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민선 9기 연속기획⑤] 평택호·문화벨트·생활체육을 하나로…최원용 시장의 문화도시 구상

문화·체육·관광 33개 공약…평택호와 하천·공원·역사문화자원 연결 국립국악원 평택분원·프로스포츠 구단 유치…평택 대표 콘텐츠 확보 추진 시설 건립 넘어 운영 콘텐츠·접근성·지역상권 연계가 성패 좌우

2026-08-14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평택시 민선 9기 195개 공약 가운데 문화·체육·관광 분야는 33개다. 교통·도시 44개 다음으로 많으며 전체 공약의 약 16.9%를 차지한다. 평택 대표축제 육성과 국립국악원 평택분원 유치, 프로스포츠 구단 창단 또는 유치, 평택호 관광단지, 평택박물관, 안재홍기념관, 권역별 체육시설과 공원 조성까지 시민의 여가와 도시의 문화적 위상을 함께 높이려는 사업이 폭넓게 담겼다.

앞선 연속기획에서 살펴본 교통과 미래산업, 교육·의료·복지가 도시의 성장과 정주 기반을 다지는 정책이라면 문화·체육·관광은 시민이 평택에서 생활하며 누릴 수 있는 삶의 여유와 도시의 매력을 만드는 정책이다. 도로와 산업단지, 주택과 학교가 갖춰져도 문화와 여가를 누릴 공간이 부족하고 외부 방문객이 머물 이유가 없다면 도시의 성장 수준을 높게 평가하기 어렵다.

최원용 평택시장의 생활문화도시 구상은 개별 시설을 늘리는 데만 머물지 않는다. 평택호와 하천, 공원, 역사문화자원, 체육시설, 축제와 야간 콘텐츠를 연결해 시민의 일상과 관광산업, 지역상권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산업도시라는 평택의 기존 이미지에 문화와 관광, 휴식과 스포츠라는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 남부·북부·서부권의 문화시설 격차를 줄이겠다는 방향도 읽힌다. 민선 9기 문화정책의 성패는 33개 사업을 얼마나 많이 착공하느냐보다 시설과 공간을 어떻게 연결하고 시민이 얼마나 자주 이용하도록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 평택 대표축제, 도시를 기억하게 만드는 콘텐츠

민선 9기 문화·체육·관광 분야 첫 번째 공약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평택 대표축제 육성이다. 지역축제는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행사이면서 외부 방문객을 유치하고 지역의 상권과 관광자원을 알리는 경제사업이다.

평택에는 반도체와 평택항, 농업, 주한미군, 평택호, 역사문화 등 다른 도시와 차별화할 수 있는 자원이 있다. 그러나 여러 행사와 축제를 각각 개최하는 것만으로 평택을 대표하는 문화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평택을 떠올렸을 때 시민과 방문객이 함께 연상할 수 있는 대표적인 주제와 이야기를 찾아야 한다. 축제의 명칭과 무대 규모보다 평택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중요하다. 지역 예술인과 상인, 농업인, 청년, 외국인 주민이 기획과 운영에 참여하면 축제의 지역성과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

축제가 실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려면 행사장 안에서 소비가 끝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숙박·음식업, 관광지로 방문객의 이동을 유도하고 대중교통과 주차, 보행동선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성과도 관람객 수만으로 평가해서는 부족하다. 지역업체 참여율과 행사장 주변 매출, 외지 방문객 비율, 체류시간, 재방문 의향을 함께 분석해야 한다. 행사 이후 상권에 남은 효과와 시민 만족도가 확인될 때 대표축제는 일회성 행사가 아닌 도시의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 알파탄약고에서 신청사까지, 중앙녹지축을 문화벨트로

알파탄약고와 함박산공원, 신청사를 연결하는 랜드마크형 문화벨트 조성은 평택의 공간구조와 문화정책을 결합한 공약이다. 민선 9기는 이 구간의 중앙녹지축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알파탄약고는 오랜 기간 시민의 접근과 이용이 제한됐던 공간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반환과 개발계획이 구체화된다면 단순한 공원이나 시설부지로 활용하기보다 평택의 역사와 도시 변화를 보여주는 문화자원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함박산공원과 신청사까지 이어지는 녹지축에는 전시와 공연, 산책, 휴식, 교육, 시민참여 공간을 단계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 하나의 대형시설에 기능을 집중하기보다 시민이 걸으며 여러 문화공간을 경험하도록 연결하는 방식이 적절하다.

문화벨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공간 사이의 보행 연결성과 대중교통 접근성, 야간 안전, 주변 상권과의 연계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건물과 공원을 각각 조성한 뒤 명칭만 문화벨트로 묶는 방식으로는 시민이 연결성을 체감하기 어렵다.

알파탄약고의 반환과 활용은 관계기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평택시가 직접 결정할 수 있는 범위와 외부 협력이 필요한 부분을 구분해야 한다. 민선 9기에는 장기적인 개발계획과 함께 시민이 먼저 이용할 수 있는 문화행사와 임시공간 활용도 검토할 수 있다.

◆ 국립국악원 평택분원, 전통문화의 새로운 거점

국립국악원 평택분원 유치는 평택의 문화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공약이다. 국가 문화기관이 들어설 경우 공연과 교육, 전통예술 연구, 지역 예술인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평택을 경기 남부권 전통문화 거점으로 발전시키는 기반이 될 수 있다.

기관 유치는 평택시의 의지만으로 결정하기 어렵다.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과 지역 간 경쟁, 필요성, 부지, 접근성, 사업비와 운영계획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평택시는 경기 남부권의 인구와 문화수요, 교통 접근성, 지역 전통문화자원 등을 근거로 유치 논리를 만들어야 한다.

분원 유치가 성사되더라도 국가기관의 공연을 관람하는 데만 그쳐서는 지역문화에 미치는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평택농악을 비롯한 지역 전통예술과의 협력, 시민교육, 학교 연계 프로그램, 지역 예술인 창작지원 등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유치 추진 단계부터 지역 문화계와 시민이 참여해 평택분원이 어떤 기능을 담당해야 하는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 국립기관과 지역문화가 서로 분리되지 않고 공동 공연과 교육, 연구로 연결될 때 유치 효과가 도시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

◆ 프로스포츠 구단, 창단보다 지속 가능한 운영이 먼저

프로스포츠 구단 창단 또는 유치도 민선 9기 공약에 포함됐다. 프로구단은 시민에게 수준 높은 스포츠 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도시 인지도를 높이며 지역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경기가 열리면 관람객의 이동과 소비가 발생해 주변 음식점과 숙박, 교통 등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업과 학교, 생활체육단체를 연결하면 유소년 스포츠 육성과 지역 스포츠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프로구단 운영에는 경기장과 훈련시설, 선수단 운영비, 마케팅, 관중 확보 등 지속적인 비용이 필요하다. 시민의 세금이 투입될 경우 창단 또는 유치의 타당성과 재정부담, 운영주체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공약에 ‘창단’과 ‘유치’가 함께 제시된 만큼 두 방식의 비용과 효과를 비교할 필요가 있다. 시가 직접적인 재정 부담을 지는 방식인지, 기업과 민간이 중심이 되는 방식인지도 명확하게 해야 한다.

종목 선정에서는 기존 시설과 시민 수요, 유소년 기반, 기업 참여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일시적인 관심이나 정치적 성과를 위해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운영모델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

생활체육 참여 확대와 연계해 프로선수의 학교 방문, 유소년 교실, 지역동호회 협력 등 시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 평택호 관광단지, 체류형 관광의 중심으로

평택호 관광단지 추진은 평택의 관광산업을 이끌 핵심 공약이다. 평택호는 수변경관과 문화·휴식 기능을 갖춘 서부권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관광단지의 성패는 시설 규모보다 방문객이 무엇을 보고 체험하며 얼마나 머무는지에 달려 있다. 전망시설이나 상업시설을 개별적으로 조성하기보다 수변 산책과 체험, 공연, 음식, 숙박, 지역 농산물, 인근 관광지를 연결하는 체류형 콘텐츠가 필요하다.

평택호와 안중역, 평택항, 서부권 상권, 농촌체험, 소풍정원 등을 하나의 관광권으로 연결한다면 방문객의 이동 범위를 넓히고 지역 소비를 늘릴 수 있다. 신안산선 안중역 연장과 안중역 환승체계 등 교통공약과도 연계해야 한다.

대규모 관광개발은 사업기간이 길고 민간투자와 기반시설, 환경보전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 개발계획과 재원, 사업시행 주체, 단계별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으면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

평택호만의 자연환경과 정체성을 훼손하는 획일적인 상업개발도 경계해야 한다. 시민이 일상에서 이용할 수 있는 수변공간을 확보하면서 관광객이 체류하고 소비할 콘텐츠를 균형 있게 배치해야 한다.

◆ 안성천·진위천·오성강변, 수변공간을 하나의 힐링벨트로

평택호와 오성강변, 진위천, 안성천을 연계한 힐링벨트 조성은 여러 지역에 흩어진 수변자원을 하나의 문화·관광·생활권으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평택시 하천 친수공간 조성과 배다리생태공원·통복천·안성천 노을생태문화공원을 잇는 도심 산책로 개선, 오성누리광장 조성도 같은 흐름에 놓여 있다.

하천은 과거 치수와 배수 중심의 관리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시민의 산책과 운동, 생태교육, 문화행사가 이뤄지는 생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평택의 하천과 공원이 연결되면 시민은 생활권 가까이에서 휴식과 여가를 누릴 수 있고 방문객에게는 새로운 관광동선이 만들어질 수 있다.

친수공간은 인공시설을 많이 설치하는 것보다 하천의 생태와 안전을 지키면서 시민 이용 편의를 높이는 방향으로 조성해야 한다. 집중호우와 범람 위험, 수질, 야간 안전, 자전거와 보행자의 충돌 가능성도 점검해야 한다.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행정구역이나 사업구간에 따라 끊기지 않도록 연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장실과 쉼터, 안내체계, 대중교통 접근도 함께 개선해야 시민 이용이 늘어난다.

힐링벨트는 문화와 관광뿐 아니라 환경정책과도 연결된다. 수질과 생태계 보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수변관광이 어렵다. 개발과 보전의 기준을 명확히 세워 자연환경 자체가 평택의 관광자원이 되도록 해야 한다.

◆ 평택박물관과 안재홍기념관, 도시의 기억을 자산으로

평택박물관과 안재홍기념관 건립은 평택의 역사와 인물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시민과 방문객에게 알리기 위한 공약이다.

산업과 신도시 중심의 성장이 빠를수록 도시의 과거와 정체성을 기록하는 일이 중요하다. 평택박물관은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평택의 농업과 항만, 철도, 군사시설, 산업화, 도시통합, 시민의 생활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중심기관이 돼야 한다.

안재홍기념관도 인물의 생애와 업적을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근현대사와 언론, 독립운동, 민주주의 등을 배우는 교육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학교 교육과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과 연구·학술 기능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두 시설의 전시 내용과 기능이 중복되지 않도록 역할을 나눌 필요가 있다. 다른 지역의 박물관과 차별화된 자료와 이야기를 확보하고 시민이 소장한 기록과 사진, 생활자료를 수집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건립 이후 관람객을 지속해서 유치하려면 상설전시만으로는 부족하다. 기획전시와 교육, 지역축제, 문화관광 코스와 연계해 시민이 반복적으로 찾도록 해야 한다.

◆ 공실과 유휴건물, 문화공간으로 다시 살린다

유휴건물과 모델하우스, 공실 상가 등 비어 있는 공간을 활용해 문화예술공간을 확충하는 공약은 대규모 시설 건립과 다른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새 건물을 짓는 데는 많은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기존 공간을 활용하면 비교적 빠르게 시민과 예술인에게 활동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원도심의 빈 점포와 유휴건물을 전시와 공연, 창작, 교육공간으로 활용하면 상권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단기간 임차 후 운영을 중단하는 방식으로는 문화공간이 지역에 뿌리내리기 어렵다. 건물의 안전과 접근성, 임대기간, 운영주체, 프로그램, 관리비 부담을 사전에 검토해야 한다.

지역 예술인에게 단순히 공간을 제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창작지원과 작품 발표, 판매, 시민교육까지 연결해야 한다. 문화예술인 창작지원 및 지역축제 참여 확대 공약과 함께 추진하면 지역문화의 생산과 소비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평택역과 조개터, 신장동, 서정동 등 상권 활성화 사업과 연계해 공실 문화공간을 방문객이 상권을 둘러보는 출발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 도심 야간 콘텐츠, 체류시간을 늘리는 문화전략

도심 속 문화·축제·야간 콘텐츠 활성화는 평택을 낮에 일하고 이동하는 도시에서 저녁에도 머물며 즐기는 도시로 바꾸려는 공약이다.

야간 콘텐츠는 공연과 조명, 야시장, 전시, 문화해설 등을 통해 시민의 여가 선택을 넓히고 상권의 영업시간과 방문객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다. 평택역과 원도심, 관광특구, 평택호 등 지역 특성에 맞춰 차별화해야 한다.

조명시설과 무대를 설치하는 것만으로 지속적인 야간관광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주민 생활권의 소음과 교통, 쓰레기, 안전문제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 상인과 주민, 문화예술인이 기획 과정에 참여하면 갈등을 줄이고 지역성을 높일 수 있다.

행사 중심의 야간 콘텐츠는 예산 지원이 끝나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상설 프로그램과 민간상권, 계절별 축제를 결합해 평상시에도 방문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 역사문화클러스터와 한미문화, 평택만의 다양성

진위향교와 팽성향교, 객사 주변을 정비하는 역사문화클러스터 조성은 지역의 전통문화자원을 하나의 관광·교육 콘텐츠로 연결하는 공약이다.

문화유산 주변의 시설 정비뿐 아니라 해설과 체험, 지역축제, 학교교육을 연계해야 방문객이 공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향교와 객사 주변 상권, 농촌체험, 지역 음식과 연결하면 관광의 경제적 효과도 넓힐 수 있다.

한미 문화교류 페스티벌 활성화와 군부대 연계 특화행사, 해양페스티벌, K-55 에어쇼 지원도 평택의 지역적 특성을 활용한 공약이다.

평택에는 미군기지와 외국인 주민, 항만과 군부대라는 독특한 자원이 있다. 이를 단순한 행사 소재로 소비하기보다 시민과 외국인 주민이 상호 문화를 이해하고 지역사회에 참여하는 교류의 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행사 안전과 군사시설 보안, 교통통제 등 관계기관 협력이 필요한 만큼 역할과 비용 부담을 사전에 분명히 해야 한다. 행사 횟수보다 참여 주체와 지역상권 효과,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 권역별 체육시설, 생활권 격차 줄인다

문화·체육·관광 33개 공약 가운데 체육시설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용죽지구 체육시설과 안중 레포츠공원, 서부공설운동장 종합레포츠타운, 죽백동 반다비형 체육센터, 고덕 주민체육시설, 고덕 복합커뮤니티센터, 배다리 생활문화체육센터, 하북레포츠공원, 서탄 생활SOC, 파크골프장 확충 등이 포함됐다.

이는 남부·북부·서부권 시민이 거주지 가까운 곳에서 운동과 여가를 누릴 수 있도록 생활체육 기반을 고르게 확충하려는 계획이다.

생활체육시설은 경기장 규모보다 접근성과 프로그램, 이용시간이 중요하다. 대중교통이 불편하거나 특정 단체가 이용시간을 사실상 독점하면 일반 시민의 이용은 제한될 수 있다.

시설별 예상 이용자와 종목 수요, 인근 시설과의 중복 여부를 검토하고 예약과 사용료, 단체 배정 기준을 투명하게 마련해야 한다. 장애인과 고령자, 어린이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다비형 체육센터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통합체육공간이라는 목적이 운영 과정에서도 유지돼야 한다. 파크골프장 확충은 고령층의 수요를 반영하되 하천과 공원의 환경, 다른 시민의 공간 이용권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시설 준공만으로 공약을 완료 처리하기보다 개관 이후 이용률과 주민 만족도, 프로그램 참여, 운영비, 권역별 접근성 개선 여부를 함께 공개해야 한다.

◆ 공원 확충, 시민이 매일 체감하는 문화복지

소풍정원 가족힐링공원 확대와 청북 하늘빛호수공원 완공, 비전근린공원과 은실근린공원 조성, 통복고가 철거부지의 공원·주차장 설치도 민선 9기 공약에 담겼다.

공원은 별도의 이용료 없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생활문화·복지 공간이다. 어린이와 가족, 청년과 고령자 등 모든 세대가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 체감도가 높다.

공원 조성에서는 녹지 면적뿐 아니라 그늘과 휴게시설, 화장실, 산책로, 어린이 놀이공간, 장애인 접근성, 야간 조명과 안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과 집중호우에 대응하는 녹지와 물순환 기능도 중요하다.

비슷한 시설을 반복하기보다 공원마다 가족·생태·문화·체육 등 특화기능을 부여하고 주변 산책로와 하천, 상권을 연결하면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통복고가 철거부지는 공원과 주차장을 함께 조성하는 만큼 보행환경과 상권 접근성, 교통 흐름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고가 철거 이후 남은 공간이 원도심 단절을 해소하고 시민이 머무는 공간으로 바뀐다면 도시재생의 상징적인 성과가 될 수 있다.

◆ 33개 공약, 건립보다 운영이 더 중요하다

민선 9기 문화·체육·관광 공약에는 박물관과 기념관, 체육센터, 공원 등 건립·조성 사업이 다수 포함돼 있다. 시설 확충은 문화 격차를 줄이는 데 필요하지만 준공 이후 매년 운영비와 관리인력, 프로그램 예산이 들어간다.

사업 초기부터 건립비뿐 아니라 연간 운영비와 인력, 이용 수요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시설을 많이 지었지만 이용자가 적거나 비슷한 기능이 중복되면 재정부담은 시민에게 돌아간다.

각 시설의 역할을 구분하고 기존 문화기관과 체육시설, 민간공간을 연결하는 운영체계가 필요하다. 시민과 지역 예술인, 체육단체가 기획과 운영에 참여하되 특정 단체에 시설이 편중되지 않도록 공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국립기관과 프로구단 유치는 평택시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사업이다. 평택시가 직접 추진할 사업, 민간과 협력할 사업, 중앙정부에 건의할 사업을 구분하고 단계별 목표를 공개해야 한다.

‘추진’과 ‘유치’, ‘조성’, ‘활성화’라는 표현도 구체적인 성과지표로 바꿔야 한다. 유치협의와 부지 확보, 설계와 착공, 개관과 운영을 구분하고 축제와 관광사업은 방문객과 매출, 체류시간, 재방문율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 문화가 상권과 관광산업으로 이어지는 구조

평택의 문화·관광정책이 지역경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시설과 축제, 상권을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해야 한다. 시민이 공연이나 체육시설을 이용한 뒤 인근 음식점과 시장을 찾고, 관광객이 평택호와 역사문화시설을 둘러본 뒤 지역에서 숙박하고 소비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평택역과 원도심, 신장·팽성지역 국제상권, 안중과 평택호, 진위향교와 북부권 문화시설 등 권역별 특성을 반영한 관광코스를 만들 수 있다. 대중교통과 안내체계, 주차, 온라인 정보 제공도 뒷받침돼야 한다.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만 집중하면 시민의 이용 공간이 줄거나 환경과 생활권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시민이 일상에서 편리하게 이용하는 시설이 관광객에게도 매력적인 공간이 되도록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역 농산물과 음식, 전통시장, 문화예술인, 숙박업소가 함께 참여하면 관광에서 발생한 소비가 지역 안에 머물 수 있다. 문화·관광사업의 계약과 구매에서도 지역업체와 예술인의 참여 기회를 넓힐 필요가 있다.

◆ 산업도시를 넘어 살고 싶고 머물고 싶은 평택으로

최원용 시장의 문화·체육·관광 공약은 평택의 성장 이미지를 산업과 교통에서 시민의 삶과 도시의 매력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표축제와 국립국악원 평택분원, 프로스포츠 구단은 도시의 상징성을 높이는 사업이고 평택호 관광단지와 수변 힐링벨트는 외부 방문객이 머무를 기반을 만드는 사업이다. 권역별 체육시설과 공원, 문화공간은 시민이 생활권 안에서 여가를 누리도록 하는 정책이다.

이들 공약이 개별 시설과 행사로 흩어지면 투자에 비해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문화벨트와 하천·공원, 역사문화, 축제와 상권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면 33개 공약은 하나의 생활문화도시 전략으로 작동할 수 있다.

최 시장에게 필요한 것은 시설 건립을 서두르는 것만이 아니라 사업의 우선순위와 권역별 수요, 재정부담을 종합적으로 조정하는 일이다. 시민의 접근성과 이용률, 지역 예술인 참여, 상권 매출과 관광객 체류시간을 정책의 중심에 둬야 한다.

평택은 반도체와 산업단지, 항만과 군사시설이 도시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 민선 9기에는 그 성장 위에 시민이 쉬고 즐기며 서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채워야 한다. 아이와 부모가 공원과 체육시설을 이용하고, 청년과 예술인이 원도심에서 문화를 만들며, 외부 방문객이 평택호와 역사문화시설을 둘러보고 지역상권에서 소비하는 변화가 필요하다.

문화도시는 대형 공연장이나 유명기관 하나로 완성되지 않는다. 시민이 집 가까이에서 문화를 누리고 지역의 역사와 자연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문화활동이 지역경제와 연결될 때 비로소 도시의 경쟁력이 된다.

최원용 시장이 33개 문화·체육·관광 공약을 시민의 일상과 관광산업, 지역상권을 잇는 하나의 정책으로 추진한다면 평택은 일하러 오는 산업도시를 넘어 살고 싶고 다시 찾고 싶은 생활문화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기자 메모ㅣ평택시의 문화·체육·관광 공약은 대형 유치사업과 시민 생활밀착형 사업을 함께 담고 있다. 국립기관과 프로스포츠 구단, 관광단지가 도시의 외형을 넓히는 정책이라면 공원과 산책로, 생활체육시설, 유휴공간 문화시설은 시민이 매일 체감하는 정책이다. 두 축을 권역별 상권과 대중교통으로 연결할 때 문화투자의 효과가 시민의 여가와 지역경제에 고르게 돌아갈 수 있다.

본지는 다음 [평택 민선 9기 연속기획⑥]에서 농촌 공간 재구조화와 스마트농업, 로컬푸드 소비 확대, 농어민 기본소득, 탄소중립과 산업단지 RE100, 미세먼지·소음·악취 관리, 하천 수질 개선, 재난 예·경보 시스템과 시민안전보험 등 농업 12개·환경 9개·안전 및 소확행 7개 공약을 중심으로 최원용 시장의 지속 가능한 생활정책이 도시와 농촌의 균형, 시민의 건강과 안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집중 분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