3290억원 규모의 올해 두 번째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신규사업은 최대한 억제하고 기존 계속사업과 민생·안전 분야에 재원을 집중한다는 방침이지만, 차입 규모가 이번 추경 전체 증액분의 약 68%에 달하면서 향후 상환계획과 재정건전성 관리도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포항시는 2026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 3조2480억원보다 810억원 늘어난 3조3290억원 규모의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지난 1일 포항시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올해 포항시 재정 규모는 본예산부터 빠르게 확대됐다. 2026년 본예산은 3조880억원이었으며 지난 6월 확정된 제1회 추경에서 1600억원, 5.18%가 증가한 3조2480억원으로 늘었다. 당시 증액분 가운데 일반회계가 1446억원, 특별회계가 154억원이었다.

이번 제2회 추경까지 반영하면 올해 예산은 본예산보다 총 2410억원, 약 7.8% 증가하게 된다. 다만 두 번째 추경 증액분 810억원 가운데 지방채 발행 예정액이 550억원으로 약 67.9%를 차지한다. 전체 추경예산 3조3290억원과 비교하면 지방채 발행 규모는 약 1.7% 수준이다.

시는 추가 차입에 앞서 기존 사업과 경상경비를 줄여 자체 재원 확보에 나섰다. 사업의 시급성과 연내 집행 가능성을 다시 검토해 263억원을 감액하고, 경상경비와 집행잔액, 사업 취소분 등을 조정하는 한편 시책업무추진비를 5% 일괄 삭감해 137억원의 자체 재원을 추가로 마련했다.

그럼에도 이미 착수한 국·도비 매칭사업과 계속사업을 마무리하기 위한 시비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해 550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지방채는 지방정부가 부족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무로 당장의 사업재원을 확보할 수 있지만 향후 원금과 이자를 재정으로 상환해야 한다. 때문에 현재 필요한 사업의 시급성과 미래 재정부담을 함께 따져야 한다.

포항시의회도 지방채 발행 계획을 별도로 점검하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달 31일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련 간담회를 열고 지방채 발행 필요성과 규모, 기존 채무를 포함한 원리금 상환계획을 논의했다. 의원들은 공유재산 활용과 자체재원 확충, 세출 구조조정 등 중장기적인 재정 정상화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포항의 재정 부담은 지역경제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포항시는 철강산업의 어려움 등으로 2025년 8월 28일부터 2027년 8월 27일까지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에 따라 산업위기 대응지역 투자기업에는 기업 규모별로 일반지역보다 높은 입지·설비투자 보조 비율이 적용되고 있다.

포항시의회에서도 지난해 말부터 철강경기 하락에 따른 세입 감소와 국·도비 보조사업 확대, 대규모 계속사업 증가가 지방채 발행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시의회에서는 재정자립도·재정자주도 하락과 부채 증가를 이유로 신규 투자사업의 수익성과 공공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재정운용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시는 이번 지방채를 새로운 대규모 사업을 시작하는 데 사용하기보다는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우선 배분한다는 입장이다.

주요 대상에는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구축과 환호공원 공영주차타워 등 계속사업이 포함됐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 재해위험지역 정비, 시설물 안전진단 등 시민 생활과 직접 연결된 사업에도 재원을 배분한다.

포항시는 현재 철강산업 구조 전환과 이차전지·AI·바이오 등 신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국책·연구개발 사업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철강산업 분야에서만 스마트그린산단 대개조 13개 사업에 1950억원, 철강 AI 공정 실증테스트베드 구축에 450억원 규모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미래산업 투자와 민생사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체 재원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할지가 앞으로의 재정운용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도비 공모사업도 정부 지원액만으로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비 부담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대규모 사업이 늘어날수록 지방정부의 자체 부담도 함께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는 이번 지방채 발행을 계기로 2027년도 본예산부터 재정운용 기준을 강화한다. 법정·의무경비와 필수경비를 먼저 반영한 뒤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가용재원 안에서 신규사업과 투자사업의 우선순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지방채 관리 방식도 재검토한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채무는 재정 여건에 따라 조기 상환하고, 기존 지방채를 더 낮은 금리의 채무로 전환하는 차환 가능성도 검토해 장기적인 이자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결국 이번 추경의 정책 효과는 550억원의 차입금이 연내 집행 가능한 사업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투입되는지와 함께 향후 채무 증가를 억제할 재정계획을 실제로 마련할 수 있는지에 따라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 심의 과정에서도 사업별 시급성과 집행률, 지방채 상환재원 확보 방안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박용선 포항시장은 “시민 안전과 민생을 지키고 이미 시작한 사업의 마무리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불필요한 지출은 최대한 줄이고, 시민에게 꼭 필요한 곳에 재정을 집중하겠다”며 “우선순위를 더욱 엄격하게 따져 한정된 재원을 시민의 삶을 지키는 데 우선적으로 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