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가뭄 뚫고 키운 치악산복숭아… 19개 작목반 ‘품질 경쟁’ 나선다
19개 작목반 참여…우수 출품작 6점 선정
폭염과 가뭄 등 불안정한 기상 여건 속에서도 고품질 복숭아 생산을 이어온 원주지역 농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품질 경쟁을 펼친다. 농작물 재해보험에서 지난해 복숭아 농가에 지급된 보험금만 823억 원에 달할 정도로 이상기후가 과수농가의 경영위험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품질평가와 직거래 축제를 연계해 지역 농산물의 경쟁력과 농가소득을 동시에 높이려는 시도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는 오는 20일 농업기술센터에서 ‘제25회 치악산복숭아 품평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품평회에는 원주지역 19개 복숭아 작목반이 참여한다. 출품된 복숭아는 무게와 당도, 모양, 색택, 맛, 균일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받으며 복숭아 분야 전문가 4명이 심사해 우수 출품작 6점을 선정한다.
19개 작목반이 참여해 6개 우수작을 선정하는 방식은 지난해 제24회 품평회에서도 동일하게 운영됐다. 원주시는 품평회를 단순한 농산물 경진대회보다 생산농가가 서로 재배기술과 품질 수준을 확인하고 치악산복숭아 브랜드의 기준을 높이는 행사로 활용하고 있다.
시상식은 21일 원주시청에서 열리며 품평회 출품작과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복숭아 품종은 22일부터 23일까지 원주댄싱공연장 주차장 상설공연장에서 열리는 제25회 치악산복숭아축제에서 시민과 관광객에게 공개된다.
올해 품평회는 특히 기상여건이 녹록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봄 일부 지역에서 복숭아 등 과수의 저온 피해 신고가 있었으며, 폭염과 가뭄 역시 농작물 생산현장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관리하고 있다. 정부의 2026년 농작물재해보험 계획에도 폭염과 호우 등 이상기후 피해에 대응하기 위한 보장기준 개선이 포함됐다.
과수농가가 기후변화에 특히 민감한 이유는 과실의 크기와 당도, 착색, 상품성이 온도와 수분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도 고온이 지속될 경우 작물의 광합성 저하와 생육장해, 품질 저하가 발생할 수 있어 고온기 관리가 중요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농업재해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적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5년 농작물재해보험에는 63만2천 명이 가입했고 가입면적은 70만㏊, 전체 가입률은 57.7%였다. 냉해와 산불, 폭염, 호우 등으로 28만1천 명에게 지급된 보험금은 1조3932억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복숭아 보험금은 823억 원으로 사과 2639억 원, 벼 2522억 원 등에 이어 비교적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품평회는 농가가 단순 생산량보다 상품성과 맛, 균일성을 높이는 재배기술에 집중하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특히 당도와 외관, 크기 등이 소비자의 구매 선택과 직접 연결되는 복숭아는 품질 차별화가 산지 브랜드 경쟁력과 농가 판매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품평회와 함께 열리는 치악산복숭아축제는 판로 확대 기능도 맡는다. 축제 기간 생산농가가 직접 참여하는 판매장을 운영해 소비자가 산지에서 복숭아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농산물 직거래는 유통단계를 줄여 소비자에게는 생산자를 직접 확인하고 신선한 상품을 구매할 기회를 제공하고, 농가에는 지역 브랜드를 알리고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축제의 실질적인 농가소득 효과를 확인하려면 방문객 수뿐 아니라 판매량과 매출액, 참여농가별 매출 증가, 재구매율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치악산복숭아 품평회는 올해로 25회를 맞았다. 지난해에도 냉해와 폭염 등 재배환경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19개 작목반이 참여해 무게와 당도, 색택, 맛 등을 평가받는 품질경쟁을 이어갔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올해 폭염과 가뭄 속에서도 고품질 복숭아 생산을 이어온 농가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치악산복숭아의 품질 향상과 생산농가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기후변화로 과수 생산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역 농산물 경쟁력은 생산량만으로 결정되기 어려워지고 있다. 재해 대응기술과 품질관리, 안전성 검사, 직거래 판로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25회 품평회와 축제가 치악산복숭아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어려운 재배여건을 견뎌낸 농가의 실질적인 판매 확대까지 이어질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