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필요성 49%·평화공존 선호 63%…원주서 지역사회 해법 논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 실천을 위한 성찰과 대안 의견 수렴
국민의 통일 필요성 인식은 낮아지는 반면 남북 간 평화적 공존을 선호하는 여론은 높아지는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는 가운데 원주에서 지역 차원의 정책 공감대와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논의가 열렸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원주시협의회는 지난 26일 원주시청 다목적홀에서 김금주 협의회장을 비롯한 자문위원 등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 실천을 위한 성찰과 대안’을 주제로 2026년 3분기 정기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서는 새로 위촉된 자문위원에게 위촉장을 전달한 뒤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둘러싼 현안과 개선 과제를 공유했다. 이어 분임별 토론을 통해 정책에 대한 시민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방법과 지역사회에서 추진할 수 있는 활동, 하반기 사업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번 논의는 통일과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국민 인식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진행됐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KINU 통일의식조사 2025’에서 남북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49.0%로 나타났다. 조사가 시작된 2014년 69.3%와 비교하면 20.3%포인트 낮고, 해당 조사에서 처음으로 절반 아래로 떨어진 수치다.
반면 같은 조사에서 남북이 통일하지 않은 상태에서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방안에 긍정적인 응답은 63.2%로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북한에 관심이 없다는 응답도 2015년 50.8%에서 2025년 68.1%로 높아졌다. 남북 경제협력에는 53.8%, 스포츠·문화·인적 교류에는 약 70%가 찬성해 통일 자체에 대한 관심과 구체적인 교류·평화 의제에 대한 태도가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세대별 인식 차이도 뚜렷했다. 통일연구원 조사에서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전쟁세대에서 62.1%, 산업화세대에서 54.9%였지만 밀레니얼세대에서는 38.0%에 그쳤다. 통일 문제를 역사적·민족적 당위성만으로 접근하기보다 세대별 경험과 관심사를 반영한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른 조사에서도 평화적 공존을 중시하는 흐름은 확인됐다. 통일부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전국 성인 1005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79.4%가 ‘남북한이 전쟁 없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이 통일보다 더 중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통일 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관계’에는 69.9%가 찬성했고, 정책 우선순위로는 남북 대화통로 복원이 26.8%로 가장 많이 꼽혔다. 다만 이 조사에서는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62%로 나타나 통일연구원 조사와 차이를 보였다. 조사 시점과 질문 문항, 조사 방식이 서로 달라 두 결과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평화 유지와 공존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은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이처럼 통일에 대한 세대별·사회적 인식이 다양해지면서 민주평통 지역협의회의 여론 수렴 기능도 주목된다. 민주평통은 헌법 제92조에 근거를 둔 대통령 자문기관으로, 통일 관련 국내외 여론을 수렴하고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평화통일정책을 건의·자문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재 국내 시·군·구에 229개, 해외에 45개 지역협의회가 설치돼 있으며 각 지역의 통일 관련 여론 수렴과 주민 공감대 형성 등을 담당하고 있다.
민주평통은 올해 3분기 전국 지역협의회 정기회의에서도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 실천을 위한 성찰과 대안’을 주요 정책 논의 주제로 다루고 있다. 원주시협의회 역시 이번 회의를 통해 중앙 차원의 정책 의제를 지역 주민의 시각에서 검토하고, 시민 참여와 공감대 확대 방안을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금주 원주시협의회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공존은 국민 모두의 관심과 공감, 지속적인 실천이 함께할 때 가능하다”며 “이번 회의는 자문위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지역의 시각에서 살펴보는 한편 지역사회에서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