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올해 첫 정주형 원격근무 부산 인재만 수도권·해외 연결

거주지 옮기지 않고 외부 기업 업무 수행 청년·전문인력 유출 막는 일자리 모델 검토

2026-08-27     배한익 기자
부산

부산시가 지역에 거주하는 인재에게 수도권과 해외 기업의 업무를 연결하는 정주형 원격근무 사업을 시작했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부산을 떠나지 않고도 개발과 디자인, 인공지능 분야의 경력을 이어가도록 돕는 방식이다. 올해 시범사업에서는 부산 인재가 지역 밖 기업의 프로젝트를 실제로 수행하는 사례가 나왔다.

정주형 원격근무는 기업이 있는 지역으로 사람이 이동하는 대신 외부 기업의 일감을 지역 거주자에게 연결하는 일자리 모델이다. 부산에 거주하는 전문인력은 생활 기반을 유지하면서 수도권이나 해외 기업의 업무와 경력개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기업도 근무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필요한 기술과 경험을 보유한 인력을 찾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 사업에서는 개발과 디자인, 인공지능 등 여러 분야에서 부산 인재와 수도권·해외 기업 간 프로젝트가 이뤄졌다. 부산으로 이주한 디자이너는 지역에 거주하면서 외부 기업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해외 근무 경력이 있는 전문인력은 부산에 정착한 뒤 미국 진출 창업기업과 외국계 기업의 업무를 맡아 경력을 이어갔다.

부산의 한 개발사 운영자는 수도권 기업의 홈페이지와 온라인 커뮤니티, 자체 온라인몰 개발을 담당했다. 이후 인공지능 기술과 정보기술 시스템의 전체 구조를 설계하는 업무까지 영역을 넓혔다. 단순한 원격 외주작업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도화된 기술업무까지 맡게 된 사례다.

수도권 대학에 재학 중인 한 청년도 부산에 머물면서 서울 기업의 기획과 인공지능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본인 상황과 비교해보면 학교나 거주지를 바로 옮기지 않고도 다른 지역 기업의 업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긴 것이다. 부산시는 이러한 근무방식이 청년과 전문인력의 지역 이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역 인재 유출은 일자리의 수뿐 아니라 원하는 직무와 경력개발 기회가 부족할 때 발생한다. 정주형 원격근무는 부산에서 구하기 어려운 업무를 지역 밖 기업과 연결해 일할 수 있는 범위를 전국과 해외로 넓힌다. 이 정도면 기업을 부산으로 이전시키는 방식과 별개로 외부 일자리를 지역 안으로 가져오는 보완책으로 볼 수 있다.

부산시는 지난 21일 벡스코에서 ‘2026 부산 정주형 원격근무 사업’ 성과공유회와 간담회를 열었다. 행사에서는 시범사업의 추진 결과를 공유하고 일회성 프로젝트를 지속 가능한 정주형 일자리 모델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 향후 사업의 성과는 참여 인재와 기업 수뿐 아니라 계약 지속기간, 소득, 경력 향상, 부산 정착 여부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김기환 부산시 디지털경제실장은 “일자리를 찾아 사람이 떠나는 것이 아니라, 부산에 살면서도 전국의 좋은 일자리와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올해 사업에서 확인한 사례를 바탕으로 지역 인재와 외부 기업을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운영방식을 검토할 예정이다. 참여를 원하는 부산 거주 청년과 전문인력은 향후 모집 대상과 신청 방법, 참여 기업, 수행 가능한 직무가 공개되는지 살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