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자립도 27.19% 남양주, ‘혁신 추진단’ 가동…재정·경제·AI행정 전면 점검

2026-08-13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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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가 재정과 경제, 시민생활, 인공지능(AI) 행정을 아우르는 전담 혁신조직을 가동한다. 올해 본예산이 2조3458억 원 규모지만 재정자립도는 27.19%에 그치는 가운데, 부서별로 흩어진 혁신과제를 통합 관리해 예산 효율성과 행정서비스 품질을 동시에 높인다는 구상이다.

남양주시는 13일부터 ‘남양주 혁신 추진단’을 본격 운영한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급변하는 재정환경과 행정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부서별 혁신사업을 하나의 체계에서 점검하고 실행력을 높이는 조직이다. 단순한 아이디어 발굴에 그치지 않고 재정지출과 지역경제, 시민 생활, 디지털 행정까지 시정 전반을 대상으로 개선과제를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상수 남양주시 부시장과 이원희 기획예산처 지출효율화 TF위원이 공동 추진단장을 맡고 기획조정실장이 부단장으로 실무를 총괄한다. 민간 자문위원 3명과 연구위원 1명도 참여해 재정·회계 등 전문 분야의 외부 시각을 정책 검토 과정에 반영한다.

실무조직은 재정혁신, 경제혁신, 시민생활혁신, AI행정혁신 등 4개 분야로 구성됐다. 각 분야는 기존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 행정절차의 비효율, 시민 불편사항 등을 점검해 구체적인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남양주시가 재정혁신을 추진단의 핵심 분야로 포함한 배경에는 제한적인 자체재원 여건이 있다. 시의 2026년 본예산 규모는 2조3458억 원으로 일반회계 2조1098억 원, 특별회계 2360억 원이다. 재정자립도는 27.19%, 재정자주도는 50.17%로 나타났다. 재정자립도는 지방세와 세외수입 등 자체수입으로 일반회계 세입을 얼마나 충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시는 2026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도 국내외 경기 둔화와 지방세입 감소 등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진단한 바 있다. 전체 예산은 전년보다 3.3% 증가했지만 사회복지·보건에 1조993억 원, 교통에 1932억 원, 안전 분야에 1227억 원 등 필수·의무성 지출 수요도 상당하다. 신규사업을 늘리는 방식보다 기존 사업의 성과와 우선순위를 다시 점검할 필요성이 커지는 구조다.

전국 지방재정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5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예산은 326조 원으로 전년보다 15조9000억 원, 5.1% 증가했다. 복지와 안전, 교통 등 지방정부가 담당하는 사업 영역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출 효율화와 재정건전성 관리가 지방행정의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경제혁신 분야에서는 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사업,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의 실효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유사·중복 지원사업을 조정하고 행정절차나 규제로 인해 기업과 시민이 겪는 불편을 줄이는 방식이 핵심이 될 수 있다.

행정안전부도 최근 지방정부 규제혁신 우수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2025년에는 주민 불편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17건을 우수사례로 선정했으며, 이 가운데 신산업 관련 사례만 6건에 달했다. 지방정부 혁신이 단순한 내부 조직개편보다 주민·기업이 실제 체감하는 규제와 절차 개선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AI행정혁신도 이번 추진단의 주요 축이다. 중앙정부 역시 공공부문의 AI 활용 범위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올해 홍수예보와 노동법 상담, 복지 사각지대 발굴 등 공공 AI 활용사례 16건을 담은 ‘AI 정부 서비스 사례집’을 발간했다.

지난 6월 열린 공공 AI 박람회에는 52개 관련 기업이 참여했고, 공무원·공공기관 직원 대상 AI 해커톤에는 24팀의 본선 자리를 놓고 200개 팀이 지원해 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공기관의 AI 활용이 단순 문서작성 보조를 넘어 민원과 복지, 재난, 내부 업무 자동화 등으로 확대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남양주시가

다만 AI 도입 자체를 혁신 성과로 보는 방식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업무시간과 비용이 실제로 줄지 않거나 시민이 서비스 개선을 체감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추가 유지관리 비용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I행정혁신 분야에서는 도입 기술의 개수보다 민원 처리시간 단축, 반복업무 감소, 예산 절감액, 이용자 만족도 같은 지표를 사전에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정보와 행정정보를 활용할 경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잘못된 AI 결과에 대한 검증 절차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시민생활혁신 역시 행정 내부의 효율화만큼 중요한 영역이다. 행정기관 입장에서는 작은 절차 개선이라도 시민에게는 민원 처리횟수나 대기시간, 제출서류 감소 등 직접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혁신 추진단이 시민 불편을 중심으로 과제를 선정하려면 민원 데이터와 현장 의견을 체계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시는 첫 회의에서 이미 발굴한 시정 혁신과제를 공유하고 과제별 추진 방향과 실효성을 논의했다. 앞으로 회의를 정례적으로 열어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민간 전문가와 부서 간 협업을 통해 세부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최현덕 시장은 추진단을 부서별 혁신과제를 하나의 틀에서 관리하는 협업체계로 만들겠다며 민간 전문성과 행정의 실행력을 결합해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향후 추진단의 성과는 회의 횟수나 과제 발굴 건수보다는 실제 재정 절감액과 세입 확충, 행정 처리기간 단축, 규제 개선 건수, AI 활용에 따른 업무시간 절감 등 측정 가능한 지표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추진이 중단되거나 효과가 낮은 사업까지 공개하면 혁신과정의 투명성도 높일 수 있다.

재정자립도가 27.19%에 불과한 남양주에서 시정혁신은 단순히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할지를 다시 설계하는 과정에 가깝다. 재정·경제·시민생활·AI를 한 조직에서 함께 다루는 이번 추진단이 실제 예산 절감과 행정서비스 개선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향후 평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