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일본 지방도시 교류 확대 모색…문화·청소년·관광 협력 넓힌다
오스카 주부산일본총영사 경주시 방문…경주시와 협력 논의 내년 오바마시 자매결연 50주년 맞아 교류 확대키로 맞손
경주시가 일본 주부산총영사관과 문화·청소년·관광 분야의 지방외교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일 양국의 인적교류가 회복되고 지방도시 간 교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경주가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 경험과 일본 자매·우호도시 네트워크를 활용해 민간·청소년 교류를 실질적인 지역 협력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경주시는 13일 오스카 츠요시(大塚剛) 주부산일본국총영사가 시청을 방문해 주낙영 시장과 양 지역의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오스카 총영사는 2022년 10월 부임한 뒤 올해 3월 정년퇴직했으나 4월 재임용돼 현재도 주부산일본국총영사를 맡고 있다.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 공식 자료에서도 현재 총영사 재임 사실이 확인된다.
주 시장은 이날 오스카 총영사의 재임용을 축하하고 지난달 28일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강진 희생자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월 28일 오후 4시27분께 구마모토현 구마모토 지방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 최대 진도 7이 관측됐고 진원 깊이는 잠정치 기준 16㎞로 분석됐다. 이후 여진이 이어지면서 주택과 도로 등에도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면담에서는 재난 위로와 함께 경주시와 일본 지방도시 사이의 기존 교류 성과를 점검하고 문화와 청소년, 행정, 스포츠 등으로 협력 분야를 넓히는 방안이 논의됐다.
경주는 현재 나라시와 오바마시, 우사시, 닛코시 등 일본 여러 도시와 자매·우호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나라시와 자매결연 55주년을 맞아 기념 교류를 진행했으며, 내년에는 오바마시와 자매결연 50주년을 맞는다.
장기간 유지된 지방도시 간 교류는 중앙정부 외교와는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다. 국가 간 관계가 정치적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더라도 청소년 교류와 문화행사, 행정협력 등은 상대적으로 꾸준히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일 양국은 청소년 교류를 별도 정책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은 일본 외무성의 JENESYS 프로그램을 통해 영남권 고등학생과 대학생의 방일 교류를 매년 지원하고 있으며, 2025년 10월부터는 한일 워킹홀리데이 참가 가능 횟수도 기존 평생 1회에서 2회로 확대됐다. 연간 발급 상한은 1만 명이다.
이 같은 제도 변화는 양국 관계에서 미래세대 교류의 비중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방정부 역시 자매도시 청소년 교환이나 학교·문화단체 교류를 정례화하면 단기적인 방문행사보다 지속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
경주시와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의 협력도 최근 문화 분야까지 확대돼 왔다. 오스카 총영사는 2023년 요괴 관련 전시와 2024년 재팬 위크,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진행된 ‘부산·경상·일본 SNS 어워드’ 등을 언급하며 경주와 총영사관의 교류 영역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총영사관은 올해에도 부산·경상지역과 일본을 연결하는 SNS 어워드를 운영하고 있다.
한일 간 인적교류 확대는 관광과 지역경제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일본을 한국 관광의 핵심 시장 가운데 하나로 보고 한일 관광교류 확대와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양국 관광교류가 수도권과 대도시 중심에서 지방으로 확산되도록 지역관광 상품과 문화행사를 연결하는 전략이 강조되고 있다.
경주는 역사문화유산과 일본 고도인 나라와의 오랜 교류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 간 문화교류를 확장할 기반이 있다. 양 도시 모두 고대 역사와 문화유산을 핵심 도시자산으로 활용하고 있어 문화재 보존과 관광, 청소년 역사교육 등의 분야에서 공동사업을 개발할 여지도 있다.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 경험 역시 경주시가 국제교류 확대의 자산으로 내세우는 부분이다. 시는 정상회의를 통해 축적한 국제행사 운영 경험과 해외 네트워크를 향후 도시외교와 공공외교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경주시는 이에 따라 ‘APEC 외교문화원’ 설립과 세계경주포럼의 지속적인 개최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이 같은 사업을 통해 국제회의 개최 경험을 일회성 성과로 남기지 않고 해외 지방정부와 문화·정책 교류를 이어가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주낙영 시장은 지난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높아진 도시 인지도를 일본을 비롯한 해외 도시와의 교류 확대에 활용하겠다며 총영사관에도 관련 사업에 대한 협력을 요청했다.
오스카 총영사도 경주시와 일본 사이의 교류를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고 양측을 연결하는 역할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향후 지방외교의 성과는 방문 횟수나 협약 건수만으로 평가하기보다 실제 교류 인원과 공동사업의 지속성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 상호방문 인원과 민간단체 교류, 공동 문화행사, 관광객 이동과 기업·기관 간 협력 실적 등을 장기간 관리해야 자매·우호도시 관계가 실질적인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특히 내년 오바마시와의 자매결연 50주년은 반세기 동안 이어진 교류를 단순 기념행사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과 문화예술, 관광 분야의 새로운 공동사업으로 전환할 계기가 될 수 있다.
한일 양국이 청년 교류와 관광 협력을 확대하는 흐름 속에서 경주시가 오랜 일본 자매도시 네트워크와 APEC 개최 경험을 결합해 지속 가능한 지방외교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