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 크루즈 3개 그룹 내년 127항차·올해보다 46% 증가

87항차에서 40항차 늘고 숙박 일정 신설 준모항·오버나잇 거쳐 모항 전환 기반 구축

2026-08-27     배한익 기자

부산항에 들어오는 글로벌 크루즈 3개 그룹의 운항이 올해 87항차에서 2027년 127항차로 늘어난다. 부산항만공사는 8월 24일부터 25일까지 미국 마이애미에서 엠에스시 크루즈, 로얄캐리비안 그룹, 노르웨이지안 크루즈라인 홀딩스 경영진과 입항계획을 협의했다. 확정된 내년 입항 규모는 올해보다 40항차, 약 46% 증가한 수치다.

이번에 만난 3개 그룹은 대형선부터 프리미엄·럭셔리급까지 다수의 브랜드와 선대를 보유한 글로벌 크루즈 기업이다. 세계 크루즈 노선과 선박 배치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만큼 그룹 차원의 합의가 부산항 입항물량을 좌우한다. 부산항만공사는 개별 브랜드 유치를 넘어 준모항과 오버나잇, 럭셔리 크루즈로 협력 범위를 넓히기 위해 현지 마케팅을 진행했다.

대형 크루즈는 주로 7일 이하 일정으로 운항하며 경쟁력 있는 가격을 앞세워 폭넓은 연령과 소득계층을 대상으로 한다. 프리미엄 크루즈는 대형선과 럭셔리급의 중간에 위치해 크루즈 경험이 많은 승객을 겨냥하고, 럭셔리 크루즈는 7일 이상의 일정과 넓은 개인 공간, 고급 서비스·음식을 제공한다. 부산항만공사는 현재의 대형선 중심 입항 구조를 프리미엄과 럭셔리급까지 다양화할 계획이다.

엠에스시 크루즈의 부산항 입항은 2026년 23항차에서 2027년 37항차로 증가한다. 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익스플로라 저니가 부산항에 처음 들어오고 엠에스시 벨리시마호의 부산 준모항 운영도 계속 협의한다. 준모항은 전체 운항을 시작하고 끝내는 모항의 기능 가운데 일부 승객의 승·하선이나 물자 공급을 담당하는 항만을 말한다.

로얄캐리비안 그룹은 올해 54항차에서 내년 74항차로 운항을 늘린다. 럭셔리 브랜드 실버씨의 부산항 입항은 11항차에서 26항차로 두 배 이상 증가한다. 올해는 없었던 오버나잇 일정도 2027년 3항차 새로 운영할 예정이며, 오버나잇은 크루즈선이 항만에서 하룻밤 이상 머물며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방식이다.

노르웨이지안 크루즈라인 홀딩스의 입항은 2026년 10항차에서 2027년 16항차로 늘어난다. 부산항만공사는 국내 최초 24시간 터미널 운영으로 부산 오버나잇을 진행한 오세아니아 크루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항공·철도 연계 상품을 논의했다. 그룹은 프리미엄·럭셔리 브랜드를 대상으로 새로운 연계 상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엠에스시 크루즈 미주법인에서는 릭 사소 회장과 부산항 입항, 준모항 운영, 럭셔리 브랜드 유치, 터미널 운영방향을 논의했다. 릭 사소 회장은 셀러브리티 크루즈 사장과 세계크루즈선사협회 의장을 지낸 경력 50년의 업계 전문가다. 송상근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릭 사소 회장과 마이클 페데스 터미널 운영 책임자 등에게 부산항 계획을 설명하고 협력방안을 협의했다.

로얄캐리비안 그룹에서는 하이메 카스티요 항만·터미널 서비스 총괄 부사장과 크리스 앨런 선대계획 부문 부사장을 만났다. 크리스 앨런 부사장은 1997년부터 그룹의 노선계획과 선대배치를 담당했으며, 양측은 아시아 선대배치와 부산항의 역할, 체류형 크루즈 운항을 논의했다. 노르웨이지안 크루즈라인 홀딩스에서는 마이애미항 최고경영자를 지낸 후안 커릴라 수석부사장과 신규 노선 및 부산항의 중장기 발전방향을 협의했다.

부산항만공사 대표단은 마이애미의 엠에스시 전용 크루즈터미널도 직접 살펴봤다. 이 터미널은 대형 크루즈선 한 척에서 내리는 승객 약 5000명과 수하물 6000개를 약 2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다. 수하물 위탁·분류와 자동 확인 절차, 보안검색, 출입국·세관·검역 심사가 하나의 운영체계로 연결돼 있다.

모항은 크루즈 운항이 시작되고 끝나면서 승객 대부분이 타고 내리는 거점 항만이다. 충분한 국내 승객 수요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의 항공 접근성, 대규모 수하물 처리시설, 신속한 보안검색과 출입국·세관·검역 절차가 필요하다. 본인 상황과 비교해보면 단순히 관광객이 몇 시간 머무는 기항지보다 숙박과 교통, 식음료, 쇼핑 소비가 발생하는 모항의 지역경제 효과가 더 크다.

부산항만공사는 마이애미 현장에서 승객과 수하물을 짧은 시간 안에 동시에 처리하는 시설과 운영방식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마이클 페데스 터미널 운영 책임자는 송상근 사장에게 수하물 처리시설과 운영 과정을 설명했다. 이 정도면 터미널 건물을 넓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수하물·확인 절차·보안검색·출입국 심사를 끊김 없이 연결하는 운영체계가 필요하다.

부산항은 기항 경쟁력을 바탕으로 준모항과 오버나잇을 늘린 뒤 모항으로 전환하는 단계적 전략을 추진한다.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해외 관광객이 서울을 관광한 뒤 고속철도나 국내선 항공편으로 부산에 이동하는 항공·철도 연계 모델도 확대한다. 여기에 부산의 미식과 문화, 야간관광을 결합해 크루즈 승객의 체류시간과 지역 소비를 늘릴 방침이다.

송상근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이번 글로벌 선사들과의 전략적 논의를 통해 부산항의 기항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한편, 모항으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며 “준모항과 오버나잇을 확대해 운영 경험을 축적하고, 항공·철도 접근성과 터미널·수하물·CIQ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고도화해 부산항의 강점을 모항 경쟁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는 각 그룹과 시설·운영 여건을 계속 점검하면서 후속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향후 성과는 2027년 127항차의 실제 입항 여부와 오버나잇 3항차, 신규 럭셔리 선박 유치, 준모항 운영 실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