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녹색 혁명 & 세계에 미치는 영향
- 중국: 글로벌 태양광 패널의 90%, 풍력 터빈의 70%, 배터리의 80%, EV의 70% 이상 장악
시진핑 중국 공산당 정권의 정책 수립 및 집행, 그리고 그 속도는 대단하다. 미국을 비롯한 민주 진영 및 자본주의 국가들은 이해충돌이 심해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때, 중국식 정책 밀어붙이기 방식은 결과적으로는 큰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특히 중국의 모든 땅 위에는 전기로 만든 운반체들이 다니게 할 것이라는 시진핑 정부의 정책 운용 방향은 중국 녹색 혁명의 근간이기도 하다. 중국의 이 같은 밀어붙이기 정책에 대한 글로벌한 비판도 적지 않지만, 민주 진영, 자본주의 사회에서 옳고 그름을 논하며 시간만 지체되는 속에서 중국은 돈키호테식 집행 능력이 ‘글로벌 미래 녹색 시대’를 주도해 나가는 모습을 마냔 비난만 하고 있을 것인가? 미국 등 자본주의 진영의 녹색 정책은 거꾸로 나아가고 있다.
중국은 2000년에는 전력의 80%를 석탄에 의존했다, 5년 후인 2025년에는 풍력과 태양광이 약 20%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전환된다. 중국은 100만 메가와트(Mega Watt) 이상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하고, 풍력 발전 용량을 미국의 3배 이상 뛰어넘으며 청정에너지 강국으로 부상했다.
중국은 전 세계 태양광 제조, 풍력 터빈, 배터리 셀 및 전기 자동차의 상당 부분을 장악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비용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중국의 중앙집권 경제의 획일성과 강압성이 녹색 정책 실현에는 민주 진영에서 좀처럼 실현하기 어려운 긍정적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은 2006년 이후 세계 최대 오염국으로 악명 높았으며, 환경 악마라는 별명도 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은 청정에너지 강국으로 부상했다.
햇빛이 희박한 티베트고원에서부터 칭다오 해안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광활한 지역이 태양광 패널과 풍력 발전소로 뒤덮였다. 넓은 국토도 이러한 친환경 에너지 확장에 큰 기여를 하는 중요 요소이다.
중국은 세계 최초로 100만 메가와트(MW) 이상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한 국가로, 유럽과 미국의 태양광 발전 설비 용량을 합친 것의 약 2배에 달하며, 유럽연합(EU) 전체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2025년 5월 초당 최대 100개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또 풍력 발전에도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데, 터빈 설치가 급증하면서 현재 풍력 발전 용량은 가장 가까운 경쟁국인 미국보다 3배 이상 높다.
* 이런 변화의 원인은 무엇?
* 에너지 자체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다.
인구 14억 명에 전 세계 제조업 생산량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은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이다. 베이징은 중동 석유 및 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위험한 취약점으로 간주 된다. 중국 석유의 약 70%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량이 호르무즈 해협과 말라카 해협을 통과한다. 중국의 제조업 강국으로의 성장은 석탄을 기반으로 이루어졌지만, 중국 지도자들은 오랫동안 오염과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한 우려를 가져왔다.
녹색 에너지는 이러한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여겨지고 있다. 공산주의자이든 민주주의자이든 에너지는 에너지일 뿐이다. 이 무색무취의 에너지를 진영 논리를 들이대는 기업가와 정치인들이 마치 이데올로기 인양 잘못된 길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 중국은 녹색 경제?
좀 과장하면 중국은 녹색 경제이다. 아니 녹색 경제에 깊이 발을 들여놓았다. 아직 세계 어떤 나라도 중국처럼 청정에너지를 확장해 나가는 나라는 없다. 분석가들은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이미 정점에 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베이징은 재생에너지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은 엄청난 속도로 석탄 화력 발전소를 계속 건설하고 있다. 올해에만 85개의 발전소가 개장 예정이며, 36개의 원자력 발전소도 건설 중이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은 2025년까지 500기가와트(GW) 이상의 신규 발전 용량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영국 전력망의 총용량인 약 70GW를 훨씬 웃도는 수치이다.
그 결과, 중국은 때때로 세계 최초의 ‘전기 국가’(electrostate)로 불린다. ‘전기 국가’란 ‘석유 국가’(Petrostate)에 대응하는 신조어로, 화석 연료 대신 재생에너지와 전기를 통해 경제적, 지정학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를 의미한다. 중국이 태양광, 풍력 등 청정에너지 기술과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에너지 패권국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말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상당한 수준으로 산업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전력화하고 있으며, 친환경 전력의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다. 2000년에는 전력의 약 80%를 차지했던 석탄이 2025년에는 55%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풍력과 태양광은 같은 기간 동안 거의 제로(0)에서 약 20%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은 ‘친환경 기술’을 ▶ 에너지 안보 ▶ 미래의 번영, 그리고 ▶ 해외 영향력의 원천으로 보고 있다.
* 녹색 산업은 어떻게 발전?
지난 2015년에 발표된 “중국 제조 2025”(Made in China 2025) 산업 계획은 산업 부문을 핵심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섬유나 저가 전자제품과 같은 저부가가치 산업에서 벗어나 “태양광, 배터리, 전기 자동차(EV)”라는 ‘신 3대 산업’(new three industries)에 집중했다. 중국은 또 코발트, 니켈, 흑연, 희토류 금속 등 원자재 공급망을 장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방 정부는 제조업체들에게 저렴한 토지, 전기료 보조금, 국가 지원 대출 등을 제공했다.
기초 작업은 이미 상당 부분 완료된 상태였다. 중국 연구진은 이러한 기술들이 처음 개발된 유럽과 북미에서 연구를 진행했고, 서구 기업들은 장비와 생산 라인을 판매했다. 장비와 생산라인을 구매해 중국은 집중적으로 제조에 매달렸다. 그 이후로 중국은 경쟁국들을 훨씬 앞서 나갔다.
* 중국의 이런 정책 기조는 어떤 영향을 미쳤지?
* 중국, 글로벌 태양광 패널의 90%, 풍력 터빈의 70%, 배터리 셀의 80%, EV의 70% 이상 장악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태양광 제조의 90%, 풍력 터빈의 70% 이상, 배터리 셀의 80%, 전기 자동차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비용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데, 태양광 패널 가격은 지난 10년 동안 약 90% 하락했다(설치 비용은 이보다 완만하게 하락했다). 이러한 태양광 붐 덕분에 파키스탄, 인도, 아프리카 전역의 주택 옥상에서 태양광 패널을 흔히 볼 수 있게 되었고, 수백만 명에게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올 3월에는 이란 전쟁의 여파로 중국산 태양광 패널 수출량이 68GW 규모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두 배나 증가했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수요가 강세를 보였다. 현재 중국산 풍력 터빈은 미국이나 유럽산보다 30~50% 저렴하다.
* 단점은 없을까?
영국은 서방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생산국으로서의 입지를 잃었다. 중국이 시장을 독점했기 때문이다. 유럽에는 여전히 풍력 터빈 산업이 남아 있는데, 영국 동부에 위치한 항구 도시 헐(Hull)에는 지멘스 가메사(Siemens Gamesa)의 주요 공장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고강도 자석과 같은 핵심 부품을 중국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중국의 친환경 기술 공급망에 대한 윤리적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태양광 패널에 사용되는 핵심 원자재인 폴리실리콘의 50% 이상이 신장 지역에서 생산되는데, 이곳에서는 위구르족 무슬림들이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핵심 산업 분야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론적으로 발전 장치에는 킬 스위치(kill-switches : 비상 정지 장치)나 데이터의 수집 기능이 탑재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받는 저렴한 기술 덕분에 석유나 가스보다 저렴하고 깨끗하며 공급 충격이나 가격 급등에 덜 민감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이점도 간과할 수 없다.
* 녹색 에너지의 호황은 계속?
겉보기에는 성공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중국의 태양광 산업은 현재 심각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이 분야의 주요 중국 업체 5곳 모두 지난 분기에 총 70억 위안(약 1조 4,643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생산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도 한몫했지만, 중국산 태양광 패널 수출이 어려워진 것도 원인이다.
미국의 위구르족 강제 노동 방지법은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자재로 만든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인도는 새로운 관세를 부과했다. 또한 유럽에서는 전력망 연결 제한으로 인해 태양광 에너지 보급이 둔화됐다.
영국의 재생에너지 부문과 마찬가지로 규모는 더 크지만, 중국의 재생에너지 부문 역시 저장 및 연결 문제에 직면해 있다. 재생에너지는 간헐적으로 생산되고 인구 밀집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효율 100%에 가까운 ‘지능적 전력망’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나아갈 방향은 분명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30년대 초에는 태양광 발전이 가장 큰 단일 전력 공급원이 될 것이며, 풍력 발전이 그 뒤를 이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이 이러한 변화를 주도할 것은 거의 분명하다.
* 엔지니어의 중국 사회 vs. 변호사의 미국 사회
중국의 기술 및 거시 경제 분석가 댄 왕(Dan Wang )은 자신의 저서 “급속 질주: 미래를 설계하려는 중국의 탐구”(Breakneck: China's Quest to Engineer the Future)에서 중국은 기술적 배경을 가진 지도자들이 이끄는 “엔지니어링 국가”(engineering state)인 반면, 미국은 법률적 사고방식에 의해 움직이는 “법률 사회”(lawyerly society)라고 주장한다.
중국의 기술 중심적이고 하향식 문화(top-down culture)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신속하게 추진하고, 막대한 수의 주택을 건설하며, 특정 제조업 분야를 장악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게 해준다. 반면, ‘권리 중심적’인 미국의 사고방식은 종종 교착 상태, 더딘 인프라 개발, 그리고 결과보다는 과정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진다.
중국 사회를 거대한 ‘공학 프로젝트’처럼 취급하는 것은 막대한 인적 비용을 수반하며, 가장 대표적인 예가 한 자녀 정책이다. 물론 노동자 수급 문제를 대비해 한 자녀 정책은 이미 폐지됐다. 경제적으로도 비효율과 과잉 생산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국가는 종종 효과적인 자본 배분자가 되지 못하며, 최근 몇 년 동안 정부 보조금과 중앙집권화된 생산 목표에 힘입어 부동산 및 녹색 기술 분야에서 공급이 수요를 크게 앞질렀다.
반면, 미국의 자유 시장 시스템은 단기적인 이익과 효율성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으며, 급변하는 정치적 우선순위와 트럼프 대통령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반감(反感)으로 인해 태양광 및 풍력 분야에서 주도권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그러한 비판이 아무리 많아도 지나치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