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 20년 이상 장기연체채권 3.1조 원 소각…4.4만 명 채무 부담 덜었다

7년 이상 상환 이력 없는 채권 중심으로 2차 특별소각 9월부터 온크레딧·크레딧포유에서 본인 소각 여부 확인

2026-08-31     배한익 기자

캠코가 20년 이상 장기연체된 채권 3조1000억 원을 특별소각해 약 4만4000명의 취약채무자가 채무 부담을 덜게 됐다. 이번 조치는 오랜 기간 빚을 갚을 능력을 회복하지 못한 채무자를 선별해 경제활동 복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상환능력이 있는 채무자는 제외하고 실제 상환이 어려운 대상자를 심사했다는 점에서 단순 일괄 소각과는 차이가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인 캠코는 새도약기금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장기연체채권을 선제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정기적인 채권 소각과 별도로 특별소각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1차 특별소각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7000억 원 규모의 채권을 없앴다. 당시 장기연체채무자 약 2만 명이 채무 부담에서 벗어나 경제적 복귀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번 2차 특별소각의 핵심 기준은 연체 기간과 상환 이력이다. 20년 이상 연체됐으면서 최근 7년 이상 상환한 기록이 없는 채권이 심사 대상에 포함됐다. 여기에 1차 특별소각보다 완화된 소득 심사 기준을 적용해 실제 상환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다시 살폈다.

심사 결과 채무관계인을 포함해 상환능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약 3만8000명이 채무를 면제받았다. 장기연체채권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소각되는 방식이 아니라 소득과 상환 가능성 등을 따져 대상자를 선별하는 구조다. 본인 상황과 비교해보면 단순히 20년 이상 연체됐다는 조건만으로 채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7년 이상 상환 이력과 상환능력 심사를 함께 통과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보증채무에 대한 별도 조치도 이뤄졌다. 주채무자에게 상환능력이 있어 특별소각 대상에서 제외됐더라도 보증인 등 채무관계인이 상환능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해당 보증채무를 별도로 면제했다. 이번 조치로 약 6000명의 채무관계인이 보증채무 부담에서 벗어났다.

캠코는 관계인별 상환능력을 독립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주채무자의 경제상황만을 기준으로 보증인의 채무 부담까지 계속 유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각 당사자의 상환 가능성을 별도로 판단한 것이다. 이를 통해 상환능력이 없는 보증인이 장기간 연대보증 책임을 떠안는 문제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특별소각은 채권을 많이 없애는 것보다 상환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진 취약채무자를 가려내는 데 의미가 있다. 상환능력이 있는 채무자에게는 책임 있는 상환을 유도하고, 장기간 경제적으로 회복하지 못한 채무자에게는 다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캠코는 이를 통해 채권관리의 합리성과 포용금융을 함께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정훈 캠코 사장은 “오랜 연체로 경제활동에 어려움을 겪어온 분들이 이번 특별소각을 계기로 온전히 다시 일어설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캠코는 엄정한 심사를 바탕으로 지원이 필요한 취약채무자를 세심하게 살피고, 채무 부담 완화가 실질적인 경제적 재기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지원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 이후에는 실제 본인의 채권이 소각 대상에 포함됐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중요해진다. 캠코는 9월 중 관련 조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채권 소각 여부는 캠코 온크레딧과 고객지원센터, 한국신용정보원의 크레딧포유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캠코 고객지원센터 전화번호는 1588-3570이며, 온라인에서는 온크레딧과 크레딧포유에서 본인 채권의 소각 여부를 조회할 수 있다. 장기연체채무자라면 본인이 이번 특별소각 대상인지 9월 중 직접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캠코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장기연체채권 소각을 계속해왔다. 누적 기준으로 348만1000명의 차주가 보유한 41조 원 규모의 채권이 소각됐다. 이번 3조1000억 원 규모의 특별소각까지 더해지면서 장기연체자의 채무 부담을 줄이고 경제적 자립과 재기를 지원하는 정책적 역할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