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경 칼럼] 깨끗한 시흥시의 진짜 주인공은 새벽 거리와 선별장에 있다

-환경미화원 496명·감시원 20명·선별원 47명이 떠받치는 시흥시 자원순환 현장 -올해 파봉단속 1만3000여 건…재활용 정책 이전에 시민의 배출 책임 돌아봐야 -3년 연속 ‘깨끗한 경기 만들기’ 최우수 지자체, 이제 현장 노동의 안전과 처우로 답할 때

2026-09-02     송은경 기자

[뉴스타운/송은경 기자] 시흥시가 지난해 말 경기도 ‘깨끗한 경기 만들기’ 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생활폐기물 감축과 재활용률, 불법행위 예방 홍보, 분리배출 기반 구축, 주민 참여 등 여러 분야에서 받은 평가다. 그러나 ‘깨끗한 도시’라는 결과만 바라보면 그 결과를 만들어낸 현장은 좀처럼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시흥에는 생활폐기물을 수거하고 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496명이 있다. 무단투기 현장을 확인하고 배출 질서를 바로잡는 깨끗한 쓰레기 처리 감시원 20명도 활동한다. 환경미화타운에서는 재활용품 선별원 47명이 하루 평균 약 64톤의 재활용 가능 자원을 처리한다. 시흥시의 자원순환은 정책 이름이나 평가 결과보다 이들의 노동을 통해 매일 현실이 되고 있다.

도시는 잠든 사이에도 쓰레기를 만들어낸다. 늦은 밤 상가와 주택가에 내놓은 생활폐기물, 도로에 버려진 담배꽁초, 바람에 흩어진 낙엽과 포장재는 아침이 되면 누군가의 손으로 치워져 있다. 시민은 깨끗해진 거리만 보지만 그 앞에는 오전 6시부터 시작된 환경미화원의 노동이 있다. 시민에게는 평범한 출근길이지만 환경미화원에게는 이미 한 차례의 작업이 진행된 시간이다.

현재 시흥시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은 모두 496명이다. 이 가운데 39명은 시 직영이고 457명은 11개 청소대행업체 소속이다. 이들은 관내 생활폐기물을 수거하고 거리의 쓰레기를 치운다. 살수차와 노면청소차를 운행하고, 도로 위에 남겨진 교통사고 잔재물을 처리한다. 차량에 치인 야생동물의 사체를 수습하는 일도 이들에게 맡겨진다. 시민이 불편을 느끼기 전에 거리의 오염과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이들의 일상이다.

그러나 환경미화원의 작업장은 사무실이 아니라 도로다. 자동차가 오가는 차도와 좁은 골목, 불법 주정차 차량이 늘어선 공간에서 수거와 청소 작업을 해야 한다. 여름에는 폭염을 견뎌야 하고 겨울에는 한파와 맞서야 한다. 새벽 출근과 교대근무도 피할 수 없다. 무거운 폐기물을 반복해서 옮기는 육체적 부담에 교통사고 위험까지 더해진다. 도시가 깨끗해지는 과정이 누군가에게는 매일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노동이라는 사실을 시민과 행정 모두 잊어서는 안 된다.

시흥시는 지난해 시가 보유한 청소차 19대에 어라운드뷰 시스템을 설치했다. 좁은 도로에서 불법 주정차 차량을 피해 작업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접촉사고와 일반도로 주행 중 충돌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지난 3월에는 약 한 달 동안 ‘환경미화원 소통의 날’을 운영해 근무 여건과 후생복지에 관한 애로사항도 들었다. 관내 의료기관 4곳과 협약을 체결해 종합건강검진을 지원하는 등 복지 확대에도 나섰다.

이러한 지원은 분명 필요한 조치다. 다만 장비 설치와 간담회 개최 자체가 근무환경 개선의 완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어라운드뷰를 설치한 청소차 19대가 현장 수요에 충분한지, 소통의 날에 나온 의견 가운데 무엇이 실제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건강검진 이후 작업성 질환이나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체계가 있는지도 계속 살펴야 한다. 행정의 대책은 시행했다는 사실보다 현장에서 위험과 부담을 얼마나 줄였는지를 통해 평가받아야 한다.

환경미화원이 이미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한다면 깨끗한 쓰레기 처리 감시원은 잘못된 배출을 찾아내고 올바른 배출 문화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현재 시흥시에서는 20명의 감시원이 분리배출 취약지역을 순찰하고 있다. 현장조사를 통해 불법행위자를 추적해 기관에 알리거나 계도하고, 시민에게 생활쓰레기 분리배출 방법을 안내한다.

이들의 업무는 크게 무단투기 파봉단속과 올바른 생활쓰레기 분리배출 홍보로 나뉜다. 올해 2월부터 현재까지 파봉단속 건수는 1만3000여 건에 이른다. 이 수치는 감시원들이 얼마나 많은 현장을 확인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올바르지 않은 배출이 여전히 일상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낸다. 단속 건수만 늘어나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감시인력을 아무리 확대해도 무단투기의 뿌리를 끊기는 어렵다.

파봉단속이라는 말은 짧지만 그 과정은 결코 가볍지 않다. 감시원은 버려진 봉투를 직접 열어 내용물을 확인해야 한다. 봉투 안에는 음식물쓰레기뿐 아니라 오염된 물품과 배설물 등 무엇이 들어 있을지 알 수 없다. 날카로운 물건이나 위생상 위험한 폐기물이 섞여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기온이 높은 여름에는 부패와 악취, 벌레까지 감당해야 한다.

시흥시 자원순환과와 함께한 간담회에서 A감시원은 “한여름에 검정봉투를 파봉하는데 벌레가 쏟아져 나왔던 기억이 있다”며 “무단 투기물에는 음식물 쓰레기, 인분 등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 다 들어 있다. 여름에는 부패가 쉽게 되고 악취도 감당할 수 없는 정도”라고 말했다. 행정자료 속 ‘파봉단속 1건’에는 봉투를 열고, 내용물을 확인하고, 오염과 악취를 견디며 단서를 찾아야 하는 사람의 노동이 담겨 있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은 사람과의 마찰이다. B감시원은 무단투기자와 벌이는 승강이와 그 과정에서 듣는 비난이 폐기물의 내용물보다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는 “세금 뜯어가려고 작정했냐부터 시장을 만나겠다까지 별말을 다 듣는다”고 말했다. 법과 배출 기준을 지키도록 안내하는 사람이 오히려 항의와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반대로 시민의 짧은 격려는 현장 노동자에게 버틸 힘이 된다. B감시원은 “가끔은 고생 많다면서 생수나 음료수를 건네주시는 시민도 계신다”며 “그럴 때면 고생이 싹 씻겨 내려가는 것 같다”고 했다. 깨끗한 도시를 만드는 데 거창한 구호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쓰레기를 내놓고, 분리배출 기준을 지키며, 현장 노동자를 존중하는 태도부터 자원순환 도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시흥시는 인력 단속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상습 투기지역을 중심으로 이동식 감시카메라를 추가 설치하고 있다. 사각지대를 줄이는 24시간 감시체계를 구축하려는 조치다. 이와 함께 기존의 단속 위주 대응에서 홍보와 예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범위를 넓혀 이주배경주민과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분리배출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단속과 감시카메라는 불법행위를 억제하는 수단이지만 그것만으로 올바른 배출문화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분리배출 기준을 몰라 잘못 버리는 경우와 알고도 무단투기하는 경우는 대응 방식이 달라야 한다. 교육이 필요한 시민에게는 이해하기 쉬운 안내가 제공돼야 하고 반복적·고의적 위반에는 그에 맞는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시가 추진하는 교육과 감시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하는 이유다.

시민의 손을 떠난 재활용품은 환경미화타운으로 모인다. 이곳은 각 가정에서 분리배출한 재활용 가능 자원을 품목과 재질에 따라 선별하고 보관해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처리하는 시설이다. 하루 평균 약 64톤의 재활용 가능 자원이 이곳을 거친다. 선별된 자원은 관련 업체를 통해 새로운 제품의 원료로 활용된다.

환경미화타운에서는 현재 47명의 재활용품 선별원이 일한다. 반입된 재활용품은 파봉과 이송을 거친 뒤 수선별 과정에서 대형 이물질이 제거된다. 이후 무게를 활용한 비중 선별과 자력선별 등 자동화 공정을 통과하지만 기계만으로 모든 분류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선별원들이 공정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수작업을 해야 재활용품의 품질을 보완할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쳐 재활용 가능한 자원과 잔재물이 구분된다.

컨베이어벨트는 작업자의 사정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선별원들은 빠르게 이동하는 폐기물 사이에서 플라스틱과 캔, 유리병 등을 재질과 색상별로 골라내고 재활용이 어려운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가정에서 제대로 비우거나 씻지 않은 용기는 오염과 악취를 그대로 선별장으로 옮긴다. 잘못 버려진 위험물품은 선별원의 손과 안전을 위협한다.

C근로자는 음식물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채 들어오는 배달용기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D근로자 역시 음식물뿐 아니라 기저귀와 배변패드 등 재활용품과 함께 버려서는 안 될 물품들이 선별장으로 반입된다며 각 가정에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재활용품을 분리배출했다는 사실만으로 시민의 책임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용기 안에 음식물이 남아 있거나 다른 폐기물이 섞여 있다면 뒤처리는 선별원의 몫이 된다. 가정에서 몇 분이면 끝낼 수 있는 세척과 분리가 선별장에서는 오염 노출과 작업 지연으로 돌아온다. 버리는 사람에게는 작은 부주의일 수 있지만 하루 64톤을 처리하는 현장에서는 반복되는 부담이 된다.

반대로 깨끗하게 씻어 말린 우유팩이나 설거지를 마친 뒤 배출한 일회용품은 작업자의 표정을 바꾼다. 선별원들은 재활용 수칙을 철저히 지켜주는 시민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시민이 집에서 한 번 더 비우고, 헹구고, 재질별로 나누는 행동은 재활용률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선별원의 작업 부담과 오염 위험을 줄이는 직접적인 배려다.

시흥시와 시흥도시공사는 환경미화타운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인력을 충원했다. 현재는 근로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근무체계 개편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운영 과정에서 선별원의 의견을 수렴해 현장에 적합한 체계를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시범운영 결과가 어떤 방식으로 제도화되는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증가하는 플라스틱 반입량에 대응하고 자동선별 효율을 높이기 위한 광학 선별기 추가 도입도 추진 중이다. 시흥도시공사는 악취방지시설 추가 설치와 대기오염 방지 필터 교체 주기 확대, 공정별 보호구 추가 지급을 통해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여기서도 ‘추진 중’인 사업과 이미 시행한 조치를 구분해 살펴야 한다. 장비와 시설의 도입 여부뿐 아니라 실제 작업자에게 필요한 보호 효과가 나타나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시흥시는 시청 주변 20개 카페와 다회용컵 사용 협약을 체결하고 컵 수거부터 세척까지 이어지는 기반을 구축했다. 지역축제에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다회용기를 지원하고 있다. ‘배달특급’, ‘배달의민족’, ‘요기요’, ‘땡겨요’ 등 주요 배달앱과 연계한 다회용기 사용 지원도 진행한다. 폐기물이 발생한 뒤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회용품 사용 자체를 줄이려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다회용품 정책이 실제 생활 속 변화로 자리 잡으려면 사용과 반납, 수거와 세척 과정이 시민에게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축제와 특정 지역에서 시작된 사업이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일상적인 소비 방식으로 이어지는지도 중요하다. 다회용품 이용을 확대하는 정책과 함께 재활용품 배출 단계에서 발생하는 오염을 줄이는 시민교육이 병행돼야 현장 부담도 실질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시흥시가 ‘깨끗한 경기 만들기’ 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된 것은 가볍게 볼 성과가 아니다. 하지만 수상 경력이 현장의 어려움까지 가려서는 안 된다. 거리가 깨끗하다는 것은 쓰레기가 저절로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다. 누군가 새벽부터 수거했고, 누군가 무단투기 봉투를 열었으며, 누군가 컨베이어벨트 앞에서 오염된 폐기물을 골라냈다는 뜻이다.

깨끗한 도시의 평가는 거리의 상태만으로 끝나서는 부족하다. 그 거리를 청소하는 노동자가 안전한지, 무단투기를 단속하는 감시원이 폭언과 위생 위험으로부터 보호받는지, 재활용품 선별원이 적정한 인력과 보호구를 갖추고 일하는지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 도시의 청결 수준과 현장 노동자의 안전은 서로 분리된 문제가 아니다. 노동자의 희생을 전제로 유지되는 청결이라면 지속 가능한 자원순환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시민의 책임도 분명하다. 행정이 감시카메라를 늘리고 광학 선별기를 도입하더라도 가정과 상가에서 잘못 버린 쓰레기까지 완벽하게 해결할 수는 없다. 다회용기를 이용하고, 재활용품의 내용물을 비우고, 오염된 용기를 씻고, 품목별 배출 기준을 지키는 일은 시민이 담당해야 할 자원순환의 첫 공정이다. 그 공정을 건너뛸 때 비용과 위험은 고스란히 현장 노동자에게 넘어간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자원순환은 정책적 정교함과 시민의 실천이 맞물릴 때 완전해진다”며 “시민과 함께 만드는 자원순환 도시를 목표로 행정과 시민이 동행하는 지속 가능한 환경도시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선언에 머물지 않으려면 행정은 현장 노동자의 안전과 근무환경을 세밀하게 챙기고 시민은 올바른 배출로 책임을 나눠야 한다.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우리가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은 화려한 정책 구호가 아니다. 아침마다 깨끗한 거리를 당연하게 누릴 수 있도록 새벽을 여는 환경미화원, 불법투기 봉투 속을 직접 확인하는 감시원, 하루 64톤의 재활용품 더미 앞에서 쓸 수 있는 자원을 골라내는 선별원의 얼굴이다.

깨끗한 시흥시는 행정의 평가표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환경미화원 496명, 깨끗한 쓰레기 처리 감시원 20명, 재활용품 선별원 47명의 손끝에서 매일 다시 만들어진다. 이제 시민이 답할 차례다. 제대로 비우고, 깨끗이 씻고, 정확히 나눠 버리는 작은 실천이 그들의 위험과 수고를 줄인다. 자원순환은 쓰레기를 버리는 순간 끝나는 일이 아니라 그 순간부터 시작되는 공동의 책임이다.

기자메모 /이번 칼럼은 시흥시의 수상 실적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성과를 실제로 떠받치는 환경미화원과 쓰레기 처리 감시원, 재활용품 선별원의 노동을 조명하는 데 의미를 뒀다. 행정이 추진하는 안전장비와 시설 개선이 현장의 위험을 얼마나 줄였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시민에게는 올바른 분리배출이 재활용률뿐 아니라 현장 노동자의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을 환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