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쟁 시작과 끝
4~5주면 끝날 것이라는 호언장담은 전쟁 개시 후 6개월이 지난 지금 끝이 보이지 않는 이란 전쟁이 군사 전쟁에서 이제 ‘경제 전쟁’으로 옮겨 가는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간헐적으로 군사 공격을 감행하면서 전면적인 ‘경제 전쟁’(Economic War)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과 이스라엘이 합동으로 일으킨 이란 전쟁의 결과는 미국의 참패라는 보도들이 많다. 이란 전쟁에서 쓴맛을 보고 있는 미국은 그 교훈으로 대만을 둘러싼 중국과의 전쟁은 쉽지 않거나 아예 없을 것이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자신들의 선택지를 가지고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들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은 유일한 전쟁은 이제 ‘경제 전쟁’이다. 경제 전쟁을 위해서 트럼프는 세계 경제를 뒤흔든 ‘관세 전쟁’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낸 것을 자랑삼아 역시 동맹국들과 파트너들을 옥죌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활용법(How to use Trump)을 익히 익힌 국제사회는 과거처럼 호락호락한 존재들이 아니다.
특히 중국 주도의 브릭스(BRICS) 국가들은 트럼프의 강요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마침내 보복에 나설 것이며, 세계의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는 그 지위가 크게 흔들릴 것이다.
이러한 경제 전쟁 과정에서 세계의 일반 국민들, 특히 미국인들의 삶의 질은 심각한 타격을 입겠지만, 거대 자본은 전쟁 특수를 활용 투자자로서의 이익은 이미 챙기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미 전쟁부(국방부)는 이미 중동에서 군사력의 영향력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테헤란을 직격했음에도 의도한 만큼 테헤란은 수렁에 빠지지 않고, 버텨내면서 미국의 동맹국 걸프국가들의 미군기지나 인프라 시설들이 공격당함으로써 미국은 주춤주춤할 수밖에 없다. 미군이 보호국 혹은 수호국이 될 것을 굳게 믿었으나, 실제는 이란으로부터 공격받는 불행한 걸프국가들이 됐다. 이런 점에서 미국은 이란 전쟁에서 참패했다고 볼 수 있다.
* 대만을 둘러싼 중국과의 전쟁 그리고 경제 전쟁
트럼프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있다고 했다. 바로 관세(Tariff)이다. 그토록 사랑했던 관세 카드를 썼지만 보기 좋게 성공하지 못했다. 부분적으로는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만 초래해 가계 소비생활을 어렵게 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흔들거리고 있다.
트럼프는 걸핏하면 압박, 제재라는 카드를 마치 ‘조자룡의 헌 칼’ 쓰듯 해왔다. 그러나 중국 역시 막강한 무기가 있다. 희토류(REM)다. 미국의 무기 제조업체는 희토류 없이는 제대로 생산해 낼 재간이 없다. 중국은 희토류의 채굴과 가공시장, 수출에서 글로벌 독점 국가이다. 트럼프의 관세도, 제재도 중국에게 패배를 안기기에는 역부족이다.
희토류 공급망을 다변화하려 해도 당장 성사될 수 없는 문제들이 많다. 특히 환경문제가 심각하고, 기술을 개발하고 공장을 짓는 시간이 많이 걸리며, 다양한 종류의 희토류 확보 역시 난감한 상황이다.
트럼프의 전방위 압박 행보에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시진핑은 워싱턴의 상황을 면밀하게 꿰뚫어 보고 있을 것이다. 베이징은 우크라이나 참상, 미국의 이란과 이란 대리 세력과의 전쟁, 이스라엘의 레바논 학살,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의 대량 학살(genocide), 러시아 민간인 목표물 위를 맴도는 우크라이나와 나토(NATO) 드론, 2027년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며 미국 군산복합체의 무기 장사로 엄청난 수익을 챙겼겠지만, 실상은 미국의 허풍임을 간파했을 것이다.
중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른바 “아시아 중심 정책”(Pivot to Asia)을 선언하고, ‘다음 목표는 중국’이라고 말했을 때부터 중국은 미국을 살펴왔다. 베이징이 워싱턴을 예의주시해 왔음은 중국이 막대한 규모의 미국 국채의 매수와 매도를 조화롭게 해왔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미국에 의해 재정적으로 협박당할 일이 전혀 없다. 중국은 오히려 자국 통화인 ‘위안화’를 주요 국제 거래 통화로 위상을 높이면서, 미국 달러의 위상을 흔들고 있다.
* 오판으로 대폭 줄어든 무기 재고
서아시아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요격 미사일 저장고를 거의 바닥낼 뻔했다. 실제로 미국 무기는 무기 종류에 따라 절반 혹은 거의 바닥이 났다. 그러나 중국/러시아/이란 동맹은 그런 문제가 없다.
소설가이자 언론인 이브 오텐버그(Eve Ottenberg)는 이들 국가의 “핵심 분야인 국방 분야는(미국의 군산복합체처럼) 부패하고 비대해진, 그리고 금융화된 후기 자본주의의 병든 변덕에 맡겨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오텐버그는 “미국은 이미 또는 머지않아 유라시아 동맹에 비해 군사적으로 열세에 놓일 것”이라며, “워싱턴의 해군은 항공모함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이란과의 전쟁에서 그 결과 보기 좋게(?) 실패했고, 중국과의 전면전에서 미국의 항공모함은 속수무책으로 격침될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이란 전쟁에 볼 수 있듯이 고가의 첨단적이고 거대한 군사력이 저가의 드론 군단에 속수무책인 이른바 ‘하이브리드 전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뒤늦게 이렇게 전쟁 양상이 변화된 것을 쫓아가느라 바쁘다.
* 통하지 않는 트럼프의 선전전
군사전문가 윌 슈라이버(Will Schryver)는 최근 X(엑스. 옛. 트위터) 게시 글에서 “안사룰라 드론(Ansarullah drone) 조종사들이 예멘에서 사우디 용병들을 궤멸시키고 있다.”고 적었다. 안사룰라는 예멘 후티 반군을 지칭하는 명칭이며, ‘알라의 조력자’라는 뜻이다.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이란 대리 세력인 안사룰라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홍해를 통해 들어오는 석유 수송을 제한,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서방 언론들은 이 사실을 간헐적 단신보도에 그치고 있다.
트럼프는 사실과는 완전히 다르게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장악하고 유조선들의 운항이 자유롭다고 호기롭게 자랑하고 있다. 권력의 진정한 속기사 역할을 하는 무기력한 미국 ‘기업 언론’은 시장을 조작하기 위해 그의 모든 거짓말을 그대로 쏟아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꼭두각시 언론이라는 비판이다.
그러한 트럼프의 거짓말들은 ‘워싱턴이 중동의 패권국’(Washington top dog in the Middle East)임을 입증하려는 어마어마한 노력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승리하는 달콤한 과일을 따기 위해서 트럼프는 경제 전쟁으로 방향을 틀었다.
만천하에 드러난 미국의 군사력, 미군들의 작전 능력, 나아가 전쟁 시기 및 도덕적 권위가 완전히 무너져 내리고 있다. 분명 워싱턴은 테헤란을 굴복시키는 데 실패했다. 이러한 난관 속에서 미국의 꼭두각시인 베냐민 네타냐후의 이스라엘에 의해 이란 전쟁에 참여한 트럼프는 진퇴양난이다. 네타냐후는 트럼프의 지시를 무시한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네타냐후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 네타냐후의 가자지구, 레바논, 시리아에 대한 끊임없는 전투 행각은 트럼프를 사지(死地)로 몰아넣고 있다.
도를 넘어선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행위에 국제사회도 더 이상 입을 다물지 않고 있다. “가자지구 봉쇄로 태아들이 죽어가고 있다”(RT, 8월 20일)와 같은 헤드라인이 전 세계적으로 일상이 된 지금, 미국의 선전전은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사실 정보’(事實情報)는 실시간으로 세계를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