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운명, 트럼프의 이란 “경제적 D-데이” : 텔레그래프

2026-08-27     김상욱 대기자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또다시 망상에 빠져 있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적 D-데이’(economic D-Day)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항복시키기 훨씬 전에 워싱턴의 정치적 동의를 잃게 만들 것이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25(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하고, “이는 트럼프가 자신과 측근 참모들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지역에서 목적 없이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세계 에너지, 식량, 상품 시장을 더욱 혼란에 빠뜨리고 미국의 전략적 신뢰도를 더욱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이 매체는 적을 상대로 감행되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 공세(financial offensive)”를 펼치기 위한 계획은 중국, 러시아, 인도, 튀르키예, 불만을 품은 유럽, 그리고 세계 주요 금융 중심지들을 동원하여 이란을 압박하는 공동 캠페인을 벌여야 하는데, 이란은 이미 2,200건에 달하는 미국의 제재에 익숙해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미국 재무부는 10~15년 전, 세계 달러화 금융 시스템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보아뱀처럼(boa constrictor method)’ 국가들을 압박하던 시절에는 충분히 그런 일을 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보아뱀은 뱀의 몸을 조여서 먹이를 사냥하는 방식을 취하고, 먹이가 죽으면 통째로 삼킨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의 패권은 긴밀하게 결속된 민주주의 동맹국들, 즉 과거 서방 국가들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이제 그런 세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중국은 더 이상 함부로 휘둘릴 수 없는 존재로 부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신뢰도가 급속히 떨어져 세계는 이제 각자도생의 길을 걷기 시작해, 각 나라마다 국익 계산기’(National Interests Calculator)를 열심히 두들기느라 바쁘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의 분쟁에 가담하지 않는 국가는 경제적으로 완전히 파멸시킬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만일 당신이 그들(이란)과 거래를 고집한다면, 즉 송금, 석유 구매, 해상 운송 등을 강행한다면, 미국 정부는 당신에게 법적 조치를 강행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며 강하게 압박했다.

텔레그래프는 미국의 이 같은 오만함은 자국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이들 국가로부터의 지속적인 자본 유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미 국채 발행에 막대한 이자율을 지불해야 하는 국가에 파멸을 자초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미 재무부는 막대한 단기 부채를 발행함으로써 파우스트적 계약’(Faustian pact)을 맺었다. 파우스트적 계약은 일시적인 이익을 위해 심지어 영혼까지 팔아넘긴다는 뜻이다. 이제 그 덫은 좁혀오고 있다. 베센트 재무장관은 적대적인 시장 상황 속에서 매 3개월마다 거의 6조 달러(8,301조 원/매월 2767조 원))에 달하는 부채를 만기 연장하거나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미국의 지난 7월 한 달 동안의 재정 적자는 4,320억 달러(598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트럼프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한편, 그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 채권 투자자들에게 경고를 보냈다. “우리는 여러 가지 개입 수단을 가지고 있다. 궁극적인 개입은 군사력이다. 필요하다면 우리는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 전쟁에서 미국이 트럼프의 장담처럼 되지 않고 있음을 세계를 익히 보고 있다. 허장성세 (虛張聲勢)라고나 할까?

트럼프는 101 공수사단을 런던의 카나리 워프(Canary Wharf)와 싱가포르 항구 지역에 낙하산으로 투입하여 연기금 관리자들을 수갑 채워 관타나모로 끌고 가 심문할 계획인가?”라고 텔레그래프는 묻고 있다.

경제 제재부터 시작해 압력을 높여간 후 살상(殺傷)으로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수법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정반대의 방식을 택하고 있는데, 이는 살상이 완전히 실패했기 때문이다. 20256월 이른바 ‘12일 전쟁으로 이란에 엄청난 물량의 폭탄을 투하, 파괴에 나섰으나 이란의 목 조이기에 실패했다.

또 올 228일 이스라엘군과 합동으로 대규모 군사 물자를 동원 이란을 공격, 초토화하려 했지만, 미군의 무기 재고만 바닥날 정도로 심각성을 보이며, 8월 하순 현재 6개월을 넘긴 이란 전쟁으로 출구가 보이지 않자 군사력에서 경제 제재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세계는 미국이 군사력을 과도하게 분산시켰고, 의지를 관철할 충분한 군사력이 부족하며, 패트리어트 요격 미사일의 3분의 2와 지대지 미사일(ATACM)사실상 전부를 소진했고, 극동지역의 방어 체계를 무력화시켰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한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전면적인 지상 침공을 감행할 의지가 부족하며, 그 외의 어떤 조치도 허황된 꿈에 불과하다는 것을 세계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세계는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보다 더 멍청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란도 이 모든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또 이란의 외교관들은 자주 바뀌는 미국의 외교라인보다 훨씬 능수능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 정권은 폭격과 지도부 180명의 암살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다. 이 시점에서 제재는 거의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란의 육상 국경은 7개국에 걸쳐 5,900킬로미터에 달하며, 이들 국가 대부분은 우호적이거나 냉소적인 거래 관계에 있다. 국경은 파키스탄에서 시작하여 카스피해 주변의 유라시아 중심부를 거쳐 튀르키예와 이라크 동부 전체까지 호를 그리며 뻗어 있다. 이러한 국경선이기에 미국이 물자 수송을 차단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국제 남북 수송 회랑은 이미 러시아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이란까지 이어지는 철도 화물 운송망으로 운영되고 있다. 카스피해를 경유하는 해상 경로 또한 활발한 무역 활동을 펼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이러한 통로를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의 경제 고립 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 동참 제언에 대해 중국은 단칼에 거절했다. 미국이 보아뱀처럼 중국을 옥죄고 이란에 대한 경제 왕따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현재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는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많은 양을 이란과 이란의 대리 세력을 통해 중동 지역 전체로 수출하고 있다. 따라서 이란은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렵더라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식량을 확보할 수 있고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한 지역에 곡물을 공급하는 통로로서 전략적 영향력을 얻게 될 것이라는 게 텔레그래프의 관측이다.

현재 중국은 이란 석유의 90%를 수입하고 있으며, 그 대가로 이란에 기계, 차량, 전자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란의 샤헤드 드론용 센서와 엔진, 그리고 탄도 미사일용 추진제도 포함돼 있다.

중국은 미국이 자국의 무역 방식과 거래 상대를 좌지우지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이러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보여주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미국이 중국 은행 및 기업에 대해 2차 제재(secondary boycott)를 가할 경우, 베이징은 핵심 광물에 대한 제한을 시작으로 다양한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등 보복 수단이 풍부하다.

베센트는 자신의 행동을 통해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을 우려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 베이징은 이를 알고 있으며, 그를 자극하고 싶다면 중국 중앙은행, 국영 상업은행, 그리고 거대 국영은행들이 보유한 4조 달러 규모의 달러 자산을 무기화하는 헤지펀드식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미국이 중국 은행에 2차 제재를 가한다면, 중국과 거래하는 유럽 은행에도 동일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금융 봉쇄가 무너질 것이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은 이미 자국 기업들이 미국의 역외 제재를 준수하거나 미국의 강압에 굴복하는 것을 금지하는 차단 규정을 마련해 놓았다.

이란 역시 이 문제에 대해 발언권을 갖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중간선거 사이의 기간을 이용하여 상품 시장에 혼란을 야기하되, 전면적인 분쟁으로 번지지는 않도록 노련하게 조정할 수도 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의장인 모흐센 레자이(Mohsen Rezaee)경제 전쟁이 계속된다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서든 페르시아만 어디에서든 석유 한 방울도 수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트럼프처럼 모흐센 레자이의 발언 역시 허풍으로 보인다. 워싱턴이 인정하려 들지 않는 진실에 더 가깝다. 이란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예멘의 후티 반군을 통해 홍해에 대한 부분적인 영향력도 행사하고 있다.

후티 세력은 여전히 산속에 숨겨둔 드론과 미사일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 상선들을 마음대로 공격할 수 있으며, 걸프 국가들의 에너지 기반 시설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나머지 사람들은 전 세계 탄화수소 시장(석유 시장)의 저장량이 심각하게 부족해짐에 따라 수개월 동안 점점 더 심해지는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으며, 디젤, 휘발유, 항공유 시장은 훨씬 더 큰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세계인들이 소비하는 정제 석유 제품은 현재 배럴당 140달러에서 160달러 사이의 원유 가격에 해당하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항공유 가격지수는 유럽에서는 170달러, 미국에서는 165달러이다. 뉴욕 항구에서 도매 경유 가격은 185달러이고 로테르담에서는 180달러이다. 이 경유는 대서양 양쪽의 농업, 트럭 운송, 건설 및 산업 경제 전반에 연료로 사용된다.

이번 주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메가와트시당 69유로(111,475),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 발발 당시 최고치를 넘어섰다.

유럽의 재고량은 이맘때 기준으로 우려스러울 정도로 낮은 수준이며, 영국은 안전자산이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만약 이번 겨울이 혹독하다면 제81대 영국 총리 앤디 버넘(Andy Burnham)은 첫 번째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이 매체는 내다봤다.

이러한 원자재 비용은 글로벌 공급망에 내재화되고 있으며, 이미 채권 수익률 상승에 반영되고 있고, 머지않아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상승에도 반영될 것이다.

트럼프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어, 이 교착 상태에서 벗어날 길이 보이지 않는다. 이란이 제시하는 조건대로 패배를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미군을 동원하여 장기적이고 피비린내 나며 막대한 비용이 드는 전쟁을 벌이는 것이다. 그러나 중간선거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전쟁은 그의 임기를 모두 소모하고 결국 패배로 끝날 수도 있다. 트럼프는 두 가지 모두 꺼려하고 있다. 오히려 북한 김정은을 만나 평화의 전도사로 부각시키면서 슬그머니 이란 전쟁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려 할 수 있다.

그러는 사이 미국의 소비자는 물론 중동의 걸프 국가들, 그리고 글로벌 경제에 더 큰 고통을 지금도 안겨주고 있다. 이전의 미국 대통령들은 자신의 한계를 이미 알고 있어 그에 적절한 조치를 취했지만, 왕처럼 행동하는 트럼프는 자신들의 한계를 인식한 전임 대통령들처럼 슬기로움이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