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독립 35주년, 서울에 울려 퍼진 ‘자유의 선율’
타라스 필렌코 박사 피아노 연주·강연…후기 바로크부터 현대까지 우크라이나 음악사 조명
우크라이나 독립 35주년을 기념해 우크라이나의 역사와 문화를 음악으로 조명하는 특별 연주회가 서울에서 열렸다.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과 한국외국어대학교 우크라이나학과가 공동 주최한 이번 음악회는 ‘자유의 선율(Notes of Freedom)’을 주제로,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이자 음악학자인 타라스 필렌코(Taras Filenko) 박사의 피아노 연주와 강연으로 진행됐다. 공연은 이날 오후 7시 30분 서울 강남구 아이러브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공연에는 우크라이나 출신 피아니스트이자 음악학자인 타라스 필렌코(Taras Filenko) 박사가 무대에 올라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하고, 각 작품이 탄생한 시대적·문화적 배경을 함께 소개했다.
공연은 단순히 유명 작품을 들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후기 바로크부터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우크라이나 음악의 흐름을 하나의 여정처럼 보여주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이날 프로그램은 특정 시대나 한 작곡가에 집중하기보다 18세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음악문화의 연속성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대마다 다른 음악적 언어 속에서도 민속적 선율과 역사적 기억, 민족 정체성이 어떻게 계승되고 변화해왔는지를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이번 음악회는 연주와 함께 작품의 역사와 우크라이나 문화에 대한 설명을 더한 ‘렉처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돼 관객들이 상대적으로 접하기 어려웠던 우크라이나 음악을 보다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공연을 맡은 필렌코 박사는 키이우 국립음악원을 졸업한 뒤 모교에서 교수와 지휘·성악학부 부학장을 역임했으며, 미국 피츠버그대학교에서 역사음악학과 민족음악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40년 넘게 음악사와 민족음악학 연구, 피아노·오르간 연주, 합창 지휘와 교육 활동을 이어온 음악학자이자 연주자다. 특히 우크라이나 작곡가들의 음악을 세계에 알리는 작업을 자신의 음악 활동에서 중요한 과제로 삼아왔다.
2022년 이후에는 세계 각국에서 공연과 강연, 마스터클래스를 이어가며 음악을 통한 우크라이나 문화외교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의 공연은 피아노 연주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해설, 시각예술과 문학 등을 함께 소개하고 현지 예술가들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공연 자료 역시 필렌코의 활동을 단순한 예술 공연이 아니라 세계 관객들에게 우크라이나의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다층적인 문화 교류의 장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과 인도, 멕시코, 아르메니아, 조지아, 콜롬비아 등 세계 여러 지역에서 활동해 온 필렌코 박사는 2026년에도 우간다와 케냐, 모리셔스, 보츠와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모잠비크 등에서 연주와 강연, 현지 음악인들과의 협업을 이어왔다.
이번 서울 공연 역시 이 같은 문화 교류의 연장선에서 마련됐다.
특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의 문화유산과 예술계가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음악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역사와 정체성을 세계에 알리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독립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울려 퍼진 ‘자유의 선율’은 전쟁과 비극만으로 한 나라를 바라보는 시선을 넘어,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우크라이나의 음악과 예술,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문화적 정체성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무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