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NATO) 이어 이제 한국까지 압박
- 트럼프, 이란 문제로 또 다른 미국 동맹국을 맹비난
도널드 J.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가 이란 전쟁에서 제대로 풀리는 게 없자, 괜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에 이어 동맹국 한국까지 압박하고 있어 한국이 뜻하지 않은 피해국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제와 관련하여 한국에 협조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으며, 이로 인해 한국에 대한 비판을 강화했다고 유에스에이 투데이(USA Today)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동시에 트럼프는 북한과의 관계를 재개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또 다른 동맹국인 한국에 경고를 보내며, 국방부에 한국과의 합동 군사훈련을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주한 미군과 한국군은 당초 8월 27일까지 계획됐던 훈련 일정을 절반으로 줄요 21일까지만 하기로 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7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우리가 모든 나라를 일일이 보호할 수는 없다. 특히 그들이 우리를 도와주려 하지 않을 때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한국은 올해 초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전쟁을 시작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지원 축소로 제재하겠다고 위협한 일련의 긴밀한 미국 동맹국 중 가장 최근 사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을 강하게 비판했으며, 일부 회원국의 부실한 국방비 지출을 이유로 오랫동안 나토 동맹을 비판해 온 만큼, 미국과 나토 동맹과의 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며칠 동안 트럼프는 한국을 향해 비슷한 비난을 퍼붓는 한편, 첫 임기 때 핵 협상을 시도했던 북한 지도자 김정은에게 공개적으로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합동 군사훈련에 관한 서한을 발표하기 하루 전에는 두 나라를 가르는 257km 길이의 비무장지대 안(판문점)에서 김정은과 함께 찍은 사진(2019년 6월 30일)을 게시하기도 했다.
한국에 대한 조치와 김정은과의 접촉 시도는 일부 지역 전문가들에게 “왜 지금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인 마크 몽고메리 예비역 해군 소장은 “동맹국이자 파트너인 한국을 응징하려는 의도가 적어도 부분적으로라도 깔려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북한에 손을 내미는 것은 당혹스럽고 비논리적”이라고 비판했다.
“침략자의 축: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의 협력에 맞서기”의 공동 저자인 몽고메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설득해서 핵무기를 포기하게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노력에 노벨상이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대통령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북한과의 관계 재개?
한국 전문가인 시드니 사일러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선임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관계 재개 방안을 오랫동안 고심해 왔으며, 소셜미디어 게시물(truth social)을 통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려는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드니 세일러는 2018년 협상 과정에서 김정은이 미국에 합동 군사훈련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그 대가로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를 자제할 것으로 예상됐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국가정보위원회에서 북한 담당관으로 근무했던 시드니 세일러는 “몇 차례 메시지가 전달됐지만, 평양은 아직 답장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는 처리해야 할 다른 일들이 많았다. 평양이 호응할 가능성이 없어 적극적으로 압박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7일 김정은이 답신했다고 밝혔다. 그는 언제, 어떻게 그러한 소통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고, 백악관 관계자들도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하거나 올봄 시진핑 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지난해 10월 APEC CEO 정상회의에서 당시 한국 총리였던 김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좋은 씨앗을 뿌려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북한 두 나라는 1953년 휴전 협정 이후 어느 쪽도 패배를 선언하지 않아 기술적으로는 여전히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 상태에 있다. 한국 헌법은 한반도 전체를 자국 영토로 주장하고 있으며, 북한의 새로 개정된 헌법은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15일 광복절 이재명 대통령은 전쟁 종식을 위한 대화를 촉구했다. 그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하며 “이 사진 속 표정은 다소 험악해 보이지만, 우리가 웃고 있는 사진은 많다. 김정은과 나는 아주 잘 지낸다!”고 말했다.
8월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군사훈련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그는 이미 훈련 자체를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이러한 훈련은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이러한 비용의 대부분은 (늘 그렇듯이) 미국이 부담한다!), 도널드 J.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 위협적이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온 나라에 완전히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김정은 위원장과 쌓은 관계와 미국의 역내 동맹 관계가 획기적인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는 독보적인 환경을 조성해 줄 것이라고 항상 생각해 왔다고 알렉산더 그레이 국가안보회의 비서실장이 말했다.
그레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역사적인 협상을 중재하려는 열망에서 결코 변함없이 굳건히 서 있다”며, “문제는 언제 그가 그러한 협상을 추진할 여력과 기회, 즉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질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USA투데이에 보낸 성명에서 이번 훈련과 관련하여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미 한국대사관 성명은 이어 “미국과 북한 지도자 간의 우호 관계가 양국 간 의미 있는 대화로 이어져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한 논의의 길을 열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몽고메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고립을 해소하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자신의 업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우크라이나 협상에서 실패했다. 이란과의 협상에서도 실패했다. 가자지구 합의도 무산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우리가 가장 피해야 할 것은 한국과 일본의 안보를 위협하는 미국과 북한 간의 진지한 양자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트럼프의 오인(誤認)
8월 17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정은에 대한 질문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한국을 보호하는 데 지출하는 금액과 한국이 이란 문제 해결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자신의 이전 주장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를 조금 도와주시겠습니까? 이란 문제에 대해서는 도움이 필요 없지만, 원하신다면 이란 문제에 대해 도움을 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물었더니, 그는 'No thanks(사양합니다).'라고 답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우리는 3만 9천 명의 병력을 배치해 당신을 이웃 나라인 김정은으로부터 경호하고 있는데, 이란에서 벌어지는 아주 쉬운 군사 작전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겁니까? 이상하군”이라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CNN은 팩트체크에서 올 3월 말 현재 주한미군 수는 약 2만 6500명이라고 보도, 트럼프는 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첫 임기 동안 한국이 방위비로 연간 3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약속했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그 요구를 철회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원하는 건 공정함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역시 CNN 팩트 체크에서는 “그런 사실 없음”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와의 합의에 따라, 한국은 주한 미군 약 2만 8,500명 지원을 위해 2026년까지 미국에 11억 9천만 달러를 지불해한다. 의회 조사국에 따르면, 이는 이전 지불액보다 약 8.3% 증가한 금액이라며 트럼프의 사실 아닌 발언을 드러냈다.
지난 7월 국제정책센터(Center for International Policy)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한국 주둔 기지와 미군 유지에 연간 55억 달러에서 60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전 국가안보회의 비서실장이었던 그레이는 유럽, 아시아, 중동을 막론하고 미국의 동맹국들이 미국의 막대한 군사 지원과 유리한 무역 조건을 받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한 틀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레이는 이어 “그러한 모든 것을 얻으려면, 미국이 대규모 군사 작전을 개시하거나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계획을 추진할 때, 우리와 가장 가깝고 안보 우산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는 동맹국들이 작은 방식이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기여해야 한다는 기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성명에서 이란의 휴전 확보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목표로 하는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으며, 군사적 기여 방안에 대해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4년 기준 한국은 국방비로 약 476억 달러, 즉 국내총생산(GDP)의 2.6%를 지출했으며, 이를 3.5%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한국은 2030년까지 미국 군사 장비 구매에 250억 달러를 지출하고, 한반도에 주둔하는 미군 지원을 위해 330억 달러를 지출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