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포 바다와 석양, 영화로 물든다 ‘제4회 다대포선셋영화축제’ 14일 개막

8월 14일~16일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서 개최 광복절 맞아 개막작 ‘한산: 용의 출현’ 상영 유명 배우·감독 레드카펫 출격… 해변 포차, 버스킹, 청년마켓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마련

2026-08-13     강명천 기자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이 한여름 밤 야외 영화관으로 변신한다. 극장 관객 감소로 영화산업이 새로운 관객 접점을 모색하는 가운데 영화와 공연, 청년 창작자, 지역 관광자원을 결합한 야외 영화축제가 지역 문화관광 콘텐츠로 어떤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부산 사하구와 다대포선셋영화축제조직위원회는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제4회 다대포선셋영화축제’를 개최한다.

올해 행사는 영화 상영을 중심으로 공연과 전국 청년 단편영화 공모전, 버스킹, 청년마켓, 체험 프로그램 등을 결합했다. 다대포의 해변과 석양을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활용해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체류형 축제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개막식은 광복절인 15일 열린다. 배우 김규리, 김명곤, 김인권, 유재명, 정태우, 최다니엘과 김한민, 양윤호, 이장호, 이태리, 정초신 감독 등 영화계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가수 알리와 성리의 공연도 마련된다.

개막작으로는 임진왜란 당시 한산대첩을 다룬 김한민 감독의 ‘한산: 용의 출현’이 선정됐다. 광복절이라는 행사 시점과 부산의 해양도시 정체성을 고려해 역사적 소재를 다룬 영화를 전면에 배치했다.

특설무대에서는 ‘밀수’, ‘한산: 용의 출현’, ‘소방관’ 등이 상영된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노브레인과 성리, 린 등의 공연을 이어가면서 영화 관람객이 공연과 야간관광까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별도의 야외 소극장에서는 ‘스폰지밥’, ‘스텝업4’, ‘어바웃타임’을 비롯해 청년 단편영화 공모전 본선 진출작을 상영한다. 관객이 돗자리 등을 이용해 자유롭게 영화를 관람하는 개방형 공간으로 운영된다.

특히 올해 전국 청년 단편영화 공모전에는 모두 103편이 접수됐다. 수상작은 14일 소극장에서 공개된다. 상업영화 중심의 프로그램에 청년 창작자의 단편 작품을 함께 편성함으로써 신진 영화인에게 관객과 직접 만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도 이번 축제의 특징이다.

청년 영화인의 작품 발표 기회 확대는 국내 영화산업의 저변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국내 극장 전체 관객은 1억609만 명으로 전년보다 13.8% 감소했고, 매출액도 1조470억 원으로 12.4% 줄었다. 다만 연간 관객 1억 명과 매출 1조 원 규모는 2022년 이후 4년 연속 유지됐다.

올해 들어서는 회복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2026년 1분기 국내 극장 관객은 3190만 명, 매출액은 3180억 원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이후 1분기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영화산업이 관객 회복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야외 상영과 지역축제 같은 극장 밖 영화 경험도 새로운 관객층을 만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다대포선셋영화축제는 영화만 관람하고 돌아가는 행사보다 지역에서 머물며 소비하는 관광 콘텐츠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축제 기간 해변 포장마차인 ‘다대포차’를 비롯해 청년마켓과 버스킹, 댄스대회, 가요제가 함께 운영된다. 영화 체험 프로그램 ‘필름로드’와 영화 콘셉트 사진촬영 공간도 마련된다.

이 같은 프로그램은 문화행사 방문객의 동선을 주변 상권과 먹거리, 관광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특히 해수욕장이라는 기존 관광자원에 영화 콘텐츠를 결합하면 낮 시간대 해변관광을 일몰 이후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산시도 관광정책 수립을 위해 매년 방문 관광객의 여행 행태와 만족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5월 ‘2025년 부산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를 공개하는 등 관광객의 소비와 이동, 관광지 이용 특성을 지역 관광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다대포선셋영화축제가 지속 가능한 지역축제로 성장하려면 앞으로 방문객 규모뿐 아니라 체류시간과 주변 상권 소비, 외지 관광객 비중, 재방문 의향 등도 함께 분석할 필요가 있다. 축제 자체의 흥행을 넘어 실제 지역경제와 관광 활성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석 사하구청장과 조금세 조직위원장은 이번 축제를 통해 다대포의 자연환경과 부산의 지역적 특성을 알리고 청년 영화인을 발굴하는 동시에 문화·관광자원과 영화를 연결하는 차별화된 축제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 극장산업이 관객 감소와 회복 가능성을 동시에 마주한 상황에서 다대포선셋영화축제는 영화를 기존 상영관에서 해변과 지역사회로 확장하는 사례라는 의미도 갖는다. 103편의 청년 단편영화가 참여한 창작 플랫폼과 다대포의 해양관광 자원이 결합하면서 영화축제가 지역의 야간관광과 청년 문화생태계까지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장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