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외세 위협’ 고조에 정보기관 강화
- 요즘 독일, 외국 세력의 하이브리드 공격 표적이 되고 있어
독일 정부는 러시아와 극단주의 세력 등으로부터의 위협이 고조됨에 따라 정보기관에 사보타주(sabotage : 파괴 공작) 및 해킹 시도 차단과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더 폭넓은 권한을 부여할 계획이다.
12일(현지시간) 내각은 독일 연방정보국(BND=Bundesnachrichtendienst)과 국내 정보기관인 BfV(Bundesamt für Verfassungsschutz)를 강화하고 유럽연합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독일이 동맹국으로부터의 정보에 의존하는 것을 줄이기 위한 법안 초안을 승인했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독일 정보기관의 역량은 오랫동안 유럽 주요 국가들에 비해 뒤처져 왔다. 현대 독일은 나치 정권과 이후 공산주의 동독 비밀경찰의 탄압에 대한 기억 때문에 전통적으로 데이터 보호 문제에 민감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총리의 비서실장인 니나 바르켄(Nina Warken)은 “요즘 독일은 외국 세력의 하이브리드 공격 표적이 되고 있으며, 이는 실질적이고 매우 심각한 위험”이라며, “우리는 다른 나라 정보기관의 지원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데, 현재 이러한 지원은 너무 많은 분야에서 일방적인 관계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도브린트(Alexander Dobrindt) 내무부 장관은 “우리는 정보기관을 진정한 정보기관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면서 “독일이 현재 직면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유럽 연합 내 파트너 기관들과 경쟁력 있는 정보기관은 물론, 그 외 우방국들의 정보기관들과도 경쟁할 수 있는 정보기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도브린트는 “우리는 외국 세력의 간첩 행위, 사보타주, 사이버 공격, 그리고 은밀한 공작의 표적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행위들은 우리나라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피해를 입히고, 정치적·사회적 변화를 가져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의회 승인이 필요한 이 개혁안에 따르면, 정보기관은 노트북, 휴대전화 및 기타 기기에 접근하고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권한이 더 많이 부여될 것이다. 정보기관을 감독하는 직책을 맡고 있는 바르켄은 정보기관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BND는 배송된 제품의 부품을 불량품으로 교체하거나, 드론 공장이나 화학 무기 연구소의 IT 시스템에 접근하여 파괴 행위를 저지르거나, 외국과 연계된 해커나 허위 정보 유포자의 서버를 비활성화하거나 꺼버릴 수 있다고 바르켄은 말했다. 도브린트는 또 폭발물을 무해한 물질로 교환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번 개혁은 수개월 전부터 계획되어 왔다. 독일이 직면한 위험은 지난주 국제 화물 운송의 주요 허브이자 우크라이나 지원 물자를 제공하는 라이프치히/할레 공항(Leipzig/Halle airport)에서 폭발물을 탑재한 드론이 발견되면서 더욱 부각됐다. 해당 사건은 현재 조사 중이며, 당국은 누가 책임이 있는지 아직 밝히지 않았다.
도브린트와 바르켄은 구체적으로 어떤 외국 세력을 우려하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특히 러시아의 활동은 최근 몇 년 동안 유럽 여러 국가의 당국에게 지속적인 우려의 대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