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격무·재난부서 인사 우대 확대…“어려운 자리 맡으면 승진·전보로 보상”

황병직 영주시장 “고생한 직원이 손해 보는 일 없어야” 인사 개혁 지시 가산점 인정 시점 단축, 2년 이상 근무 시 근속승진 기간 단축 적용 재난·안전 현장 인력도 격무부서 수준 혜택... 실질적 조직문화 개선 나서

2026-08-19     김시훈 기자
사진=영주시청

악성민원과 재난 대응 등 현장 업무에 대한 공무원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경북 영주시가 격무·기피 부서와 재난·안전 업무 담당자에게 승진과 근무평정, 전보 등 인사상 혜택을 확대한다. 행정안전부가 악성민원을 개인이 아닌 기관 차원에서 대응하도록 제도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기피업무를 맡은 직원에게 실질적인 보상을 제공해 조직 내 인력 쏠림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영주시는 19일 격무·기피 부서와 재난·안전 담당자를 대상으로 인사 인센티브를 전면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황병직 영주시장은 최근 경북지역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인사 우대제도를 검토한 뒤 현장 공무원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도록 주문했다. 황 시장은 지난 7월 1일 민선 9기 영주시장으로 취임했다.

핵심은 격무업무 경력이 실제 승진과 보직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일정 기간 근무해야 인정되는 경력 가산점은 업무를 맡은 초기부터 적용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완화하고, 가산점 수준도 상향할 계획이다.

2년 이상 격무·기피 업무를 담당한 직원에게는 관련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근속승진 소요기간 단축 혜택을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장기간 힘든 업무를 맡아도 인사상 불리하다는 인식을 줄이고 근무 경험이 승진경력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희망 전보제도도 강화한다. 격무부서에서 정해진 기간 이상 근무한 직원이 이동을 신청하면 희망하는 부서나 보직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방침이다. 특정 부서에 직원이 장기간 묶이거나 신규 인력에게 기피업무가 반복적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재난·안전 담당자도 사실상 같은 수준의 우대를 받게 된다. 폭우와 대설, 산불 등 자연재난은 평상시 업무와 달리 야간과 휴일 비상근무가 반복되고 재난 발생 시 현장 대응과 주민 대피, 피해조사까지 단기간에 업무가 집중되는 특성이 있다.

최근 정부 역시 재난 대응 범위를 크게 넓히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올해 개편한 ‘국민안전24’에서 실시간 제공하는 재난상황 유형은 기존 9종에서 26종으로 확대됐으며, 홍수와 호우, 폭염, 대설, 산사태, 전력·방사선 사고 등 다양한 위험이 관리 대상에 추가됐다. 지방정부의 재난 담당자가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위험 유형이 과거보다 복잡해졌다는 의미다.

민원업무 부담 역시 공직사회에서 주요 문제로 떠올랐다. 행정안전부 자료를 보면 폭언·폭행과 반복민원 등 특이민원은 2019년 3만8,054건에서 2020년 4만6,079건, 2021년 5만1,883건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이후 악성민원 방지대책을 마련하고 전화 전수녹음과 폭언 전화 종료, 피해 공무원 보호 등을 확대해 왔다.

올해부터는 반복·특이민원을 담당 공무원 개인이 감당하는 방식에서도 벗어나도록 제도가 강화됐다. 행정안전부는 각 기관에 ‘갈등조정담당관’을 두고 반복·특이민원을 기관 차원에서 관리하도록 했으며, 폭언·폭행이나 협박이 발생하면 고소·고발과 법률지원, 의료비 지원 등을 기관이 책임지도록 했다.

영주시의 인사 우대책은 이런 공직환경 변화에 인사보상을 결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보호장치만 강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피업무를 맡은 기간을 승진과 보직에 직접 반영해 인력 배치의 불균형을 줄이겠다는 접근이다.

다만 인사 가점을 확대할 경우 어떤 업무를 격무·기피 업무로 지정할지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도 중요하다. 특정 부서만 반복적으로 혜택을 받거나 부서 간 형평성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초과근무 시간과 민원량, 재난 비상근무 횟수, 업무위험도, 인력 충원 난이도 등을 기준으로 정기적인 재평가가 필요하다.

가산점과 희망전보가 실제 효과를 내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격무부서 지원율과 평균 근무기간, 결원율, 휴직·전보 요청 건수 등이 제도 시행 전후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공개하면 인센티브가 조직 안정에 기여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황병직 시장은 악성민원과 재난 현장처럼 책임과 부담이 큰 업무 역시 누군가는 수행해야 하는 공무라며, 어려운 업무를 맡은 직원이 인사에서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영주시는 다른 지방자치단체 사례와 내부 직원 의견을 추가로 검토한 뒤 관련 규정을 정비해 세부 시행기준을 확정할 방침이다.

악성·특이민원이 한때 연간 5만 건을 넘어섰고 재난 대응 범위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피부서 문제는 개인의 희생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조직관리 과제가 됐다. 영주시가 추진하는 인사 우대가 단순 가점 확대를 넘어 격무부서의 결원과 잦은 인력교체를 줄이고 주민에게 제공되는 행정서비스의 안정성까지 높일 수 있을지가 제도의 실질적인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