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특례시, 공사 포기 업체 상대 항소심 승소…4억 2600만 원 세입 처리
85억 원 규모 도로 공사 착공 4개월 만에 포기…시공사 귀책 계약 해지 인정 수원고법 “타절 정산만으로 계약보증금 권리 포기 아냐”…공공계약 불이행 책임 확인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용인특례시가 도로 확포장 공사를 중도 포기한 건설시공업체를 상대로 한 계약보증금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수원고등법원은 타절 정산 합의만으로 시가 계약보증금에 관한 권리를 포기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시공사가 부담해야 할 계약보증금은 4억 2600여만 원으로 확정됐으며, 용인시는 이를 세입으로 처리했다. 이번 판결은 시공사의 귀책으로 공공계약이 해지된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계약보증금 귀속 권리를 인정한 사례다. 시는 앞으로도 공공계약 질서를 훼손하는 계약 불이행에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용인특례시는 공사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사업을 포기한 시공업체 A사가 제기한 계약보증금 관련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고 23일 밝혔다.
시와 A사는 2023년 12월 총공사비 85억여 원 규모의 도로 확포장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A사는 착공한 지 약 4개월 만인 2024년 4월 3일 ‘공사포기 각서 제출의 건’이라는 공문을 시에 보냈다. 용인시는 시공사의 귀책으로 공사를 계속하기 어렵다고 보고 같은 달 12일 계약을 해지했다.
시는 이후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제조합에 계약보증금 4억 2600여만 원을 청구했다. 계약상대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보증금을 지방자치단체에 귀속하도록 한 규정에 따른 조치였다.
이에 A사는 타절 정산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양측의 채권·채무 관계가 모두 종결됐고, 용인시가 실제 손해액도 입증하지 못했다며 계약보증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1심 법원은 A사의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수원고등법원 제2민사부는 공사 포기에 따른 계약 해지가 명백하다고 판단하고 용인특례시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정산 합의서에 포함된 부제소 문구가 선금 반환과 정산금 액수를 더 이상 다투지 않는다는 취지일 뿐, 시가 계약보증금 청구권까지 포기한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봤다.
판결이 확정되면서 용인시는 계약보증금 4억 2600여만 원을 세입으로 처리했다. 이번 판결은 공사 포기 이후 타절 정산이 이뤄졌더라도 계약보증금에 관한 권리가 별도로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시 관계자는 “시공사의 귀책으로 공사가 중단되면 공공사업이 지연되고 시민 불편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관련 법령과 계약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해 건전한 공공계약 질서를 확립하고 시 재정의 손실을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기자메모/ 이번 판결은 단순히 계약보증금 4억 2600여만 원을 확보한 데 그치지 않고, 공공공사를 중도 포기한 시공사의 책임과 지방자치단체의 계약상 권리를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타절 정산 합의의 범위와 계약보증금 청구권을 구분한 법원의 판단은 향후 유사한 공공계약 분쟁에서 참고 기준이 될 수 있다. 다만 행정기관도 계약 체결 단계부터 시공 능력과 재무 건전성을 면밀히 살피고, 공사 중단에 따른 시민 불편과 사업 지연을 최소화하는 관리체계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