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칼럼] 대부도에 바다만 있는 것은 아니다…이민근 시장이 꺼낸 해양치유 승부수

독일 우제돔·프랑스 생말로 현장 점검…시설보다 운영과 전문인력에 주목 해외 전문기관과 교류협력 의향서 체결…대부도 해양자원 활용 기반 넓혀 건강·재활·관광·숙박 연결한 체류형 모델…수도권 해양치유 거점 도약 기대

2026-08-17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대부도의 바다와 갯벌을 바라보는 안산시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대부도가 수도권의 대표적인 해양관광지로 알려졌다면 이제는 바다와 갯벌, 해양기후를 시민의 건강과 휴양, 재활, 체류형 관광으로 연결하는 해양치유 거점으로 한 단계 도약할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민근 안산시장이 7일간 독일과 프랑스의 해양치유 선진기관을 찾은 이유도 단순히 해외 시설을 둘러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대부도의 미래 관광산업을 어떤 방식으로 설계하고 운영할 것인지 현장에서 해답을 찾기 위해서였다.

이번 방문에서 안산시가 확인한 핵심은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해양치유시설은 건물의 규모보다 그 안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과 서비스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둘째, 해양자원을 건강관리와 재활에 연결하려면 전문인력과 의료·건강관리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셋째, 해양치유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관광과 숙박을 결합한 체류형 운영모델이 필요하다. 넷째, 해외의 성공사례를 그대로 옮기기보다 대부도의 바다와 갯벌, 관광자원에 맞는 안산형 모델로 재구성해야 한다. 다섯째, 독일과 프랑스의 전문기관과 맺은 교류협력 관계를 실제 프로그램 개발과 인력 교류로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출장에는 안산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이진분 위원장과 백승희 부위원장도 동행했다. 집행부만의 해외 시찰이 아니라 향후 사업 추진과 정책 검토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시의회가 현장을 함께 확인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해양치유센터와 같은 새로운 정책은 시설 조성에 그쳐서는 안 되며 사업의 필요성과 운영 방향, 재정 투입의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독일 우제돔에서 확인한 것은 해양치유와 건강관리·재활을 연결하는 구조였다. 연수단은 현지 해양치유센터와 치유의 숲, 해양치유 재활병원을 찾아 자연환경과 해양자원이 건강관리 서비스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살펴봤다. 어린이와 가족부터 건강관리와 재활이 필요한 이용자까지 대상을 세분화하고, 각 이용자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도 점검했다.

이 같은 운영체계가 시사하는 점은 분명하다. 모든 방문객에게 비슷한 체험을 제공하는 관광시설만으로는 해양치유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건강한 시민이 휴식과 예방 차원에서 이용하는 프로그램과 재활이 필요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목적과 내용이 달라야 한다. 어린이, 가족, 고령층 등 이용 계층에 따라서도 프로그램의 강도와 이용 동선, 안전관리 체계가 세밀하게 설계돼야 한다.

안산시가 독일 메디컬 웰니스협회와 ‘해양치유 및 의료 기반 건강관리 분야 교류협력 의향서’를 체결한 것도 이런 고민의 연장선에 있다. 협력 분야에는 해양치유센터 운영과 프로그램 개발, 전문인력 양성, 정보 공유, 공동사업 발굴 등이 포함됐다. 해외 방문의 성과가 일회성 견학에 그치지 않으려면 현지 기관과 지속해서 운영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교류협력 의향서는 안산형 해양치유 모델을 구체화하기 위한 첫 연결망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의향서 체결 자체가 곧 사업 성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양측이 어떤 정보를 공유하고, 어떤 인력이 교류하며, 대부도에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공동으로 연구할 것인지 구체적인 후속계획이 마련돼야 한다. 협약이나 의향서는 출발점일 뿐이며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완성되려면 실무 협의와 실행이 뒤따라야 한다.

프랑스 생말로에서는 또 다른 방향을 확인했다. 생말로 해양치유센터는 대서양의 해수와 해조류, 해양기후를 활용한 치유요법과 체류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안산시 연수단은 해수의 수압과 수류를 활용한 프로그램뿐 아니라 이용자의 이동 동선과 시설 운영방식, 전문인력 구성 등을 이용자 관점에서 살펴봤다.

생말로 사례에서 주목할 부분은 해양치유가 단시간의 체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머물면서 건강을 관리하는 체류형 서비스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이용자가 일정 기간 지역에 머물면 숙박과 음식, 관광, 교통 등 주변 산업에도 자연스럽게 소비가 이어질 수 있다. 해양치유시설 한 곳의 이용객을 늘리는 수준을 넘어 지역 전체의 관광산업과 상권을 움직이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대부도 역시 수도권과 가까운 접근성을 가진 해양관광지라는 점에서 체류형 해양치유 모델을 검토할 가치가 충분하다. 하지만 가까운 거리는 장점인 동시에 당일 관광에 머물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방문객이 대부도에서 하루 이상 머물 이유를 만들지 못하면 해양치유센터가 들어서더라도 지역 숙박업과 음식점, 관광시설로 경제적 효과가 넓게 확산되기 어렵다.

따라서 안산형 해양치유 모델은 센터 내부의 프로그램만 설계해서는 완성될 수 없다. 해양치유 프로그램을 이용한 뒤 대부도의 자연과 관광자원을 경험하고, 지역에서 식사하며 숙박할 수 있는 동선까지 하나의 상품으로 연결해야 한다. 대부도의 바다와 갯벌, 해양경관이 치유 프로그램과 관광 콘텐츠를 연결하는 중심 자원이 돼야 한다.

안산시가 생말로 해양치유센터와도 교류협력 의향서를 체결한 것은 프랑스의 운영 경험과 전문성을 지속해서 공유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프로그램 개발과 인적 교류가 실질적으로 추진된다면 안산시는 독일의 건강관리·재활 연계 방식과 프랑스의 체류형 관광 운영방식을 함께 살펴보며 대부도에 필요한 요소를 선별할 수 있다.

여기에서 이민근 시장의 정책적 판단이 중요해진다. 해외의 유명 시설을 그대로 복제하는 것은 대부도 해양치유의 해답이 될 수 없다. 기후와 자연환경, 관광객의 특성, 의료·관광 인프라, 지역경제 구조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 시장도 이번 방문에서 확인한 해외 사례를 그대로 도입하지 않고 대부도가 보유한 갯벌과 바다, 관광자원에 맞는 차별화된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이는 이번 유럽 방문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벤치마킹의 목적은 선진시설을 흉내 내는 데 있지 않다. 다른 지역이 어떤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의 운영체계를 만들었는지 확인하고, 대부도에 필요한 것과 맞지 않는 것을 가려내는 과정이어야 한다. 독일의 전문적인 재활 연계 모델과 프랑스의 체류형 서비스 가운데 대부도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선택하고, 국내 제도와 지역 여건에 맞게 다시 설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해양치유센터의 성패는 시설의 외형보다 콘텐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건물은 예산을 투입하면 세울 수 있지만 시민과 관광객이 다시 찾고 싶은 프로그램은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해양자원의 특성을 분석하고 이용 대상별로 프로그램을 설계하며, 이를 안전하게 운영할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이용률이 크게 달라지지 않도록 연중 운영할 수 있는 콘텐츠도 준비해야 한다.

이민근 시장이 “좋은 시설을 만드는 것만큼 그 안을 채울 프로그램과 전문인력, 이용자가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관광시설 가운데 적지 않은 사업이 준공 당시에는 관심을 받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용객이 줄고 운영비 부담이 커지는 문제를 겪는다. 대부도 해양치유센터가 같은 길을 피하려면 건립 이전부터 운영계획과 수요, 인력, 프로그램, 주변 관광산업과의 연계 구조를 함께 준비해야 한다.

전문인력 확보는 더욱 현실적인 과제다. 해양치유는 단순한 관광 안내나 체험 진행과 다르다. 해양자원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용자의 건강 상태와 안전을 고려해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전문성이 요구된다. 건강관리와 재활을 연계하려면 관련 기관 및 전문가와의 협업체계도 필요하다. 센터가 완공된 뒤 인력을 찾는 방식이 아니라 조성 단계부터 필요한 직무와 인력 규모를 정하고 교육·양성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지역인재 양성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과 동시에 안산지역 청년과 관광·보건 분야 인력이 해양치유산업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든다면 센터 조성이 새로운 일자리와 지역 전문인력 육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독일 메디컬 웰니스협회 및 생말로 해양치유센터와의 교류도 단순한 정보 교환을 넘어 교육과 현장 연수, 프로그램 공동개발 등으로 구체화할 때 가치가 커진다.

시민 접근성도 놓쳐서는 안 된다. 대부도 해양치유센터가 관광객만을 위한 시설로 인식된다면 시민의 공감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다. 안산시민이 일상적인 건강관리와 휴양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어린이와 가족, 고령층 등 이용 대상에 따른 접근 방식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관광 활성화와 함께 시민 건강 증진이라는 공공적 목적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대부도 주민과 지역 상인의 참여도 중요하다. 해양치유센터 안에서 모든 소비가 끝나는 구조라면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지역 숙박업소와 음식점, 관광시설, 특산품, 체험마을 등이 해양치유 프로그램과 연결돼야 한다. 센터 방문객이 대부도 곳곳으로 이동하고 지역에서 머물며 소비할 수 있도록 민간과 행정이 함께 상품과 동선을 설계해야 한다.

이번 유럽 방문이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출장에서 확인한 내용을 내부 보고서에 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독일 우제돔과 프랑스 생말로의 운영방식을 비교하고 대부도에 적용할 수 있는 분야와 적용하기 어려운 분야를 구분해야 한다. 프로그램과 전문인력, 운영 주체, 건강관리·재활 연계, 관광·숙박 협력, 국제교류 등 분야별 후속과제를 정리해 해양치유센터 조성과 전략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시민에게 정책 추진 과정을 알리는 노력도 필요하다. 어떤 해외 사례를 확인했고 그 가운데 무엇을 대부도에 적용할 것인지, 교류협력 의향서 체결 이후 어떤 후속사업을 추진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사업의 방향과 기대효과뿐 아니라 예상되는 운영 과제도 투명하게 공유할 때 정책에 대한 신뢰와 공감이 높아질 수 있다.

안산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가 이번 방문에 함께한 만큼 집행부와 시의회가 현장에서 확인한 내용을 토대로 건설적인 논의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시의회는 단순히 예산을 심의하는 역할을 넘어 사업의 공공성과 지속 가능성, 시민 이용 편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점검해야 한다. 집행부는 사업계획과 운영전략을 구체화하고 시의회는 필요한 검증과 제도적 지원을 담당하는 협력 구조가 요구된다.

대부도는 안산시가 가진 독특한 자산이다. 산업도시의 이미지가 강한 안산에서 대부도의 바다와 갯벌은 도시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여기에 해양치유라는 새로운 기능이 더해지면 안산은 산업과 생태, 관광과 건강이 함께하는 도시로 외연을 넓힐 수 있다. 해양치유센터가 단순한 관광시설을 넘어 도시 브랜드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민근 시장의 이번 7일간 유럽 일정은 대부도 해양치유 정책이 시설 조성 중심에서 운영과 콘텐츠 중심으로 시야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독일에서는 자연과 해양자원을 건강관리·재활에 연결하는 체계를 확인했고 프랑스에서는 해수와 해조류, 해양기후를 체류형 관광으로 발전시킨 운영 경험을 살폈다. 두 나라의 전문기관과 교류협력 기반을 마련한 것도 향후 정책을 구체화하는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해외 사례와 국제협력망은 정책 성공을 보장하는 완성품이 아니라 안산시가 활용해야 할 재료다. 이 재료를 대부도의 현실에 맞게 조합하고 시민과 관광객이 실제로 찾는 서비스로 완성하는 일은 안산시의 몫이다. 협력 의향서가 실무 교류로 이어지고, 실무 교류가 전문인력과 프로그램 개발로 연결되며, 그 프로그램이 관광·숙박·지역상권과 결합해야 비로소 이번 출장의 의미가 시민 앞에서 증명될 수 있다.

이민근 시장은 대부도를 수도권을 대표하는 해양치유·관광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방향은 분명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서두르는 건립보다 지속 가능한 운영을 준비하는 치밀함이다. 누구를 위한 시설인지,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인지, 전문인력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방문객이 왜 대부도에 머물러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답해야 한다.

유럽에서 찾은 해법이 대부도의 성공으로 이어지려면 해외의 이름보다 대부도만의 내용이 더 중요하다. 갯벌과 바다, 자연경관과 지역 관광산업을 연결하고 시민 건강과 지역경제를 함께 살리는 안산형 해양치유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7일이 대부도의 새로운 미래를 향한 출발점이었다면 앞으로의 실행은 그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는 시간이 돼야 한다.

기자메모/ 이민근 시장의 이번 유럽 방문은 해양치유센터의 외형보다 운영 프로그램과 전문인력, 체류형 관광의 중요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독일과 프랑스의 장점을 대부도에 맞게 선별하고 지역 주민과 관광업계, 건강관리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실행체계를 만든다면 대부도는 수도권 해양치유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 해외연수의 평가는 방문한 기관의 수가 아니라 현장에서 찾은 해법을 시민이 체감하는 정책으로 얼마나 충실하게 옮기는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