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인구 35% 넘는 횡성, ‘효잔치’ 대신 ‘다시 청춘의 날’…9개 읍·면 순회

2026-09-01     김종선 기자

주민 3명 가운데 1명 이상이 65세 이상인 강원 횡성군이 기존의 ‘효잔치’를 어르신 참여와 세대 간 교류를 강조한 행사로 전환한다.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년층을 단순한 복지 수혜자가 아닌 지역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변화도 행사 기획에 반영됐다.

횡성군은 2일 강림면을 시작으로 오는 28일까지 지역 9개 읍·면을 순회하며 ‘2026년 어르신, 다시 청춘의 날’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횡성군새마을회가 행사를 주관한다.

올해부터는 오랫동안 사용했던 ‘효잔치’라는 명칭도 없앴다. 어르신을 일방적으로 대접하는 행사에서 벗어나 지역의 주체로 존중하고, 문화·체험 활동과 세대 교류에 직접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횡성의 인구구조를 보면 이 같은 변화의 배경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횡성군 스마트도시계획에 수록된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자료에 따르면 2024년 4월 기준 횡성군 인구 4만6355명 가운데 65세 이상은 1만6371명으로 35.3%를 차지했다. 당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특히 읍·면 지역으로 갈수록 고령화 정도가 더욱 높다. 같은 자료를 기준으로 강림면은 전체 주민 1768명 가운데 880명이 65세 이상으로 약 49.8%를 차지했고, 청일면도 2382명 중 1163명으로 48.8%에 달했다. 갑천면은 약 48.0%, 서원면은 약 47.3%, 공근면은 약 46.9%로 집계됐다. 일부 면 지역에서는 주민 두 명 가운데 한 명 가까이가 고령층인 셈이다.

전국적인 고령화도 계속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국내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20.3%를 차지했다. 강원특별자치도의 고령인구 비율은 25.7%로 전국 평균보다 5.4%포인트 높았다. 국가데이터처는 국내 고령인구 비중이 2036년 30%,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고령화에 따라 노년층의 사회적 관계와 문화·여가 활동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도 복지정책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조사에서는 2024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65.9%가 다른 사람과 교제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신의 현재 삶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5.5%였다. 단순한 소득·의료 지원을 넘어 사람을 만나고 지역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가구 형태 변화도 같은 문제를 보여준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는 65세 이상 노인가구 가운데 1인 가구 비율이 32.8%로 2020년보다 13.0%포인트 높아졌다. 독거노인의 우울 증상 비율은 16.1%로 노인부부 가구 7.8%의 두 배를 웃돌았다. 생활상 어려움을 느낀다는 응답도 독거노인이 73.9%로 노인부부 가구의 48.1%보다 높았다.

횡성군은 이런 인구·사회 변화를 고려해 올해 행사에서 의전보다 어르신 참여를 앞세우기로 했다. 그동안 행사장 앞줄을 내외빈에게 배정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가장 좋은 자리를 어르신들에게 우선 제공하고, 기관·단체 관계자는 어르신들과 함께 앉거나 행사장 측면에 자리하도록 운영할 예정이다.

행사장 입구에서는 청년 자원봉사자들이 어르신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세대 간 교류의 시간을 마련한다. 본행사에서도 청년층과 고령층이 함께 참여하는 세대 공감 프로그램을 진행해 명절성·의례성 행사를 넘어 주민 참여형 행사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노년층이 새로운 기술과 문화활동을 접할 수 있는 체험공간도 마련된다. 돌봄로봇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청춘 헤나 스티커 체험 등을 운영해 건강과 돌봄, 여가를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행사는 2일 강림면을 시작으로 8일 우천면, 11일 공근면, 14일 갑천면, 15일 횡성읍, 16일 둔내면, 21일 안흥면, 22일 청일면, 28일 서원면 순으로 이어진다. 군은 하나의 행사장에 주민을 모으는 대신 9개 읍·면을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이동이 불편한 농촌지역 고령층의 참여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장신상 횡성군수는 “지역 발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어르신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관행적인 의전 중심 행사를 과감히 탈피하고 어르신들이 진정한 주인공으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어르신들이 매일 청춘처럼 활기차고 행복한 횡성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