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땅이 1만평 꽃밭으로…원주 태장동 ‘가매기축제’ 주민 손으로 키운다

9월 19~20일 소일마을 꽃밭서 가마 행진·주민 노래자랑 등 다채 1만 평 규모 가을 꽃밭과 함께하는 주민 화합의 장

2026-09-03     김종선 기자

장기간 활용되지 않던 원주 태장동의 유휴지가 주민들이 직접 가꾼 약 1만평 규모의 꽃밭으로 변신해 지역축제 무대가 된다. 문화예술을 단순 관람하는 데서 벗어나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활동이 늘어나는 가운데 마을의 옛 지명과 생활문화를 주민 주도로 관광·문화 콘텐츠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가매기축제위원회는 오는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원주시 태장동 소일마을 꽃밭에서 ‘2026년 제2회 가매기축제’를 개최한다.

올해 두 번째를 맞는 축제는 주민들이 지역에 전해지는 이야기와 문화를 공유하고 세대 간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가마 행진을 비롯해 주민자치·생활문화센터 프로그램 발표, 주민 노래자랑과 체험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축제 명칭인 ‘가매기’에도 태장동의 지역사가 담겨 있다. 원주시가 정리한 지명유래에 따르면 가매기는 태장동 한배미 남쪽에 있던 옛 마을 이름으로, 가마이·가마기·가마지로도 불렸다. 옛날 강원감영으로 향하던 사람들이 이 지역에서 가마에서 내려 말을 갈아탔다는 이야기에서 이름이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태장1동에는 육판마을과 가매기, 보수골, 소일마을 등 자연마을이 남아 있다. 가매기축제는 이러한 옛 지명과 지역의 생활사를 현대적인 주민축제와 연결해 사라져가는 마을 이야기를 다시 알리는 역할도 맡고 있다.

행사장의 핵심 공간인 꽃밭 역시 주민들이 직접 만들었다. 태장1동 주민자치위원회와 지역 자생단체, 주민들은 지난 6월 오랫동안 방치됐던 소일택지 유휴지에 백일홍과 코스모스 등의 씨앗을 심었다. 이후 급수와 제초작업을 이어가면서 축제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꿨다.

현재 ‘소일마을 愛 꽃밭’은 약 1만평 규모로 조성돼 백일홍과 황화 코스모스가 피어 있으며 지난 8월 말부터 시민에게 개방됐다. 1만평을 면적으로 환산하면 약 3만3000㎡ 규모로, 주민이 만든 마을 환경개선 사업이 축제와 시민 휴식공간으로까지 확대된 사례다. 꽃밭은 오는 10월 말까지 개방될 예정이다.

이 같은 주민 참여형 지역문화 활동은 전국적인 문화생활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에 따르면 문화예술행사를 직접 관람한 국민 비율은 60.2%로 전년보다 2.8%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공연이나 전시, 창작활동 등에 직접 참여한 비율은 5.8%로 전년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문체부는 단순 관람보다 시민이 직접 문화활동의 주체가 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주시의 도시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지역 단위 공동체 활동의 의미가 있다. 원주시의 2026년 8월 말 주민등록 인구는 36만5379명, 세대수는 17만9004세대로 한 달 전보다 인구는 161명, 세대는 238세대 증가했다. 도시가 성장하고 생활권이 다양해질수록 읍·면·동 단위에서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서로 관계를 형성하는 지역문화 공간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축제는 전문 기획사가 만든 행사장을 주민이 소비하는 방식보다 주민들이 꽃밭 조성부터 문화 프로그램까지 직접 참여한다는 데 차이가 있다. 평소 주민자치센터와 생활문화 프로그램에서 활동한 주민들이 무대에 오르고, 지역에서 가꾼 공간과 오래된 지명을 하나의 축제 콘텐츠로 활용한다.

문화 활동의 접근성 측면에서도 동네 단위 축제의 역할이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정리한 문화예술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문화예술행사 관람률은 대도시 67.6%, 중소도시 63.4%, 읍·면 지역 52.1%로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문화예술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 가운데 ‘가까운 곳에 시설이 없다’는 응답도 20.0%였다. 생활권 가까이에서 열리는 주민축제가 문화 접근성을 보완할 수 있는 이유다.

가매기축제에서는 가마 행진을 통해 마을 이름에 담긴 옛 이야기를 표현하고 주민자치·생활문화센터 참가자들의 공연과 주민 노래자랑 등을 통해 지역 주민이 직접 무대를 채운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축제위원회는 주민이 조성한 꽃밭과 마을의 역사적 이야기를 결합해 가매기축제를 태장동을 대표하는 생활문화축제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향후 방문객 규모와 주민 참여율, 주변 상권과의 연계 등이 축제가 일회성 마을행사를 넘어 지속 가능한 지역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용영식 가매기축제위원장은 “주민들이 함께 준비한 축제인 만큼 세대와 지역을 넘어 모두가 즐겁게 어울리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아름다운 꽃밭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