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 지원 3.16%→5.3%…경주, 1150억원 상생기금으로 중소기업 금융부담 낮춘다

2026-09-01     이상수 기자
경주시청

은행 대출금리가 4%대를 이어가며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주시가 한국수력원자력, KB국민은행과 손잡고 지역기업을 대상으로 1,150억원 규모의 저금리 금융지원에 나선다. 지난해보다 융자 규모를 늘리고 이차보전율도 2.14%포인트 확대해 기업의 자금 운용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경주시는 한국수력원자력과 KB국민은행이 참여하는 ‘경주상생협력기금’을 운영해 지역 중소기업의 대출이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사업은 한수원이 협약은행에 1,000억원을 예탁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를 활용해 경주지역 기업의 금융비용을 낮추는 방식이다. 경주시는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NH농협은행과 사업을 운영했으며, 지난 7월 한수원 공모에서 KB국민은행이 새로운 협약은행으로 선정되면서 운영체계가 변경됐다. 새 협약은 최대 2029년 8월까지 이어진다.

올해 융자추천 규모는 1,150억원으로 지난해 1,120억원보다 30억원 늘었다. 기업이 부담하는 대출이자를 낮추기 위한 이차보전율은 기존 3.16%에서 5.3%로 2.14%포인트 확대됐다. 경주시가 공개한 2026년 중소기업 운전자금 운영현황에서도 한수원 상생협력기금의 이차보전율은 5.3%로, 경주시 자체 운전자금 3%와 경북도 운전자금 2%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금융지원 확대는 기업 대출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과 맞물린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26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올해 7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전체 대출금리는 연 4.27%였다. 전월보다 0.04%포인트 하락했지만 4%대를 유지했고, 7월 말 잔액 기준 총대출금리는 4.37%로 전월보다 오히려 0.03%포인트 상승했다.

이처럼 금리 수준이 기업의 투자와 운전자금 확보에 직접적인 비용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이차보전은 지방 중소기업이 실제 부담하는 금융비용을 낮추는 정책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기업별 최종 대출금리는 신용도와 담보, 은행 심사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실제 지원효과는 개별 기업마다 차이가 발생한다.

경주시의 전체 중소기업 금융지원 규모도 적지 않다. 시가 공개한 올해 운전자금 지원계획을 보면 경북도 운전자금 350억원, 경주시 운전자금 1,066억원, IBK 동행운전자금 200억원에 이번 한수원 상생협력기금 1,150억원을 합치면 융자추천 규모는 총 276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상생협력기금은 1,120억원 규모로 운영됐다. 당시 기업당 최대 10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었고 이차보전율은 3.16%였다. 경주시는 한수원이 예탁한 1,000억원을 활용하는 현재의 사업구조가 2021년 7월 경주시·한수원·NH농협은행 간 협약을 통해 본격적으로 운영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올해는 기업 한 곳이 받을 수 있는 최대 대출액을 기존 10억원에서 7억원으로 낮췄다. 전년도 매출 규모에 따라 한도를 차등 적용해 특정 기업에 자금이 집중되는 것을 줄이고 더 많은 중소기업에 지원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지원 대상은 경주지역에 소재한 제조업과 건설업, 엔지니어링업, 테마파크업 등 12개 업종의 중소기업이다. 경북도 또는 경주시가 운영하는 중소기업 운전자금과 함께 지원받을 수 있으며 IBK 동행운전자금과도 중복 이용이 가능하다. 시는 한수원 상생협력기금을 별도 금융지원 제도로 운영해 기업의 자금조달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신청 절차도 간소화됐다. 기존에는 금융기관에서 융자신청서를 발급받은 뒤 다시 경주시 담당 부서를 방문해야 했지만 올해부터는 신청서와 업종별 증빙서류를 KB국민은행에 한꺼번에 제출하도록 창구를 일원화했다.

접수는 지난 8월 31일 시작돼 오는 11일까지 진행된다. 신청금액이 전체 융자추천 한도를 넘어서면 외부기관을 통한 전자추첨으로 지원 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공공기관이 보유한 자금을 지역 금융기관과 연계해 지역기업에 환원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수원은 본사를 경주로 이전한 이후 지역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이어왔으며, 앞서 2016년에도 1,0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기금을 조성해 경주지역 중소기업 등에 저리 대출을 지원한 바 있다.

지역경제 측면에서는 단순한 대출 공급 규모보다 지원받은 기업의 금융비용이 실제 얼마나 줄었는지, 자금이 고용 유지와 설비투자·매출 회복으로 이어지는지가 향후 정책 효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기업별 한도를 낮추는 대신 이자지원 폭을 크게 확대한 만큼 수혜기업 수와 실제 대출 실행률도 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이차보전율 확대를 통해 지역 중소기업의 금융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업의 경영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