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직업 못 정한 학생 29.5%…경주 청소년들 ‘AI 진로 플랫폼’ 정책 제안 수상
청소년 맞춤형 AI 진로지원 플랫폼 ‘DreamLink’ 제안으로 장려상
전국 초·중·고 학생 10명 가운데 3명가량이 아직 희망직업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경주 청소년들이 흩어진 진로정보를 인공지능(AI)으로 연결하는 정책을 제안해 경상북도 청소년정책제안대회에서 수상했다.
경주시 화랑마을 청소년운영위원회 ‘나비청화’는 지난 8월 29일 안동시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2026 경상북도 청소년정책제안대회’ 본선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다.
경상북도가 주최한 이번 대회는 청소년이 생활 속 문제를 직접 찾고 해결책을 정책 형태로 제시하는 참여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본선에는 도내 12개 팀이 올라 제안 내용을 발표하고 심사위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나비청화가 제안한 정책은 ‘DreamLink(드림링크)-꿈을 이어 미래를 열다’다. 장정환 위원과 무산고등학교 김류훈 학생이 발표자로 나서 청소년 개인의 관심 분야와 진로 희망을 분석해 필요한 정보를 한곳에서 제공하는 AI 기반 진로지원 플랫폼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청소년이 진로를 탐색하려면 직업정보와 진로체험, 멘토링, 대학 진학, 취업정보 등을 제공하는 여러 기관과 온라인 서비스를 각각 찾아야 한다. 나비청화는 이런 정보 분산이 청소년의 탐색 부담을 높이고 지역이나 개인 환경에 따라 진로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2025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서도 진로 탐색 지원의 필요성이 확인된다. 조사 대상 학생 2만2911명 가운데 희망직업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70.5%였고, 29.5%는 희망직업이 없다고 답했다. 학생 10명 중 약 3명은 구체적인 진로 방향을 아직 정하지 못한 셈이다.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도 단순한 소득보다 적성과 흥미에 무게가 실렸다. 같은 조사에서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이라는 응답은 초등학생 54.2%, 중학생 50.7%, 고등학생 44.7%로 모든 학교급에서 가장 높았다. 자신의 관심과 역량을 분석해 적합한 진로정보를 연결하는 맞춤형 서비스가 중요해지는 배경이다.
전국적으로 진로체험 기반은 확대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451곳이 교육기부 진로체험 인증기관으로 새롭게 선정되면서 전국 인증기관은 2845곳으로 늘었다. 이들 기관은 초·중·고 학생에게 직업과 산업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다만 기관과 프로그램이 늘어날수록 청소년 입장에서는 자신의 관심 분야와 지역, 이용 가능 시간 등을 기준으로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고 연결할 수 있는 기능도 중요해진다.
교육부 역시 ‘진로교육법’에 따라 매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을 조사하고 있으며, 학교 진로교육과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4년 조사에서는 학교 진로교육 만족도가 5점 만점 기준 중학생 3.74점, 고등학생 3.67점으로 전년보다 각각 상승했다. 고등학생 가운데 졸업 후 취업을 희망하는 비율도 7.0%에서 13.3%로 높아져 청소년의 진로 선택이 과거보다 다양해지는 흐름도 나타났다.
나비청화가 제안한 드림링크는 이러한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확인하고 AI를 활용해 개인별 관심사에 맞는 체험과 직업, 멘토링, 진학·취업 정보를 추천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단순히 정보를 모아놓는 방식에서 벗어나 청소년이 스스로 진로를 탐색하고 계획을 세우는 과정까지 지원하자는 취지다.
이번 수상은 지난해 ‘Re:School-청소년의 손으로, 다시 쓰는 학교’ 제안에 이은 두 번째 성과다. 청소년이 정책의 수혜자에 머무르지 않고 학교와 진로, 지역사회 문제에 직접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손주영 화랑마을 촌장은 “청소년들이 스스로 고민한 정책 제안이 2년 연속 좋은 성과로 이어져 뜻깊다”며 “앞으로도 청소년의 정책 참여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경상북도는 이번 대회에서 나온 우수 제안을 관련 부서와 검토해 실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지 논의할 예정이다. 드림링크가 정책화될 경우 기존 진로교육·체험 시스템과의 연계 방식과 개인정보 보호, AI 추천의 신뢰성, 지역별 이용 가능한 진로자원 확보 등이 실제 도입 과정에서 검토해야 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